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4 16:29

“美 민주당의 하원장악에도 통상정책은 변함없을 것”

중간선거 유권자 보호무역정책 긍정적 평가…일부 지역 반발
통상분쟁으로 아시아지역 공급망 재조정 불가피…韓에 부정적


지난 6일에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원을, 민주당은 하원을 각각 장악했다. 상원의 경우 민주당은 3석을 잃은 반면 공화당은 기존 51석의 의석수를 유지해 다수를 차지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36석을 잃은 대신 민주당이 34석을 확보하면서 227석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공화당의 독주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호무역 기조의 대외통상정책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호무역이 트럼프 대통령만의 협상전략이 아니라 민주당이 오랫동안 지지해 온 경제정책이기 때문이다. 미중무역분쟁과 25%의 관세부과 문제로, 대미 통상환경은 앞으로도 어두울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12일 열린 ‘미 중간선거 결과 평가 및 미중 통상분쟁 전망’ 국제포럼에서 미국 싱크탱크연구소인 케이토(CATO)의 다니엘 아이켄슨 이사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하원 통제권을 회복하고 공화당은 상원을 장악했다”며 “중국 압박은 지속되겠지만 향후 의회 비준동의가 필요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USMCA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등은 마찰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켄슨 이사는 중간선거로 상·하원 산하 위원회에 일부 변화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진두지휘하는 하원 산하 무역소위원회에서는 5명의 민주당원이 소위원회 재선에 모두 성공했고, 공화당에서는 10명 중 7명이 재선에 성공했다.

의장직은 기존 공화당 데이브 레이처트 하원의원이 정계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당 빌 파스크렐 의원이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켄슨 이사는 새로운 의장이 자유무역에 부정적인 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통상정책은 일부 변화가 있을 거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원 재무무역소위원회는 공화당 존 코닌 의원이 의장직을 유지하거나, 같은 당 척 그래슬리 의원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책방향은 현재와 비슷할 전망이다.

관세여파, 공화당 텃밭 29곳 민주당으로 선회

아이켄슨 이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건강보험(41%)과 이민(23%)에 국한됐고, 통상이 포함된 경제분야는 21%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어,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부문을 자세히 보면 여론조사 응답자의 25%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으며, 피해가 있었다가 31%, 없었다가 32%로 각각 집계됐다. 아이켄슨 이사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부과를 지지하는 지역에서는 공화당이 우세했다면서도, 관세를 부과한 게 공화당의 지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두 품목에 관세부과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29곳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대신 민주당으로 대거 이탈했다. 특히 공화당의 전통 텃밭이지만 중국의 보복관세 영향으로 농산물 수출에 피해를 입은 중부지역에서 민심이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일리노이주 텍사스주 미시건주 등이 대표적이다.

 
▲케이토 다니엘 아이켄슨 이사


향후 통상환경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점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또 그동안 미국 의회가 중국에 강경한 대응을 취해왔고, 관세부과나 보호무역조치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책이라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울 거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이 지난 20~30년간 보호무역정책을 취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되는 노선으로 선회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방안으로는 통상 다변화가 꼽혔다. 아이켄슨 이사는 “1930년대 루즈벨트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무역은 윈윈전략으로 여겼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로섬게임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한국이) 중국과 미국과의 상호 의존도에서 다변화하고 자급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이재민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지지도가 약 44%에 육박한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이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향후 2년간 한국 중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WTO(세계무역기구) 등에 대한 통상정책 방향은 지금과 비슷할 거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후반 2년간 재선을 위해 더욱 공격적인 통상정책을 채택하고 현재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통상분쟁을 해결하더라도, 미국이 중국정부의 시장개입 등을 이유로 법적갈등을 일으킬 거라고 내다봤다. 두 국가가 동일한 통상합의문을 두고 관점의 차이를 보여 국제무역이 순조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통상법 232조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족쇄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통상법에 따라 철광과 알루미늄은 25%의 관세가 적용 중이고, 최근 자동차와 관련 부품이 조사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조선이나 전자기기 반도체까지 범위가 확장되면 피해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 교수는 “특히 철강 자동차를 대상으로 진행된 제232조 조사가 다른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에게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美 국가안보 강조…공급망 변화

미국이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건 국가안보 차원에서 비롯된 조치라는 해석도 나왔다. 트리비움 차이나의 앤드류 폴크 대표는 “미국 정부가 무역법 301조로 중국의 산업정책을 바꾸려 노력해왔다. 무역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 등도 범위에 들어오게 했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는 중국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게 하고, 국가안보와 관련된 산업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시켜 공급망을 없애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중분쟁이 장기화되면 아시아 공급망 구조가 완전 붕괴될 수도 있어, 한국기업들이 중국과 상생이 아닌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폴크 대표는 “무역 분쟁의 핵심은 미래기술 주도권 다툼으로, 양국이 지속가능한 합의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다.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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