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7 09:05

논단/ 선하증권의 기재사항 및 선하증권약관의 효력과 적용범위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법학박사)
선하증권의 종류, 성질, 효력 및 거래관계와 관련해 선하증권의 기재사항 및 약관의 효력과 적용범위 문제를 사례별로 검토할 필요가 있음
<5.13자에 이어>

나. 관할약관과 중재약관

(1) 관할약관

선하증권은 이면약관에 관할합의조항(약관)을 두는 경우가 많은 바, 외국법원에의 전속적 관할의 합의도 그 사건이 우리나라의 전속관할에 속하지 아니하고 지정된 나라에서 동 합의를 인정하여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그 효력이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위 합의가 반드시 유효한 것은 아니며 일방의 경제적 우위를 남용한 것이라고 보여질 정도로 현저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국제사법상 공서에 반하는 것으로 하여 무효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국제재판관할합의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당해 사건에 대하여 관할권을 갖는 모든 국가의 입장에서 보아 유효인가 무효인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전속적 관할합의인 경우에는 어느 한 국가에서 무효로 인정되면 배타성을 가질 수 없고, 비전속적 관할합의인 경우에는 무효로 인정되는 국가에서는 장래 그 판결의 집행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소송에 있어서의 재판관할의 합의는 전속적 관할합의가 아닌 한 별 의미가 없으므로 전속적 관할합의의 유효성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중재약관

1) 선하증권상 중재합의의 요건과 효력

운송인이 송하인에게 중재조항이 포함된 선하증권을 발행한 경우 송하인과 운송인 사이에서는 서면에 의한 중재합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선하증권의 배서, 교부를 통하여 그에 화체된 권리를 취득한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운송인에 대하여 선하증권에 기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선하증권의 소지인과 운송인 사이에서도 서면에 의한 중재합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중재조항의 적용범위

중재조항은 중재조항이 명기돼 있는 계약 자체뿐만 아니라, 그 계약의 성립과 이행 및 효력의 존부에 직접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분쟁에까지 그 효력이 미치고,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하여 계약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이 경합하는 경우에 그 불법행위책임의 존부에 관한 분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내용의 이행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쟁으로서 중재합의가 규정하는 중재대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선하증권상 선박소유자 등이 운송인의 항변을 원용할 수 있도록 하는 히말라야약관이 있는 경우 선박소유자 등이 선하증권 소지인의 청구에 대하여 운송인의 중재항변을 원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된다.

대법원 2010년 7월15일선고 2099다66723 판결은 중재합의에 관여한 바 없는 선하증권 소지인이 선하증권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이상 선하증권의 문언에 따른 효력을 받고 그 결과 서면, 즉 선하증권에 의한 중재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는 법리는 선하증권 소지인의 그와 같은 권리행사에 대하여 선박소유자 등이 선하증권의 문언에 따라 운송인의 중재항변을 원용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근거로 선박소유자 등과 선하증권 소지인 사이에서도 서면에 의한 중재합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여 선하증권 계약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대하여도 히말라야약관을 근거로 중재합의의 존재를 의제한 바 있다.

다. 준거법약관과 지상약관

(1) 준거법 약관

우리 나라 국제사법 제25조 1항은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한다. 다만, 묵시적인 선택은 계약내용 그 밖에 모든 사정으로부터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규정함으로서 준거법의 선택에 있어서 당사자 자치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선하증권은 준거법 약관(조항)을 두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이에 따라 준거법이 결정될 것이나, 이와 관련하여 준거법이 외국법으로 지정된 경우 어떻게 외국법을 적용하고 증명할 것인가 하는 외국법의 적용 및 증명문제와 외국법의 적용이 국내법질서에 반하는 경우 그 적용을 배제할 것인가 하는 공서의 원칙이 아울러 검토돼야 한다.

외국법의 적용 및 증명의 문제는 외국법의 법적 성질을 사실로 보느냐(외국법 사실설), 법률로 보느냐(외국법 법률설)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외국법도 내국법과 평등한 것으로 파악하여 외국법 법률설의 입장을 지지하는 견해가 일반적이며, 판례도 외국법을 법률로 보고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개정국제사법 제5조는 “법원은 이 법에 의하여 지정된 외국법의 내용을 직권으로 조사·적용하여야 하며, 이를 위하여 당사자에게 그에 대한 협력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외국법불명의 경우 처리방법에 관하여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으나 조리를 적용하여 판결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외국법이 적용되도록 돼 있다하더라도 외국법의 적용결과가 우리 나라 사회질서에 반하여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경우는 그 적용을 배척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 나라 국제사법도 이러한 공서의 원칙을 제10조에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서개념은 보편적·초국가적 입장에서 제한 해석하여야 하며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적 질서의 개념보다 좁은 개념으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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