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9 21:22

성동조선 '법정관리' STX '조건부 회생'…일감확보에 희비갈려

STX조선, 노사확약 없는 경우 법정관리 行
정부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조선업 발전전략 통해 상생발전 기틀 마련”


정부와 채권단이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처리 방안을 확정했다. 성동조선해양에 대해서는 법정관리를, STX조선해양은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한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도 서울 여의도에서 합동 브리핑을 통해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위기에 선 두 중견조선사의 운명이 갈렸다. 각 조선사들의 ‘독자 생존 가능성’, 즉 일감확보 여부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수은은 지난해 11월 성동조선해양의 재무실사 결과, 인력을 대폭 감축하고 금융지원을 지속하더라도 장기간 손실이 지속되는 등 독자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컨설팅 용역에 들어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 주력 선종인 중대형 탱크선 수주 부진 지속과 원가·수주·기술 등 전반적인 경쟁력이 취약해 현재 상태로는 이익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며 구조조정 종결 입장을 밝혔다.

성동조선해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파생상품거래손실, 선박계약 취소 및 수주 부진 등 유동성 부족으로 2010년 4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개시했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개시 이래 선박 건조 등을 위해 신규자금 2조7000억원, 신규수주 지원을 위한 RG(선수금 환급보증) 5조4000억원, 채무구조 개선을 위한 출자전환 1조5000억 등 막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현재 성동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5척에 그치고 있다. 2016년 28척에 달했던 수주잔량은 지난해 5척으로 급감했다.

수은은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지만 장기간(5년)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대규모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량확보의 불확실성 등으로 경쟁력 강화 대안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2분기 중 자금부족과 발생 및 부도가 우려되는 등 현 상태로는 경영활동 지속이 불가할 것으로 판단돼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생존 기회를 얻은 STX조선해양은 현재 15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2016년 20척에서 지난해 15척으로 감소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일감이 남아 있다.

산은은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 없이 자체 자금 등으로 일정 기간 STX조선해양의 독자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 선종인 중형 탱크선과 소형 LNG선 등의 시황 전망이 밝아 건조 물량 확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성동에 이어 STX까지 일시 정리시에는 협력업체의 경영위기 가중 등 조선산업 전반의 생태계가 붕괴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STX조선해양은 내달 9일까지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법정관리행을 밟게 된다.

산은은 후속조치와 관련해 “컨설팅 결과에 대해 회사 및 노조 앞에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1개월 이내에 컨설팅 수준 이상의 자구계획 및 사업재편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의 제출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확약 무산, 자구계획 미흡·미이행 및 자금부족 발생 시에는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와 채권단은 성동조선과 STX조선에 대해 더 이상 신규자금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글로벌 업황의 지속적인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조선업에 대해서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과 ‘조선업 발전전략’을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해 혁신과 상생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성동조선·STX조선 은행권 위험노출액 4조6000억"

성동조선 법정관리와 STX조선 구조조정 실시가 국내 은행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은행권 전체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4조6000억원에 달했다.

나이스신평은 성동조선 STX조선에 대해 은행권 전체적으로 2017년 말 기준 각각 약 2조6000억원 2조원의 익스포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정책성 여신을 담당하는 특수은행 비중이 각각 94.8% 99.9%로 절대적이며,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비중이 90.9% 76%로 가장 높았다.

국내 은행들은 성동조선 및 STX조선 여신 중 일부를 대손상각한 상태이며, 잔여 여신은 회수의문 또는 고정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은행 평균 충당금 적립률이 성동조선 STX조선 모두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적립률이 낮은 은행들의 경우에도 절대 익스포저 규모가 작아 손실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나이스신평 측의 설명이다.

나이스신평은 "수은과 산은은 특별법상 손실금 발생 시 정부가 보전해줄 의무가 있는 특수은행으로서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신용등급에 미치는영향은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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