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9 09:57

기획/갈수록 판 커지는 새벽배송 시장과 그 이면



# 워킹맘인 주부 A씨는 퇴근 후 스마트폰을 보면서 다음날 새벽에 받을 다양한 식재료들을 쇼핑한다. 일명 새벽배송이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기도 했던 새벽배송은 A씨에게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 혼자 사는 학생 B씨는 매일 아침 신선한 식품을 새벽배송을 통해 구하고 있다. 다소 단가는 있지만 시장에 가는 시간이나 여러가지 부대 비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낫다고 판단했다.


최근 새벽배송이 쇼핑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 맞벌이 부부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새벽배송은 갈수록 그 시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벽배송은 수많은 개별업체들을 떠나 대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 원에서 지난해 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약 8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마켓컬리, 쿠팡 새벽배송 선도

새벽배송의 불을 지핀 것은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운 마켓컬리다. 2018년 기준, 마켓컬리의 매출은 1570억원으로 새벽배송 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상품을 가장 신선하게 배송하기 위해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풀콜드체인 시스템’이란 산지에서 고객 집 앞 배송까지 유통의 전 과정에서 실온 노출 없이 상품을 적정 온도로 운반/보관해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배송 시스템을 말한다. 또, 마켓컬리의 풀콜드체인 시스템은 세분화된 온도대별 관리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상온, 냉장, 냉동 등 적정 온도 별로 상품을 보관하고, 분리 포장을 하여 식품의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풀콜드체인을 거쳐 마켓컬리에서는 당일 수확/제조 상품(엽채류, 반찬 등 일부 HMR 상품)의 경우, 빠르면 수확/제조된 지 18시간 내에 고객 집 앞까지 가장 신선한 상태로 배송한다. 이 기업 관계자는 “마켓컬리는 풀콜드체인이 상품의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해, 초기 투자 단계에서부터 풀콜드체인 시스템에 필요한 물류 인프라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고품질의 제품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받아볼 수 있으며, 공급자/생산자들은 자식처럼 기른 소중한 상품을 컬리의 배송을 통해 본래의 가치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풀콜드체인 시스템은 마켓컬리가 제공하는 높은 질의 고객 서비스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어주었으며, 공급자와 생산자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고객 중심의 가치에 집중, 고객 관점에서의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유니크한 콘텐츠와 큐레이션 서비스, 풀콜드체인, 샛별배송 등의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비롯해, 공급사와의 상생협력을 실현해나가며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우선 마켓컬리는 온사이트 내에 한 품목당 많은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엄선 후 큐레이션해 선별 제공한다. 전 세계의 다양한 식재료는 물론 점차 진화하고 있는 한국의 농수축산물과 HMR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제품 설명이나 레시피 소개 등의 콘텐츠도 전문 에디터들이 고객 관점에서 알기 쉽게 작성해 쇼핑의 편의를 도모한다. 짧은 ‘Farm to Table’ 주기와 이를 가능케 하는 풀콜드체인과 샛별배송 역시 마켓컬리만의 차별점이다. 가장 좋은 상품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고객의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지-컬리물류센터-고객에까지 전달되는 과정을 최소화했다. 이 부분은 마켓컬리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마켓컬리는 가장 신선하고 최상의 퀄리티의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급사로부터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모든 제품을 직매입하고 제품 퀄리티 체크를 위한 테스팅 제품에 대한 비용을 모두 직접 부담하며 식품공정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급사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파트너사에게는 상품 기획, 상품 홍보를 위한 상세 페이지 제작, 최적의 상태로 상품을 운반할 수 있는 풀콜드체인 물류망을 제공하는 등 생산자와 유통업체 간의 새로운 협업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즉 생산자에게는 생산에 집중해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 유통업체에는 판로를 개척함으로써 업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우유, 과일 등 신선식품을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7시 이전까지 전국의 로켓배송 서비스 가능 지역에 배송하는 것으로 ‘로켓프레시’라고 한다. 로켓와우 서비스 가능 지역의 경우 신선식품을 포함해 일반 생활 용품 등 약 200만 가지의 상품을 새벽에 받을 수 있고, 오전 9시 이전 주문 시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 출근 시 주문한 상품을 퇴근 후 받을 수도 있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을 비롯한 200만 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을 고객이 아침에 일어나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배송에 대한 긍정적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직접 배송을 시작해 잠들기 전 자정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익일배송에서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에 받는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신선식품, 정기배송 서비스 등으로 확대된 것이다”고 밝혔다. 이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 새벽배송의 경우 4000여 종의 신선식품을 비롯해 200만 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과 전국 단위 가능 배송인프라, 이 두가지를 가장 큰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쿠팡은 향후에도 새벽배송 및 로켓배송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365일 고객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상품을 약속된 시간에 받아볼 수 있도록 쉽고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해 “쿠팡 없이 그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 나은 고객경험을 위한 다양한 신규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다. 더 많은 상품들을 더 많은 지역의 고객이 받아볼 수 있도록 대상 상품과 대상 지역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유통 대기업들로 새벽배송의 중요성을 인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우선 롯데홈쇼핑은 온라인쇼핑몰 ‘롯데아이몰’에 새벽배송 전문관 ‘새롯배송’을 열고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새롯배송’은 ‘새벽을 여는 롯데홈쇼핑의 기분 좋은 아침’이란 뜻이 담겼다. 새롯배송 대상 품목은 TV홈쇼핑과 롯데아이몰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간편식·생활용품 등 총 500여 개 상품이다. 우선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일부 지역에 도입할 예정이다. 평일 오후 6시 전까지 주문을 마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이 완료되는 서비스다. 4만원 이상 주문 시 배송비는 무료로 진행된다. 또 롯데홈쇼핑은 올해 안에 서울 전역으로 배송 지역을 늘릴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롯데슈퍼와 연계해 수도권, 지방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향후 롯데홈쇼핑은 배송 상품을 7000개 규모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식사대용 먹을거리, 유기농 농수축산물 등 자체 기획 상품을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다. 또 친환경 이슈가 부각된 만큼 아이스팩과 보냉박스도 향후 재사용 가능 소재로 교체해 환경오염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슈퍼는 새벽배송을 넘어 야간배송까지 도입했다. 롯데슈퍼는 올데이 배송 시스템 ‘야간배송 서비스’를 확대·도입한다고 최근 밝혔다. ‘야간배송 서비스’는 롯데슈퍼가 심야 시간대에 쇼핑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도입했다. 입고부터 배송까지 유통 전 과정에서 상품의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의 배송차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롯데슈퍼는 앞서 지난해 2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 도입 후 주문건수와 매출이 6개월 만에 각각 6~7배(539.9%, 613.1%) 증가했다. 롯데슈퍼는 이를 통해 당일 배송 서비스 시간을 늘렸다. 배송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두 시간 늘렸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온라인 올빼미 쇼핑족’들에게 신선식품을 포함한 총 5000여종 상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6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새벽배송에 뛰어든 신세계 쓱닷컴(SSG닷컴)이 새벽배송 시작 한 달 만인 오는 7월29일부터 서비스 권역을 넓힌다고 밝혔다. 배송권역은 기존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강남구 등 11개구에서 서울 송파구와 광진구, 성동구를 포함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 수지구 등 모두 17개구로 늘었다. 쓱닷컴은 새벽배송 서비스 이후 하루 배송 물량인 3000건을 97% 이상 달성했다. 새벽배송 주문 고객의 재구매율이 15%를 넘었고, 새벽배송 서비스를 위해 쓱닷컴에서 장을 본 고객도 전체 이용자의 1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쓱닷컴은 물류 피킹 시간을 재조정하는 등 효율을 높여 하루 배송 건수를 현재 3000건에서 5000건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연말 세번째 온라인 전용센터인 ‘네오 003’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새벽배송 물량도 1만건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쓱닷컴은 올해 말까지 배송권역을 서울과 수도권 등 30여개구로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이 밖에 GS25와 GS슈퍼마켓을 운영하는 GS리테일도 서울 전 지역에 5000여종의 신선식품·간편식을 새벽에 배송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도 식품 전문 온라인몰을 통해 서울·경기 지역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새벽배송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 수면위로

이렇듯 새벽배송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최근, 새벽배송으로 인한 문제점도 수면위로 하나둘 떠오르고 있다. 우선 소음 문제다. 일반적으로 새벽배송 시간은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다. 차량이나 사람이 늦은 밤 배송을 위해 움직이다 보니 사람들이 단잠을 깨울 수 있는 소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소음이 가장 큰 곳은 배송지가 아니라 새벽배송을 위해서 도심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차량, 운반 소음이다. 물류센터에서 배송을 위해 정리한 상품을 받아서 배송을 하기 위해 수십대의 차량이 몰려서 움직이는 만큼 새벽배송 출고 시간에 큰 소음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소음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보안의 문제도 있다. 새벽배송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아파트 및 빌라의 공동현관문이 수시로 열리는 상황 자체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걸 의미한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배송으로 공동주택의 보안은 점점 취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업체는 비밀번호를 알게되도 바로 삭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하나 경비원이 없을 경우 새벽 시간 집 앞에 물건을 놓고 가기 위해서는 아파트 공동현관의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통시장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하나의 문제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안 그래도 힘을 잃어가고 있는데 새벽배송으로 인해 더욱 타격을 입게 됐다. 전통시장 상인 A씨는 “새벽배송의 경우 배달한 제품을 이른 새벽에 가져다 주기 때문에 아침 일찍 오는 손님들마저 점점 줄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같이 새벽배송은 긍정적인 부분과 그 이면에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다. 물론 어떤 서비스나 시스템도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생기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벽배송 기업들은 새벽배송으로 주는 편리함 뿐 아니라 불편함과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이런 불편함을 줄이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더 진보된 새벽배송이 자리잡아 갈 것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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