2018-11-05 09:59
브렉시트, 유럽 발 태풍이 될 것인가
경제 읽어주는 남자/김광석

유럽 발 태풍이 불고 있다. 유럽연합(EU)이라는 공고한 경제협력관계를 유지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EU 체제를 반대하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간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2019년에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이행을 놓고도 유럽 내 회오리가 거센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유럽 발 태풍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브렉시트의 배경과 전개

브렉시트는 정치적 배경에서 시작되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15년 5월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후 보수당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획득했고, 캐머런 총리는 정치적 승리를 확신하며 브렉시트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영국 국민들은 종교적/문화적으로 다른 이민자 수용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 영국 내 이민자 규모는 2014년 당시 약 63만명에 달했고, 이민자 복지지출에 따른 재정압박과 노동시장의 경쟁 심화로 반(反)이민자 정서가 만연해 있었다. 영국은 EU에 속해있음으로써 수용해야 하는 이민자 문제뿐만 아니라, 과도한 EU 분담금을 지불하면서도 상대적으로 EU내 위상이 약하다고 인식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되었다. 이후, 영국이 공식적인 탈퇴 의향서를 EU에 제출했고, 리스본 협정 50조에 의거하여 다른 EU 회원국들과 2년에 걸쳐 관세, 국가 간의 이동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었다. 협상 기간인 2년이 지나면 EU에서 자동으로 탈퇴된다.
영국과 그 밖의 EU 회원국들간의 협력관계가 복잡했던 만큼, 풀어야할 숙제도 상당하다. 영국과 EU의 무역관계를 재설정 하는 문제와 EU 회원국의 분담금 및 이민자 수용문제, 노동자의 이주 등 다양한 안건을 놓고 복잡한 협상을 지속해 왔다. 2019년 3월에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계획이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딜(No-Deal) 브렉시트 현실화?

영국은 체커스 계획(Chequers plan)을 계속 고집하고, EU국 정상들은 쉽게 양보할 의사가 없는 상태다. 체커스 계획은 메이 총리가 제안한 브렉시트 방안으로, 영국이 EU 탈퇴 이후에도 공산품과 농산품 등에 EU와 같은 상품 규제 체제를 유지하고, 관세동맹에 남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이다.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면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국인 아일랜드 간 국경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는데,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만 EU의 관세동맹에 남길 경우 영국과의 통합성이 저해된다는 이유로 체커스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반대 진영의 대표격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체커스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영국과 EU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영국이 어떤 합의도 하지 못한 채 EU와 관계를 단절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 사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기업들의 엑소더스 본격화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혼란이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혼란을 가속시키고 있다. 영국을 떠나는 기업들의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은행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사업에 대한 EU의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수천억 규모의 자산(약 4분의 3)을 런던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하는 계획에 들어갔다. 국제 금융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던 런던에 타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유니레버는 영국 런던에 있는 본사를 네덜란드 로테르담 본사로 통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파나소닉이 영국에 있는 유럽본부를 네덜란드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에어버스와 노무라홀딩스 등도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영국에 있는 유럽본부를 이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 내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도요타의 적기생산방식(JIT)은 EU로부터 수입하는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데, 노딜 브렉시트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법인세 인하 등을 추진해왔지만, 브렉시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탈렉시트의 가능성 부상과 영향

브렉시트 협상 난항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Italexit) 우려가 커졌다. 클라우디오 보르기 이탈리아 하원 예산위원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유로 대신 이탈리아 자체 통화가 필요하다며 유로존 탈퇴를 주장했다. 보르기 위원장은 “우리의 자체 통화를 보유하면 현재 안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 회복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통화 정책 면에서 이탈리아의 자체 수단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등 리스크가 크게 확산되었다. 유럽의 환율시장도 연동하며 급등락을 반복했다. 유로화 가치는 2018년 4월 이후 급락했고, 최근 하락세가 더 거셌다. 유로당 달러 환율은 10월 3일 기준 1.1484달러/유로를 기록했다.

유럽 발 태풍에 대응하라

브렉시트에 이어 이탈렉시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이제 막 구제금융을 벗어난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처할 우려도 커지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 결집력 약화에 따른 경제적 난항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브렉시트 및 유럽 발 불확실성 요인들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특히, 영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근로자, 공급자, 비즈니스 모델, 시장 등 폭넓은 경영환경과 경제적 파급영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민자가 축소되고, 저임금 노동력이 부족해 질 것이다. 규제, 교역조건, 관세 및 환율 등의 변화로 공급라인이 불안해 질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더욱이, 영국 및 유럽의 규제가 변화하고, FTA 협상안을 마련하며, 각국의 경제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영국과 EU의 협상방향에 따라 그 파급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이탈렉시트 및 그리스 위기 등의 전개과정도 주의 깊게 살피고,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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