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1 09:37

도심형물류단지, 수도권 ‘배송최적지’로 주목

인터뷰/ (주)디오로지텍 정유석 대표이사

“아마존을 능가하는 세상에 없던 온라인 전용 센터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말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3월 1조원을 들여 경기도 하남 부지에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짓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물류센터가 아닌 신세계닷컴의 심장부가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올해 1월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받은 1조원을 투입해 아파트 30층 높이의 대형 건축물로 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과 지자체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 중이다. 신세계 측은 하남에 지으려는 건물은 일반적인 물류센터가 아닌 신세계그룹의 온라인·IT 본사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초연결의 시대, 물류산업의 변화  

정용진 부회장이 물류에 꽂힌 까닭은 무엇일까. 그 배경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온라인쇼핑 성장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22.7%(1조7490억원) 증가한 9조4567억원으로 집계된다. 같은 기간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간편결제 서비스 발전 등에 힘입어 무려 33.5%(1조4852억원) 증가한 5조920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바일쇼핑이 온라인쇼핑 총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6%로 5.1% 증가했다. 

온라인쇼핑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물류산업도 변화를 맞았다. 최근 몇 년간 물류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대대적인 투자와 도전에 나서고 있다. 기존과 같은 방식은 더 이상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이 물류센터를 단순한 센터 이상으로 인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터. 

특히 신세계그룹이 취하는 일련의 과정은 온라인쇼핑과 물류를 융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조부터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전체적인 연결의 흐름을 IT로 묶고, 여기서 수집된 각종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는 모양새다.


물류부동산 대형화·현대화 ‘능사’ 아니다

이처럼 오늘날 물류는 기업의 중요한 핵심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물류부동산의 성장은 눈에 띨 정도로 가파르다. 물류부동산 컨설팅기업 (주)디오로지텍 정유석 대표는 앞으로 물류부동산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변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물류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 이천과 덕평IC 주변의 상온 물류창고 임대료는 2000년대 초반 3만원/3.3㎡이 넘었습니다. 당시에는 현대식 창고가 부족했고, 제3자물류사업(3PL)이 발전하던 시기라서 화주의 수요가 많기도 했지요.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아센다스, 프로로지스 등 외국계 물류투자자들이 물류부동산에 진출해 물류센터를 매입했고, 기존 매도자의 재투자도 확대돼 공급이 늘면서 임대료는 다시 2만5천원/3.3㎡ 내외로 조정됐습니다. 그러다 2008년 리먼사태와 이천지역의 대형화재로 인해 투자자들의 발길이 돌아서면서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주춤했었죠.”

이렇듯 국내 물류부동산은 수요와 공급의 변동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다. 침체됐던 물류부동산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2011년쯤부터다. 이 무렵 어패럴(아웃도어)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물류창고 수요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다양한 방식을 통한 해외투자자의 유입도 이어졌다. 여기다 온라인쇼핑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물류부문의 투자가 이뤄졌고, 특히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인근에 물류시설을 짓고 용적률을 높이는 사례가증가했다. 수익성을 높이는 차원의 자동화 투자도 늘었다.

“최근 수도권 인접지역에선 물류부동산 개발을 위한 토지를 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용인시와 이천시가 대표적인데, 지자체에서 조례를 강화하고 있고, 주민과의 민원 문제 등으로 모든 인허가를 통과할 만한 부지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업들은 토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물류단지나 산업단지내 물류시설용지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경기도 광주시에 인가받은 물류단지 역시 아직까지 제대로 공급이 안 되는 실정입니다.” 

아울러 정유석 대표는 온라인쇼핑이 성장하면 물류부동산도 성장하겠지만, 그 규모가 단순 비례해 커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배송의 핵심인 택배의 경우 집하시간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물류창고가 수도권에 있을 필요가 없고, 동시접안능력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단 주변에 택배터미널에서 물류창고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 유통가공 분류작업을 하는 인력 수급의 원활함이 더욱 중요하단 것. 

“현재 물류부동산은 자본력을 갖춘 외국계 물류투자펀드에 의해 대형화·현대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화된 물류센터가 그 지역내 물류가 필요한 기업과 매칭된 형태의 창고인지는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3300㎡ 규모의 차량접안대수가 많은 창고가 필요한 화주가 있을 수 있는데, 대형창고는 길이가 깊은 형태로 차량이 접안할 수 있는 면은 적을 수밖에 없어 입주에 어려움이 있죠. 반면 보관이 필요한 기업은 깊이가 어느 정도 깊은 창고도 문제는 없지만 높은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적정 위치에 적정한 형태, 적정 임대비용과 인력수급이 원활한 물류부동산 개발이 필요합니다.”

한편 정 대표는 지역별로 물류부동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과거 개발수익관점에서 창고면적을 최대로 설계해 사용의 불편을 겪는 시설은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류센터 도심 고층형 구축 필요 

정유석 대표는 점진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물류센터에서 이뤄지는 단순작업은 점차 전산화되면서 복잡화·전문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업무는 더 단순화되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화와 인력수급을 고려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김포물류센터처럼 도심으로 들어와야 하고, 높은 용적률로 고층형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인력수급이 용이한 수도권 배송최적지로 고려할 수 있는 곳은 양재동과 신정3동의 도시첨단물류단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곳이 어떻게 개발되느냐에 따라 도심형 물류센터 개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노후화된 물류창고의 경우 단층 또는 지상 2층 규모로 넓고, 야드를 갖춘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창고를 재개발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특히 과거 물류인프라를 주도했던 창고의 경우 주변이 어느 정도 개발돼 있을 것으로 예측하며, 낙후된 창고라도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위성센터’ 형태의 적정규모 창고를 필요로 하는 대형화주의 물량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더불어 함께해야 

한편 정유석 대표는 건축을 전공하고 1995년부터 한진과 CJ GLS 등에서 물류부동산 실무를 경험한 이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기업에서 배운 경력을 바탕으로 2008년 지금의 회사를 창업해 이제는 사업이 제법 궤도에 올랐다. 그 바탕에는 주변의 도움과 능력 있는 동료들이 도움이 컸다고 한다. 

“뻔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존중과 소통, 배려를 갖추고 더불어 함께 일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류부동산이든 자동화설비든 그 어떤 일도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해야 합니다. 또한 내가 갖고 있는 능력과 한계를 인지해 고객사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존중이며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료나 협력업체와도 항상 배려하고 함께 상생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최근 일본의 택배기업 야마토운수와 도쿄 하네다에 있는 크로노게이트의 물류시설을 견학한 소감을 전했다. 

“하네다크로노게이트는 1층과 2층이 택배분류터미널이고 3층부터 7층까지는 가전제품 A/S센터, 인쇄기업, 병원용품 세척기업 등 다양한 기업이 입주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물류센터는 상품 보관이나 작업의 기능을 수행한다면 일본에선 공장, 유통 등 다양한 기능을 융합해 시너지효과와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환경에서 물류시설은 핵심 서비스 및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국내 물류업계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부의 규제 완화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디오로지텍 

2008년 6월에 설립돼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물류인프라에 전문화된 컨설팅기업이다. 물류인프라 개발 단계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물류인프라 투자에 대한 사업계획 수립 → 부지 선정을 위한 거점 분석 → 부지 인허가 가능성 진단 → 부지매입 → 토목/건축 인허가 → 건설업체 선정 및 V.E./정산 → 화주사 유치 자문 → 물류설비(자동화포함) 최적화 컨설팅 → 물류센터 매매 자문 또는 대출기관 승인을 위한 시장조사 및 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물류/건축/설계/교통 등 전 분야의 전문가 집단으로서 계열사 포함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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