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5 15:54

기획/ 미중 무역분쟁 해운시장 피해 현실화

북미수출항로 물동량 3개월만에 감소…운임도 내리막길
유럽항로 1000弗 회복 요원


올 한 해 북미항로는 견실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발 미주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642만2000TEU를 기록한 바 있다. 매년 5%를 뛰어넘는 성장률을 보여왔기에 올해도 1700만TEU 돌파가 무난할 걸로 관측된다.

다만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은 해운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의 추가관세 조치가 발동하면서 향후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보복 관세라는 대외 변수에 대형선박 인도에 따른 공급과잉까지 더해지면서 선사들은 선복 감편 등으로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북미항로 강세 무역분쟁으로 한풀 꺾여

올해 4분기 북미항로 초미의 관심사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물동량 변화다. 미국은 올해 7~8월 두 차례에 걸쳐 1097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지난달 중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00여개 품목에 대해 10%의 관세를 물린데 이어 내년 1월1일부터 세율을 25%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미국발 관세 보복 조치는 해운시장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미국 통계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올해 8월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154만7600TEU를 기록, 전달 154만8700TEU와 비교해 0.1% 감소하며 3개월 만에 후퇴했다. 중국발 수요 둔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발 북미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100만TEU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뒷걸음질 쳤다. 점유율 1위 품목인 가구류가 3.9% 감소했으며, 2~3위인 섬유와 전기제품도 1.9% 0.4% 각각 후퇴했다.

 


우리나라 역시 전기제품, 타이어 등의 품목에서 실적부진을 내며 2.1% 감소한 6만7400TEU를 기록했다. 보복 관세가 붙기 전까지 북미 수출항로 물동량은 증가세를 보여 왔다. 지난 6~7월엔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밀어내기 물량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6월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화물이 전년 대비 6.7% 증가한 96만1500TEU를 기록한데 이어 7월엔 9.4% 늘어난 102만9200TEU로 집계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등의 물동량 상승세는 보복 관세폭탄을 맞은 이후 한풀 꺾였다. 앞으로가 문제다. 올해 도널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관세 폭탄을 부과한 목록에는 중국산 전자제품과 가구 플라스틱제품 등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대미 수출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했던 품목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로 4분기 북미항로의 불투명성이 커질 전망이다. 선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물동량 감소세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추가 관세부과로 향후 물동량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아세안과 서남아시아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물동량 증가를 이끌고 있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8월 한 달 아세안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화물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24만4000TEU를 기록하며 28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베트남이 주요 품목인 가구와 가재도구, 섬유제품 등을 바탕으로 29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이며 아세안지역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수요 부진이 표면화되면서 올해 6월 이후 치솟았던 북미항로 운임은 9월 말 이후 상승세가 둔화된 모양새다. 물동량 감소와 선사들의 추가 선대 투입이 상승동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9월28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332달러로 집계됐다. 3월 1000달러를 밑돌던 이 항로 운임은 4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6월 말 1500달러를 돌파했다. 8월 2000달러를 넘어서면서 6년 만에 2500달러 돌파를 기대하게 했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보복 조치가 본격 시행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2100달러대에서 상승곡선을 그려나간 동안행 운임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9월 말 상하이발 미국 동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FEU당 3319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3502달러에서 200달러 가까이 하락했으며, 연중 최고치인 3518달러에서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짝 하락세를 연출하고 있지만 지난해 9월 서안과 동안의 운임이 1400달러대 1900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럽항로 운임 전월比 200弗 하락

유럽 수출항로에서는 일본과 아세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두 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물동량 감소세가 표면화됐다.

해운조사기관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 따르면 1~7월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926만7000TEU를 기록했다. 일본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26만5000TEU, 아세안 역시 4.7% 늘어난 141만7000TEU의 컨테이너를 수송했다. 한국과 대만은 전년 대비 각각 0.1% 0.3% 감소한 65만1000TEU 22만4000TEU의 실적을 냈다.

 


중국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1~7월 중국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은 658만3000TEU로 전년 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럽항로 운임은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 행보를 걷고 있다.

2월 중국 춘절을 앞두고 TEU당 900달러대까지 상승했던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은 4월 대형선 인도로 500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내려앉았던 운임은 선사들의 선복조절 노력에 힘입어 6월 900달러대에 재진입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9월28일자 상하이발 유럽행 운임은 TEU당 735달러로 전달 대비 200달러나 하락했다.

선사들 선복감축 등으로 운임하락 막는다

선사들은 선복감축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무역분쟁과 중국 국경절에 따른 물동량 감소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운임 하락을 막고 남은 4분기까지 고운임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랑스 CMA CGM과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 등 4개 해운사로 구성된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 오션(Ocean)은 중국 국경절을 맞아 아시아-유럽·지중해항로에서 총 7개 루프에 대한 감편을 10월 초에 실시한다.

디얼라이언스에 속한 독일계 선사 하파크로이트도 선박 유지 보수를 이유로 투입 선박을 줄인다. 머스크라인과 현대상선 등도 국경절 이후 물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항로에서 10월 중순 임시휴항에 나선다.

선사 관계자는 “상승세를 보였던 보였던 중국발 물량이 관세부과 영향으로 4분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며 “비용절감과 선복감축 등을 통해 운임 방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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