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5 16:10

한중항로/ 시황부진 장기화…마이너스운임 확산

월간 물동량 ‘기저효과’ 두달 연속 상승곡선


미중 무역분쟁 이후 불거진 한중항로의 시황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선사들은 저유황유 전환 비용을 보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10월 들어 한중항로 물동량은 중국 국경절(건국일) 연휴 여파로 약세를 띤 것으로 파악된다. 전통적인 이 항로 강세 품목인 합성수지(레진)와 자동차제품 등이 모두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9월 현대기아차그룹의 중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7만8421대로, 1년 전의 9만1686대에서 14% 감소했다. 현대차가 5% 감소한 6만27대, 기아차가 36% 감소한 1만8394대에 머물렀다. 다만 전달인 8월에 비해선 현대차가 19%, 기아차가 1% 늘어났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의 9개월간 누계 판매량은 5% 감소한 73만672대에 그쳤다.

과거 한중항로 물동량 중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폐지 물량은 중국의 수입 규제 이후 자취를 감췄다. 항구 터미널마다 막대한 폐지 재고물량이 쌓여 있다고 선사 측은 전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 주요 수출화물들이 대부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레진 화물과 같은 원자재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바닥까지 떨어졌다”며 “다만 사드사태 이후 크게 감소했던 자동차 반제품(CKD)은 전달에 비해 소폭 호조를 띠었다”고 전했다. 

공식 집계된 8월 물동량은 상승세를 탔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한중항로 물동량은 7% 늘어난 25만4693TEU를 기록했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플러스성장이다. 이 중 수출화물은 8% 늘어난 9만1228TEU, 수입화물은 6% 늘어난 14만1673TEU였다.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수출화물 성장의 배경으로 보인다. 수출화물은 전달인 7월의 9만4310TEU에 비해선 3% 감소했다. 

운임은 심각한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10월11일 발표한 상하이발 부산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17달러를 기록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7월26일 이후 3달간 이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수출운임은 상황이 심각하다. 선사들이 해양수산부에 공표한 현물수송과 장기계약 운임은 각각 50달러 10달러 안팎에 불과하다. 운임공표제 도입 이후 대부분의 화주들은 한중항로에서 운임이 싼 장기계약 방식으로 운송거래를 하고 있다. 특히 경쟁 과열로 일부 선사들은 터미널하역료(THC)까지 할인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사들이 밑지고 화물을 싣는 마이너스운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평가다. 

운임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내년 1월1일 황산화물 배출 규제까지 시행되면서 선사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기존 고유황유에서 저유황유로 전환하면서 비용 부담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국적선사들은 올해 초 중국의 배출제한구역(ECA) 지정으로 중국 현지에서 TEU당 20달러씩 받고 있는 저유황유할증료(LSS)를 12월1일부터 60달러까지 인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선사 관계자는 “국적선사들이 12월부터 LSS 인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하고 중국선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중국선사들과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선사 자체적으로 해양수산부에 신고하는 식으로라도 환경 규제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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