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9 09:26
2016 물류산업 '혁신' 이끈 스타트업

전 세계 곳곳에서 급격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4차 산업혁명이 그 배경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기업 GE(제너럴일렉트릭)는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기업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고, 소프트웨어기업인 구글과 애플은 자동차 제조에 뛰어들었다. 본래의 영역을 뛰어넘어 다양한 융복합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와 제품이 연결돼 지능을 갖는 게 특징이다. 제조공정, 시스템이 지능화되면 소비자의 영향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는 물류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송상화 교수는 이미 여러 강연을 통해 산업간 업종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강조해왔다. 소비자 중심으로 세상이 변화됨에 따라 산업의 기능적인 역할은 축소되는 반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전달하는 목적의 기능이 강화될 것이란 것. 송 교수는 글로벌 유통기업 아마존의 사례를 예로 들며, 소비자를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물류와 IT 두 가지 영역을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덧붙여 물류기업들이 물류에만 초점을 맞춰 시장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기보단 더 적극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물류기업들이 시장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동안, 다양한 업종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산업간 융·복합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물류산업의 변화를 이끈 주요 물류스타트업을 정리했다.  

 <바로고> 이륜차 배달의 파이를 키우다  

이륜자동차 기반 배달대행 서비스 업체인 ‘바로고’는 파파이스, KFC, ㈜놀부, 배스킨라빈스, KT, 홈플러스 등 배달서비스 망을 구축하기 어려웠던 업체와 제휴해 새로운 배송물량을 창출하고 있다. 바로고는 전국 200개 지사, 1만3000명의 배달 인력을 갖추고 있으며, 평균 34분에 배송을 완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향후 ‘온디맨드(On Demand)’ 관점에서 이륜자동차 이외에도 자전거, 도보를 활용해 신속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바로고의 강점은 전국적인 이륜자동차 물류네트워크 구축이다. 이 덕분에 전국단위 배송이 필요한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새로운 물동량을 창출하고 있다. 가령 지난달에는 종합외식전문기업 놀부의 전국 가맹점 900여곳을 대상으로 이륜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그의 영역을 확대했다. 
 
<원더스> 퀵서비스 ‘허브앤드스포크시스템’ 실현

원더스는 택배집화 전용 허브앤드스포크시스템(Hub&Spoke System)을 적용해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철 실버택배와 이륜자동차 퀵서비스를 결합해 서울 전지역 3시간 내 배송을 완료한다. 픽업 인근 지역은 집화장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1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지난달에는 오픈마켓 11번가와 제휴를 맺고 오후 5시간에 결제하면 110분 내로 배송을 완료하는 ‘110분 특급배송’을 선보였다. 지하철 배송인력은 자체적으로 고용하며, 시급제로 임금을 지급한다. 이륜자동차 배송기사도 100% 전속기사 형태로 운영한다. 원더스의 사업모델은 기존 택배업체와 퀵서비스의 중간 형태로 틈새시장을 확실하게 파고들었다. 기존 택배업체의 취약점인 반품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렌탈’ 업체를 중심으로 원더스를 찾는 기업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띵동> 온디맨드를 실현하다

띵동은 기존의 배달중개플랫폼을 뛰어넘은 ‘온디맨드’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 일례로 ‘가구를 조립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메신저(배송기사)에게 배차된다. 관제시스템배차를 도입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띵동은 이 시스템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에 따른 작업 효율성의 향상과 함께, 고객 주문 정보를 분석해 고객들에게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제사’라고 불리는 새로운 직군도 양성했다. 이들은 메신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주문이 접수됨과 동시에 최적의 동선을 파악해 배차를 내린다. 복합주문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띵동은 고객을 접점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로 수집하고 있다. 고객의 접점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파악한 덕분에 부가적인 수익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띵동 서비스는 올해 서울 및 수도권 인근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마이창고> 소호몰을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 제공 

마이창고는 상품보관부터, 박스포장과 택배 발송 대행에 이르는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온라인 셀러를 위한 풀필먼트(Fulfilment) 서비스로 물량이 적은 소호몰들의 물류를 대행해준다. 2014년 8월에 법인을 설립한 후 곧바로 시스템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WMS(창고관리시스템), IMS(재고관리시스템), LMS(위치관리시스템) 등이 결합된 전자상거래 물류를 위한 마이창고 eWMS 1.0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화주용 웹 프로그램과 창고용 WMS로 구성돼 있다. 특히 화주를 위한 별도의 전용 웹 프로그램은 국내 물류업계에서는 처음이다. 화주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입출고 주문과 현황 ▲택배송장번호 ▲재고 현황 ▲정산 데이터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이창고 서비스는 출고 박스당 정산되기 때문에 한번에 수십평씩 계약하기 부담스러운 소호몰들도 간편하게 마이창고의 물류 서비스를 쓸 수 있다. 마이창고는 올해 파수닷컴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고객사도 꾸준히 증가하는 상태다. 

<더파머스> 식재료에 ‘스토리’를 입히다 

더파머스는 식자재 온라인판매 사이트 ‘마켓컬리’를 통해 오후 11시까지 주문접수 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고객의 집 앞으로 문전배송 하고 있다. 이 업체는 주문 수량만큼 생산자에게 상품을 요청하는 것이 아닌, 판매 예상 수량만큼 생산자에게 미리 물건을 매입하는 ‘직거래 매입방식’을 택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식품 전용 냉장·냉동 창고를 구축해 각각 다른 품목별 최적 보관 온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냉장·냉동차량을 통해 배송을 진행한다. 또 하나의 장점은 식자재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식자재에 얽힌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함께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가장 편하게, 좋은식품을 접할 수 있도록 요리를 위한 신선한 원재료부터 즉석가공식품 그리고 프리미엄 수입가공식품까지 컬리만의 기준을 갖고, 큐레이션(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덜어내는 것)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푸드테크 시장을 이끌다 

우아한형제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을 앞세워 푸드테크(foodtech) 플랫폼 선도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배달의민족’으로 시작해 ‘배민프레시’(신선식품배송), ‘배민라이더스’(외식배달서비스), ‘배민쿡’(레시피&식재료 정기배송서비스)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배달의민족은 연간 거래액 2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다른 사업영역에서도 지속적인 매출증진과 서비스지역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초에는 ‘배민쿡’ 모바일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트레드링스> 물류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다 

글로벌 물류기업 출신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트레드링스’는 물류산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기업이 지향하는 ‘다자간 물류 서비스 매칭 플랫폼’을 통해 화주는 한번의 입력으로 다량의 견적을 받을 수 있다. 또 각 화주가 보내는 화물에 맞는 업체를 선정해 연결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테스트베드를 운영해왔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특히 트레드링스는 초보 화주 및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SDS의 첼로와 차별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덧붙여 향후 폭넓은 해외 진출도 고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나단컴퍼니> 택배가격으로 ‘당일배송’을 실현하다

나단컴퍼니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비경제활동 여성인구의 사회진출, 두 가지를 기업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O2O(Online to Offline) 배달앱 ‘배달맘’을 선보였다. 배달맘은 30~50대 여성을 배달원으로 고용하고, 택배가격(약 2500원)으로 전국 당일배송 구현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역에 거주하는 인력을 배달원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지리적인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12월 중으로 서울시 송파구를 시작으로 수도권, 주요 광역시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나단컴퍼니 이용훈 대표는 “12월부터 계약을 맺은 A사와 택배 반품 수거를 시작으로 차츰 물동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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