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5 08:50

판례/ 각서 믿다가 낭패 당한 화주

김현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1. 들어가면서

이번 글에서는, 선사에 해상 화물 운송을 위탁한 화주가 그 화물이 해상운송 중 피해를 입었음을 하역 시 발견하고 이에 강력히 항의해 선사로부터 피해액 전액을 배상해 주겠다는 각서를 받아내고도, 소송을 게을리 해 배상을 전혀 못 받게 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인천지방법원 2017나69185호).

2. 사실관계

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이 사건의 기초적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

가. 원고는 각종 자동차 부품을 제조, 판매하는 상인이고, 피고는 항공, 해운 물류 유통 및 창고업 등을 하는 회사다.

나. 원고는 2015년 11월25일 제주 지역 거래처에서 의뢰받은 자동차부품 등의 물품을 운송하기 위해 피고와 마이티 2.5톤 탑차에 적재한 물품 약 9톤을 인천항에서 제주항까지 운송하는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했고, 피고는 2015년 11월26일 원고로부터 넘겨받은 이 사건 화물차를 자신의 소유하는 화물 운송선에 선적했다.

다.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항으로 향하던 위 운송선이 해상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함께 선적돼있던 탱크로리 등의 차량이 넘어지게 됐고, 그 과정에서 화물차를 덮쳐 이 사건 화물차 및 화물 전량이 파손됐다. (고박 불량 의심)

라. 한편, 제주항에서 근무하던 피고의 직원은 원고에게 사고로 인해 화물차와 화물에 관해 발생한 손해와 관련해 보험 보상지급 외 기타 수리비, 차량 운용수입 상당액 등 손해 일체를 배상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해 원고에 교부했다.

마. 원고는 피고 측의 손해배상을 기다리다가 (이렇게 기다린 경위 내지 원인은 판결문상 명확지 않다) 사고 후 만 1년이 경과한 2016년 12월14일에 이르러서 인천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바. 피고 선사는 사고 후 상법 814조 1항이 정한 제척기간 1년이 이미 지났음 및 당사자 간에 제척기간 연장에 관해 아무런 합의가 없음 등을 소 각하를 구하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3. 법원의 판단

가. 원고는 이 건 차량 및 동 차량 적재 물품이 자신에게 미인도됐으므로 제척기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니 1년의 기간이 도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차량은 2015년 11월26일 화주에 인도된 것이 맞다고 보았고, 물품은 “손상 화물은 잔존물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화주(원고)는 인수 의지가 없음에 따라 폐기돼야 하며” 라는 이 사건 손사보고서 문구 등을 토대로 미인도 (화주의 인수 거절) 상태에 있다 보았다.

나아가, 후자에 관해서는 운송물이 멸실되는 등의 사유가 있어 화주에의 인도가 없는 경우에는 “화물을 인도할 날”을 제척기간의 기산일로 잡고, 이 날도 2015년 11월26일경이라고 본 후 이 소송은 이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 제기됐으니, 차량에 관한 것이건 그 적재 물품에 관한 것이건 불문하고 모두 제척기간이 도과된 것으로 판시했다. 해당 부분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가) 먼저, 운송물 중 이 사건 화물차에 관해 보건대, 원고는 2015년 12월11일 경 인도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는바(피고는 그보다 이른 2015년 12월9일 경 위 화물차를 인도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뚜렷한 증거는 없다), 원고는 늦어도 위 일시경에는 이 사건 화물차를 인도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 (나) 다음으로 이 사건 화물차를 제외한 화물의 인도여부에 관해 보건대, 을 제1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를 조사한 ㈜한리해상손해 사정에서 작성한 보고서에는 “손상 화물은 잔존물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화주(원고)는 인수 의지가 없음에 따라 폐기돼야 하며”라고 기재돼 있는 사실, 현재 화물차를 제외한 이 사건 화물은 피고가 컨테이너에 보관하고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되는바, 현재까지 이 사건 화물은 아직 원고에게 인도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함이 상당하다.

나.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가 손해배상을 약속하는 각서를 받아뒀으니 이 사건 청구는 (해상운송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아닌) “약정금” 청구라고 주장하면서 해상운송인의 손해배상책임의 제척기간은 본건에 적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당사자 간에 손해배상액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위 제척기간이 도과됐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았다. 즉 해상운송인 명의의 손해배상 전액 지불을 약속하는 각서가 있다고 해도 배상금 채무에 관해서 여전히 제척기간 1년이 적용되는 것이다.

다. 원고는 다시, 이 각서를 토대로 “제척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연장할 수 있다는 상법 814조 1항 단서에 의해 제척기간은 연장된 것이다”란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단, 원고 측이 얼마의 기간만큼 연장된 것인지를 특정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사료한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 각서를 연장 합의로 보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배척했다.

라. 이에 따라, 법원은 원고는 전부 패소를 선고했고, 이 판결에 대해 원고 화주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기각 (심리불속행)으로써 종국시켰다.

4. 나오면서

이 사건은 원고 화주가 충분한 법적 자문을 받음이 없이 제척기간 1년을 그대로 지나버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부연하자면, 아마도 화주는 선사 명의의 각서를 갖고 있으므로 자신의 배상금 수령은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만연히 생각하다가 사고 후 1년이 다 돼서 본격적으로 법적 자문을 받아 보니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싶어 그제서야 서둘러 변호사를 선임해 법원에 소장을 제기했으나 이미 그 때는 1년 하고도 반 달이나 더 경과한 후였다. 결과적으로, 선사는 이 사고로 인한 법률상 책임에서 모두 벗어난 반면, 화주는 1억원 대의 소송에서 모두 패소함으로써, 당초 의도한 사고 피해 회복은 커녕, 선사에게 그의 변호사 비용을 물어줘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 사건은 해상,물류 사건에 있어 제척기간의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아가 사고 발생시 전문적인 해상변호사에 의한 자문이 왜 필요한지에 관해 큰 교훈을 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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