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5 09:53

판례/ 무효인 양도담보계약에서 양도담보권자가 입은 손해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국토해양부 고문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원고,피상고인】 원고 **금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석** 외 3인)
【피고,상고인】 피고1 **항공주식회사, 피고2 박**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김** 외 1인)
【환송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0026 판결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2010. 5. 4.선고 2010나3179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1.29자에 이어>

(7) 부산은행 및 수협은 각각 D를 상대로 자신들이 소지한 선하증권에 기하여 수산물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 계속 중 원고가 D를 위하여 보조참가를 하였는데, 그 소송 결과 양도담보권을 선의취득하였다는 원고의 항변이 배척되어 부산은행 및 수협의 청구가 각 인용됨으로써 원고는 수산물에 대한 양도담보권을 상실하였다.

(8) 이에 원고는 피고1 **항공 및 피고2를 상대로 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2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모두 기각되어 원고가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그 후 환송전 대법원 판결은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고 그 결과 환송후 2심은 위 대법원의 판결취지에 따라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고 하여 원고승소판결을 하여 이번에는 피고들이 상고를 하게 된 것이다.

나. 판결의 요지

(1) 국제운송업자의 국내 운송취급인 甲 회사의 피용자 乙이 수입업자로부터 선하증권을 회수하지 않은 채 수입물에 대한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하여 줌으로써 수입업자가 그 화물인도지시서를 창고업자에게 제시하여 물품보관증을 발급받은 다음 이를 금융기관인 丙 금고에게 교부하여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수입물에 대한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고 대출을 받았으나, 선하증권을 소지한 신용장개설은행이 제기한 수입물 인도소송에서 양도담보권의 선의취득 항변이 배척되어 丙 금고가 양도담보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은 사안에서, 乙이 선하증권을 제시받지 않은 채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한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한 행위이고, 나아가 수입업자가 수입물에 대한 정당한 처분권한이 있는 것처럼 丙 금고를 기망하여 이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불법행위에 대하여 공모하거나 적어도 방조한 행위로서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甲 회사가 乙에 대한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거나 상당한 주의를 하였어도 손해가 발생하였으리라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乙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甲 회사는 乙의 사용자로서, 각자 丙 금고에게 위 대출로 인하여 丙 금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당초에는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었던 동산양도담보를 신뢰하여 금원을 대출하였다가 후에 양도담보를 설정한 동산을 타인에게 인도 당하게 됨으로써 양도담보권자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위 동산양도담보가 유효하여 담보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출연한 금액, 즉 양도담보물의 가액 범위 내에서 채무자에게 대출한 금원 상당이며, 위에서 말하는 양도담보물의 가액은 동산양도담보가 유효하였더라면 그 실행이 예상되는 시기 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다. 평석

(1)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지

대법원이 피고들에게 수하인이 원고를 기망하여 대출받은 불법행위에 공모하거나 적어도 방조한 행위로서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으나, 이는 아래와 같은 점에서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2가 화물인도지시서를 발행할 당시 평소 거래처로 잘 알고 있는 수하인의 부탁에 의하여 아무런 문제도 없게 하겠다는 말을 믿어 발생한 것일 뿐 수하인이 원고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원고와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실제 항소심기록을 보면 피고2가 형사처벌을 받은 것은 신용장개설은행에 대한 배임으로 인한 것일 뿐 원고에 대한 사기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즉, 형사상 원고에 대한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은 적도 없다고 할 것이다.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나 이 경우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반하는 것을 말하는데, 피고2가 선하증권의 회수없이 화물인도지시서를 발급한 경우 그 주의의무는 수하인이 신용장개설은행에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물건을 반출하는 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을 뿐, 이 사건과 같이 수하인이 물건을 반출하지 아니하고 창고업자로부터 물품보관증을 교부받아 가지고 마치 수산물을 처분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것으로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대출을 받는 불법행위까지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2는 이 사건 화물인도지시서를 발급할 당시 수하인이 선하증권의 소유자인 개설은행의 동의를 얻지 않거나 신용장대금을 변제하지 못한다면 개설은행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예견이 가능하였다고 할 것이나, 수하인이 창고업자로부터 물품보관증을 발급받고 이를 이용하여 양도담보를 설정하고 원고로부터 대출을 받을 것까지는 도저히 예견하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이를 예견한다는 것은 불법행위를 저지를 것까지 예견하라는 것인데 이는 사회통념상 심히 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관한 대법원 판결은 합리적인 근거를 결여한 심히 부당한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2) 양도담보권자인 원고의 손해의 범위

채무자인 수하인이 원고에게 타인 소유의 수산물을 양도담보로 제공함으로 인하여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 경우,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청구할 수 있는 손해액은 이들 채무자들이 자신들 소유의 수산물을 정상적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한 경우에 회수할 수 있었던 금액을 초과할 수는 없는데, 위 대법원판례는 이에 관하여 “양도담보물의 가액 범위 내에서 채무자에게 대출한 금원 상당이며, 위에서 말하는 양도담보물의 가액은 동산양도담보가 유효하였더라면 그 실행이 예상되는 시기 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손해의 범위에 관하여 매우 타당한 판시를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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