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4 15:14

밝게 웃는 냉동화물시장도 미중 무역분쟁에 먹구름

미국 오클랜드항 가장 큰 피해 전망


올 들어 신선화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컨테이너선사들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해운사들은 리퍼(냉동·냉장) 컨테이너를 이용한 무역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인프라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드류리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을 통한 전 세계 리퍼 컨테이너 교역량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1억2400만t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나타난 연평균 성장률 3.6%를 상회한 수치다. 바나나, 고기 및 생선 등 신선제품 거래량이 늘어난 게 실적 상승의 원동력이었으며, 육로보다는 해상에서의 무역량이 큰 폭으로 뛰었다.

선사들 냉동화물 운임상승에 리퍼 ‘컨’ 잇따라 신조

냉동화물 교역량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21년까지 냉동화물은 연평균 1억3400만t에 달하며 드류리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냉동화물 운송은 특수선이 아닌 리퍼컨테이너를 통해 대부분 진행되고 있다.

드류리 연구 책임자인 마틴 딕슨은 “과거엔 선사들이 특수 냉동선을 이용했지만 최근 냉동컨테이너를 이용한 운송방식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냉동화물 수요 강세에 힘입어 운임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2분기 동안 일반 컨테이너는 14% 하락한 반면, 냉동화물은 3% 상승하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유가 상승과 운임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선사들에게 고부가가치인 특수화물 유치는 가뭄에 단비로 작용하고 있다.


 


선사들의 리퍼컨테이너 발주도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40피트 컨테이너 1만3000개, 20피트 컨테이너 1000개 등 총 1만4000개의 최신식 리퍼컨테이너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이중 컨테이너 2100개에는 공기조절저장(Controlled Atmosphere·CA) 장치가 탑재된다.

CA란 온도와 습도 및 공기 중의 산소, 이산화탄소 등을 조절해 청과물의 노화를 억제하고 수확했을 때의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저장방식이다. ONE는 올해 4월 통합과 함께 약 23만개의 리퍼컨테이너를 확보했다. 전 세계 보유량 약 10%에 달하는 수치다.

하파크로이트도 리퍼컨테이너 1만1000개를 신조 발주했다. 이번 발주를 통해 이 해운사는 리퍼컨테이너를 10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컨테이너 박스를 인도받아 기존 냉동컨테이너 9만1000개와 함께 운용할 예정이다.

스위스 선사인 MSC도 리퍼컨테이너를 늘리며 고부가가치 화물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선사는 40피트 하이큐브 컨테이너 2000개를 컨테이너 리스업체인 씨큐브컨테이너리싱으로부터 리스한다.

국적선사인 현대상선 역시 부산발 스페인 바르셀로나행 운송을 시작으로 울트라 프리저(Ultra Freezer) 서비스를 개시했다. 울트라 프리저 서비스를 통해 기존에 주로 항공으로 수송됐던 고급냉동참치나 성게 등 고수익 화물을 해상으로 끌어올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머스크의 냉동·냉장 컨테이너 모니터링 프로그램 개발, CMA CGM의 냉동컨테이너 운송용 포장용기 개발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신선화물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무역분쟁 장기화시 냉동화물에 부정적 영향”

앞으로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리퍼 컨테이너시장이지만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날을 거듭할수록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냉장화물 수요 증가에 찬물을 끼얹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드류리는 냉동컨테이너를 이용한 해상운송 시황이 향후 5년간 연평균 3%대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태평양 노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냉동화물 취급량이 다른 곳보다 많은 미국 오클랜드는 무역분쟁 여파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항만으로 지목됐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오클랜드에서 농산물 수출은 약 4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냉동 컨테이너를 통해 운송된 물량은 약 37만5000t에 달했다.

컨테이너 무역에는 신선과일 및 육류 제품이 주로 리퍼컨테이너로 운송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냉동화물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5만2000TEU로 집계됐다. 이중 미국 동안에서 수출된 냉동화물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9만8500TEU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또는 뉴욕항보다 더 많은 보복관세에 노출돼 있는 오클랜드항은 미국 와인의 97%를 중국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올해 9월 오클랜드에서는 28만3000평방피트(약 2만6300㎡) 규모의 유통센터인 ‘쿨 포트 오클랜드’가 문을 연다. 유통센터에서는 미국 중서부에서 생산되는 쇠고기, 돼지고기 및 가금류 등을 최대 3만TEU 수출할 계획이다. 육류 출하량 또한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관세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항로에서 컨테이너 서비스를 벌이고 있는 선사들은 무역 전쟁의 후유증을 우려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운송을 대표하는 세계운송이사회는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과 실제 제한이 국제통상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선사 관계자는 “냉동화물시장 전망이 밝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다면 태평양 노선에서 큰 효과를 보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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