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7 11:46

중국정부 내달 1일 증치세 인하

제조업 육성전략 본격화

 
 
 
중국정부가 부가가치세를 낮춰 투자 활성화에 나선다. 중국 국무원은 ‘증치세 감세와 첨단제조업 육성 공고문’에서 다음달 1일부터 증치세(增値稅, 부가가치세)를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영업세를 증치세에 완전히 통합한 후의 첫 세제개혁안이다.

제조업 부문은 17%에서 16%, 교통·운송·건축·통신 부문은 11%에서 10%로 인하된다. TV방송·금융 등 서비스업에 적용되던 6%의 세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증치세율 인하 조치로 2400억위안(약 41조원)의 감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증치세 소규모 납세의무자 기준이 연 매출 500만위안으로 대폭 상향 조정된다. 기존의 50만위안(공업기업), 80만위안(상업기업)에 견줘 최대 10배 이상 강화됐다. 소규모 납세의무자는 중국 재무부처, 일반적으로 지방 재정국에 등록해야 한다.
 
중국은 소규모 납세의무자에게 증치세 관리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매출증치세액과 매입증치세액의 차액을 매출액의 3%로 간주하고 세금을 납부토록 하는 간이과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B사가 A사로부터 1000위안의 물품을 구입할 때 물품가액의 17%인 170위안을 매입증치세로 지불한다. B사가 마진을 붙여 1200위안으로 물건을 판다고 가정할 경우 17%인 204위안이 매출증치세가 붙는다. B사는 204위안을 받고 170위안을 냈기 때문에 실제 납부한 증치세는 물품을 살 때 가격의 3%인 34위안이 되는 셈이다.
 
공고문엔 ‘내외자 동등 적용’, ‘첨단 제조업 육성’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R&D(기술개발), 첨단 제조업 분야 기업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공제받아야 할 일부 세액을 조기에 환급하는 방안을 시행할 방침으로, 구체적인 정책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증치세율 인하, 소규모 납세의무자 과세기준 조정, 특정 업종 세액 환급 등 정책 혜택은 현지기업과 외자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국무원 공고문은 중국정부의 제조업 육성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제조 2025’ 등은 과거 양적 성장에만 편중하던 제조업 대국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우수한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R&D, 첨단 제조업분야 감세 조치도 중국의 핵심기술과 첨단설비분야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자 부담을 줄여 내수 소비를 촉진하는 것도 세율 인하의 한 목적으로 파악된다. 소비자는 공제나 환급을 받을 수 없어 증치세 부담을 최종적으로 모두 떠안아야 하는 까닭이다.

앞으로도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지원 정책들이 계속해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는 기업 부담이 민간투자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보고 올해 세재 개혁을 통해 총 8000억위안의 기업 세금 부담을 줄이는 목표를 세웠다.

세제 개혁안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해 국가가 신용담보 대출을 해주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올해 600억위안 규모의 국가융자담보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증치세 인하가 해운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상항공 운임은 증치세 면세 대상인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3년 6%의 세율로 도입된 뒤 물류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제도를 수정해 국제 해운대리업이 중국에서 징수한 국제 화물 운임을 중국 이외 선사에 송금할 경우 면세한다는 규정을 포함했다.
 
코트라는 증치세 인하가 시작되는 5월1일 이전에 세금계산서를 수취할 것을 조언했다. 세금계산서를 늦게 받을수록 공제금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5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일반 납세자에서 소규모 납세의무자로 전환 가능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따. 주관부처는 각 지방 재정부처(財政局)으로 기업이 신청하고 재정국이 심사 후 등록하는 방식을 취한다.
 
중국 베이징 소재 KCBC회계법인의 권순태 대표는 “시행일자가 5월1일로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시행 전까지 과도기 동안 법규 숙지와 내부 시스템 등 조정을 통해 최대한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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