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0 17:39

우리나라, 美 평형수처리장치 형식승인 주도

NK, 세계 17번째로 USCG에 신청서 제출
우리기업 5곳 형식승인 신청해 2곳 통과


 

미국정부에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MS) 형식승인을 신청한 우리나라 기업이 5곳으로 늘어났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우리나라 해양기자재업체인 엔케이(NK)가 선박평형수처리장치 형식승인 신청을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엔케이의 BWMS는 오존(O₃)을 투과해 평형수의 유해물질을 살균하는 방식으로, 시간당 최대 8000㎥의 평형수를 처리할 수 있다.
 
평형수(밸러스트수)는 배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채우는 바닷물로, 각종 수중생물과 병원균을 이동시켜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선박이 크게 늘면서 평형수에 의한 환경 피해는 더욱 심해졌고 결국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04년 선박의 평형수처리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협약을 채택했다.
 
협약이 채택된 지 13년 후인 지난해 9월8일 발효되면서 현존선은 협약 발효일로부터 2년 뒤 도래하는 첫 정기검사일까지, 신조선은 곧바로 평형수처리장치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현존선의 설치 시한은 당초 계획보다 2년 미뤄졌다. 노르웨이정부가 장비 수급과 비용 조달 문제를 이유로 유예를 요구했고 IMO가 이를 수용했다. 선박이 5년마다 정기검사를 받는다는 점에 미뤄 5만여척에 이르는 현존선들은 2024년 9월7일까지 단계적으로 장비 설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협약이 발효된 지난해부터 현존선의 장비 설치가 마무리되는 2024년까지 전 세계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시장규모는 약 4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MO와 별도로 미국은 독자적인 제도를 2014년 도입했다. 국제협약보다 엄격한 자체 형식승인 절차를 마련해 이를 통과한 장치를 단 선박에 한해 자국 항구에 입항할 수 있도록 했다.

USCG는 제도 도입 후 장치의 시험과 검증을 수행하는 독립시험기관(IL)으로 자국 NSF인터내셔널과 우리나라 한국선급(KR), 영국 로이드선급(LR), 노르웨이독일선급(DNV GL), 네덜란드 컨트롤유니언 등 5곳을 지정했다.

 

지금까지 미국에 형식승인을 신청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엔케이를 포함해 총 17곳이다. 우리나라가 5곳으로 가장 많고 노르웨이 미국 중국이 각각 2곳, 그리스 스웨덴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핀란드가 각각 1곳씩이다. 우리나라에선 테크로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파나시아 엔케이가 신청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처리방식별로 제품을 분류하면 전기분해 9개, 자외선투과 4개, 화학약품처리 3개, 오존분사 1개다. 우리나라 테크로스와 엔케이 제품을 빼고 모두 필터 여과 방식을 병용한다.
 
신청기업들은 독립시험기관으로 DNV GL을 압도적인 비율로 선택했다. 11곳이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를 둔 선급과 손을 잡았다. 이어 3곳이 로이드선급, 2곳이 한국선급, 1곳이 컨트롤유니언과 협력한다. 우리나라 기업 중 테크로스와 삼성중공업은 한국선급, 파나시아와 현대중공업은 DNV GL, 이번에 신청한 엔케이는 로이드선급을 파트너로 삼았다.

형식승인을 신청한 17개 기업 중 10곳이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2016년 신청한 노르웨이 옵티머린 팀텍오션세이버, 스웨덴 알파라발이 일찌감치 인증서를 받아들었고 지난해엔 중국 쑨루이(칭다오솽루이해양환경공정)와 미국 에코클러, 그리스 어마퍼스트가 승인 절차를 마무리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하반기 신청한 테크로스와 삼성중공업이 올해 6월 잇달아 인증을 통과했다. 이어 프랑스 바이오UV와 핀란드 바르질라워터도 승인업체 대열에 합류했다.

합격 통지를 받은 제품을 처리방식별로 분류하면 전기분해방식이 6개로 가장 많고 자외선투과방식 3개, 화학약품처리방식 1개다. 처리능력이 가장 뛰어난 제품은 테크로스의 일렉트로클린과 삼성중공업의 퓨리마로, 시간당 최대 1만2000㎥ 1만㎥를 처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도 우리기업의 미국 시장 노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곳의 한국업체가 17개의 선박평형수처리장치를 개발해 IMO의 승인을 얻은 상태다. 이 중 디섹·선보공업 삼건세기 아쿠아이엔지 케이티마린 한라IMS 등은 아직까지 미국에 형식승인을 신청하지 않아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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