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2 17:23

“부산항만공사의 항만 직접 운영 허용돼야”

부산항만공사 제도 개선 세미나 열려


 

연초부터 부산지역 항만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바쁜 모양새다.

새해를 맞아 지난해 2000만TEU를 달성한 부산항의 화물 및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새로운 발전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 향후 그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11일 부산항만공사 대회의실에서는 부산항발전협의회와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공동대표 박인호 이승규) 공동 주최로 ‘부산항만공사(BPA) 자율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향 및 정책과제 세미나’가 열렸는데, 현재 부산항의 상황을 반영하듯 부산시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관련종사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쏟아냈다. 

부산항은 개항 이래 최초로 컨테이너 화물 2000만TEU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넉넉지 않은 안팎의 상황을 반영하듯 향후 3000만TEU 목표 달성 및 동북아 최대의 항만 도시라는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그동안 부산항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제도 문제 해결에 의견을 제시했다.

첫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과 교수는 “대외 변수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부산항으로서는 위기 상황 발생 시 문제 해결이 매우 힘들기에 지난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위기관리를 위해 부산항만공사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법적인 뒷받침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지역에서는 연간 2000만TEU가 넘는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는 부산항이지만 이들 터미널을 운영하는 부두운영사(TOC)는 거의 대부분 외국회사다 보니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항만시설 관련 수익 발생 측면에서 부산으로서는 자칫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한진해운 사태 시 한진해운이 보유한 터미널 운영권을 부산항만공사가 인수해 항만 안정화를 꾀해 줄 것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현행 제도상으로는 실현이 어려워 좌절되고 말았다. 부산항만공사는 단순히 부산항을 관리·감독·운영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항만운영사(GTO)로의 기능전환이 돼야하고, 항만공사법 개정을 통해 항만의 직접운영과 해외항만운영 참여 등으로 사업 변경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해 12월26일 부산 신항에서 컨테이너 2000만TEU 달성 기념식이 열렸다.



이동현 평택대학교 교수는 법적인 미비로 역량 발휘에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 극복을 위해 '부산항만공사법' 제정을 주문했다. “단순한 항만 기능에 머물러 있는 부산항이 이제는 환적 비중이 50%를 넘는 환적중심항만으로 변모함에 따라 환적화물에 대한 특화 서비스 제공, 맞춤형 마케팅, 고도화된 항만운영 등을 펼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를 들은 방청객들은 부산항 인천항 광양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이 공통적으로 처한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법리적 문제가 아닌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등 여러 관계부처와 부산 인천 광양 등 지자체들 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과 견제가 팽팽히 작용하는 것도 항만 운영에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수조원에 달하는 항만시설을 건설·관리·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과 항만자산의 소유권이 부처나 지자체의 이권으로 인식되면서 균형 잡힌 항만 정책 수립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꼬인 법적문제, 관계부처와 지자체간의 힘겨루기 등을 푸는 것과 함께 시민들이 부산항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최대 항구도시인 부산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정작 항만에 대한 애착은 내륙도시와 별반 다를 것 없다고 행사장을 찾은 항만업계 관계자는 하소연했다.

현재 약 360만명에 달하는 부산시민들 중 상당수가 항만물류관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항만산업으로 먹고 사는 부산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시민은 항만을 시끄럽고 불편한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

한 참석자는 “지역 주민부터 항만에 관심이 없는데 어떻게 부처 간 보이지 않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느냐”며 “대한민국호(號)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부산항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시민과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부산시와 항만당국도 부산항 발전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지난해 부산항은 컨`화물 2000만TEU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못하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 창출, 고용 증대 등 부산 시민의 부산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산 시민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가능해진다”면서 앞으로도 부산 시민의 부산항에 대한 꾸준한 사랑을 당부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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