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6 10:15
“물류경쟁력 강화, 기업은 뭉치고 사업은 다각화해야”
2018 물류의날 기념식 및 시상식 성료
로지스올 서병륜 대표 훈장·유니코 박형주 대표 산업포장 수상
은산해운항공 일자리창출 기여로 국무총리 표창


국내 물류기업들의 건실한 성장을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범위의 경제로 사업을 다각화해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일본의 사례처럼 정부 부처가 육상 해상 항공 철도를 한데 묶어, 하나의 통합된 물류정책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는 1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제26회 물류의날’ 행사를 가지고, ‘4차 산업혁명시대, 물류가 대한민국의 미래다’라는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물류의 날은 물류산업 발전에 기여한 물류인을 격려하고 물류 분야 종사자들의 자긍심과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민·관·학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세션별로 한국 물류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종합물류 활성화, 일본모델 참고해야

우리나라의 종합물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본 정부는 운송수단별 정책을 하나로 묶고,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을 택해 물류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K&J글로벌컨설팅 조철휘 대표는 “일본 정부는 물류시책과 물류행정 지침을 결정하고, 관계부처와 연결해 시책을 종합적이고 일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관계 부처 국장이나 내각이 바뀌어도, 큰 정책의 방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국토교통성 경제산업성 환경성 농림수산성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총무성 재무성 후생노동성 등이 일관성 있는 물류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호협력하고 있다. 또 업계 전문가들이 중장기 비전을 토대로 지속적인 정책토론을 벌이고 있다. 특히 육상 해상 항공 철도 등 다양한 분야를 종·횡단적으로 분석해 지속가능한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K&J글로벌컨설팅 조철휘 대표


지난해에는 4차산업혁명과 전자상거래 사업확대 등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종합물류시책인 ‘2017~2020년 종합물류시책 요강’을 마련했다. 일본 정부가 마련한 시책 요강은 ▲공급망 전체 효율화 및 가치창조에 고부가가치 창출 물류혁신 ▲물류의 투명화 및 효율화로 작업환경 개선과 실현 ▲인프라 기능 강화로 효율적인 물류실현 ▲재해 등 리스크와 지구환경 문제 대응의 물류 구축 ▲신기술 활용에 의한 ‘물류혁명’+신기술 활용한 신규산업 창출 ▲인재의 확보 및 육성과 물류의 이해를 국민에 계몽활동 확대 등 6가지로 나뉜다.

세계적인 4차 산업혁명 바람에 적극 대응하고, 인구감소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는 정부의 계획이다. 특히 물류의 투명화와 효율화로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와 대가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가령 트럭 예약접수 시스템을 개발해, 화주와 물류사업자 계약서면을 투명하게 만들었다.

회사의 규모가 대형화되고 다양화되는 점도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일본은 3자물류 사업으로 창고 수배송 국제물류주선업(포워딩) 3자물류전문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국내외 기업 간 업무제휴를 확대하고 네트워크를 확장시켰다. 2000년대에는 물류기업들이 대형화 전문화 통합화 등을 거쳐, 동일 업종 간 국내외 인수합병(M&A)도 꽤 진행했다.

조 대표는 “(일본의) 3자물류기업은 정부의 구속을 받지 않고 화주와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어, 물류기업의 대형화 전문화 통합화를 실현하기 쉽다”며 “계약관계도 단기로 갖기보다 중장기의 신뢰관계로 지속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고 말했다.

기업 통합은 눈여겨봐야 할 요소로 꼽혔다. 2000년대부터 일본내수시장이 침체하면서 주요 항만이던 도쿄-요코하마-가와사키와 오사카-고베는 각각 하나로 통합했다. 육상운송기업들도 인수합병을 거쳐 덩치를 키웠다. 최근에는 정기선 3사인 엠오엘 케이라인 NYK 등이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로 통합해 주요 컨테이너항로에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종합물류시장을 육성하는 방안으로는 물류기업들의 해외진출이 꼽혔다. 침체한 국내시장에 얽매이기보다 기업들이 신흥국으로 현지 진출을 시도해, 국내외를 연결하는 허브앤드스포크의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위기의 철도물류, 이대로는 안된다

매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철도운송시장도 이날 콘퍼런스에서 언급됐다. 한국국제물류사협회 구교훈 회장은 이날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외 철도 CY(컨테이너장치장)가 30개나 있는 데도 철송 물동량 점유율이 2%도 채 되지 않는다”며 “타 경쟁 수단인 도로와 해운의 물동량 증가율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철도 운송량은 2008년 4680만t을 최고치로 2016년 3256만t으로 급감하는 등 최근 10년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컨테이너 수송량은 2008년 118만5000TEU 이후, 이듬해 79만9000TEU로 급감했다가 2010년 93만4000TEU로 반등에 성공했다. 2012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컨테이너 수송량은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75만8000TEU로 고꾸라졌다.

 
▲한국국제물류사협회 구교훈 회장



구 회장은 국내화물수송에서 철도 분담률이 2008년 6.4%에서 2015년 1.29%(3709만t)로 크게 줄어든 점을 지적하며 지난 10년간 철도물류가 사실상 경쟁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타 운송수단인 육상운송은 91.4%(17억6129만t), 해운은 6.67%(1억2861만t), 항공은 0.02%(29만t)다.

구 회장은 “2008년보다 해운이 40%, 육운이 약 2배 증가할 때, 철도운송은 오히려 추락했다”며 “철송물동량이 줄어들다 보니, 정부가 국가물류기본계획 국가물류수정기본계획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 등에서 철송부담률 목표치를 반복적으로 수정하거나 낮추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또 화물운송을 철도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가 ‘철도전환교통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수송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철도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책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와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규 수익 창출이 꼽혔다. 그동안 코레일은 철도물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3차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과 철도물류산업육성계획에 따라 화물취급역을 순차적으로 줄이고, 화물전용열차의 확대, 여객과 화물의 원가분리, 화물열차의 고속화, 이단열차의 추진, 장대화물열차 도입, 지연보상제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구 회장은 철송시장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철도CY와 ICD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왕ICD는 아직도 대기업 10여개 운송사들이 군별로 분할해 운영 중이다. 약 30개의 철도CY는 민간운송사들이 장기 개별 운영에 나서면서, 철도운송이 아닌 도로운송 기지로 전락한 실정이다. 이러한 폐단에서 벗어나려면 운송사들이 통합운영에 힘을 모아, 물류비를 절감하고 물류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구 회장의 분석이다.

또 코레일이 일본 JR화물처럼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R화물은 민영화 이후 철송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셔틀 보관 하역 물류주선 호텔 주차장 렌터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소비재 물류시장에 대응해 소형컨테이너를 개발·투자한 점은 주목할 만한 요소다. JR화물은 소형컨테이너로 일본 내륙 5대 ICD의 간선운송을 철도로, 소비자 배송을 운송업체가 분담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다. 구 회장은 “철도물류는 단순 화물 운송에서 벗어나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제는 사업의 영역을 구분 짓기보다 다각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로지스올 서병륜 대표(사진 왼쪽에서 첫 번째), 산업포장을 수상한 유니코로지스틱스 김진섭 전무이사(왼쪽에서 두 번째) 외 9명의 기업인들이 국토부 김정렬 2차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물류대상에 기업인 68인 수상

이날 행사에는 ‘한국물류대상 시상식’과 ‘우수물류기업 인증서’를 수여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국물류대상에는 올해 물류산업 발전에 공헌한 기업인 68인(은탑산업훈장 1명 산업포장 2명 대통령표창 5명 국무총리표창 5명 국토교통부장관표창 55명)에게 돌아갔다.

최고의 영예인 은탑산업훈장 수상자로 40여년간 물류 표준화 등에 이바지하고 국가물류 위상 제고에 노력한 공로로 로지스올 서병륜 대표이사가 선정됐다. 서 대표는 파렛트 컨테이너 등 공동이용시스템을 도입으로 물류비를 절감해 기업경쟁력을 향상시켰다.
 

▲로지스올 서병륜 대표(사진 왼쪽)와 유니코로지스틱스 김진섭 전무이사



산업포장의 영예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철도운송을 기반으로 북방물류를 개척하고, 미국과 러시아 등지에 물류시설을 투자해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 경쟁력을 제고한 유니코로지스틱스 박형주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현대글로비스 박찬줄 터키법인장도 인도·터키 등 해외물류시장을 개척해 국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 공로로 같은 상을 수상했다.

종합물류기업인 은산해운항공은 이날 국무총리표창의 영예를 안았다. 이 회사는 물류일자리 창출 및 해외진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수물류기업에는 창고·화물운송정보 관리시스템을 운영 중인 위킵과 원콜이 국토부로부터 새롭게 인증받았다.
 

▲은산해운항공(채희정 총괄상무·사진 왼쪽에서 첫 번째) 외 9개 기업이 이날 국무총리표창과 국토교통부장관표창 등을 수상했다.



국토부 김정렬 2차관은 “올해는 건전한 물류시장 조성을 위한 물류 신고센터 설치 등 상생과 화합으로 가는 이정표를 마련한 의미 있는 해”임을 강조하고,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물류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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