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9 18:25

기고/ 재조해경(再造海警)과 국가의 책무

변호사가 된 마도로스의 세상이야기
성우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변호사님, 해양경찰청의 고문변호사로 위촉되셨습니다.”

해양경찰청에서 지난주 필자에게 고문변호사로 위촉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필자는 사실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정부 부처의 고문변호사가 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기도 하고, 전국의 변호사들을 상대로 공개모집을 한 후 외부위원들이 과반 이상 참여하는 심사위원회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자문 및 송무 경력을 평가하여 전문성과 식견을 갖추고 있음을 인정받아야만 공식적으로 위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양경찰에 대한 애정이 큰 까닭일까? 변호인으로서 해양경찰이 수사하는 다양한 사건의 입회를 참석하면서, 해양경찰관이나 형사 사건의 피의자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해양경찰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기회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고에서는 ‘재조해경(再造海警: 해양경찰을 처음부터 뜯어 고친다)’의 자세로 다시 인천 송도시대를 맞이한 해양경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해양경찰은 1953년 12월 23일 해군에서 인수받은 소형 경비정 6척과 658명의 경찰관으로 부산에서 시작했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국민 안전과 바다 치안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와 현재는 5000t급 대형함정을 포함해 323척의 경비함정과 1만3000여명의 해양경찰관을 확보한 명실상부한 해양종합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시 미흡한 대처와 구조 실패로 조직 해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해양경찰은 이번 문재인 정권에서 다시 부활하여 지난해 7월 ‘재조해경(再造海警)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탄탄한 해경, 든든한 안전, 당당한 주권, 공정한 치안, 깨끗한 바다』 등의 5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적 역량개선, 내부 시스템 및 프로세스 개선, 대내외 소통 능력 향상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세워 구성원 모두가 매진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본청이 이번 주 약 3년 만에 세종시에서 서해 NLL(북방한계선)에 맞닿아 있으며 중국 어선 불법조업이 집중되는 등 외교·안보·치안의 수요가 밀집되어 있는 인천광역시로 다시 돌아오면서, 국민들의 여망에 따른 해양경찰의 부활을 완성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재조해경을 위하여 개선해야 할 문제는 없을까? 해양사고 등을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한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에게 안전한 바다를 약속하기 위해 해양경찰이 ‘인력 부족·장비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해양경찰이 긴급 출동 시 필요한 전용 계류장 마련을 위해 4년간 예산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의 확보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해양경찰은 지난 2013년부터 전용 계류장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 확보에 나섰지만 한 번도 제 때 반영되지 못했다.

2014년 해체된 이후 국민안전처로 편입된 해양경찰은 5억5000만원의 전용 계류장 마련 예산을 신청했지만, 이 역시도 확보되지 않았다. 작년 12월 영흥도 낚시 어선 사고 이후 기획재정부가 부랴부랴 예산 지원에 나서면서 전국 해양파출소 95곳 가운데 전용 계류장을 가진 곳이 23곳에서 32곳으로 늘었지만 이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리고 해양경찰이 보유 중인 항공자산 가운데 무려 40%가 노후화돼 야간비행이 불가능하고, 4대 중 1대 꼴로 비행시간보다 수리에 더 많은 시간이 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국 파출소 95개소 구조보트는 총 95척으로, 그 중 연안 구조정 10여 척을 제외하고는 노후화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해양경비법 제3조에서 “국가는 경비수역에서의 해양안보 및 해양치안을 확보하고 해양수산자원 및 해양시설을 보호하기 위하여 해양경비에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확립하고 이를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 추진하여야 한다.”라고 국가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는 만큼, 해양경찰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의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경험을 쌓았다. 하선한 이후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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