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6 09:04
“자원수출 늘려 몽골물류 효율성 제고해야”
위클리이사람/ 청조해운항공 강현호 대표이사
중소물류기업 최초 몽골 현지화 전략 성공
전용철도 구축해 몽골서 최대 자원물류망 확보


“중소물류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물류기지를 건설하고 새로운 포워딩사업을 구축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해외진출 지원사업 덕분이었죠. 본 사업을 통해 중소 포워딩업체들이 해외진출을 다각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인터뷰에 임하는 청조해운항공의 강현호 대표이사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몽골의 자원물류네트워크 현황에 대해 논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몽골 물류시장을 설명하던 강 대표의 모습에서 청조해운항공의 경쟁력을 느낄 수 있었다.

1998년에 설립된 청조해운항공은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몽골물류시장에 일찌감치 집중하면서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1달러에 800원에 불과하던 환율이 최대 2000원까지 급등하자 러시아와 몽골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물류업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것이다. 몽골지역을 전문으로 해운·항공 물류업을 이어오던 청조해운항공은 2011년 새로운 도전을 맞았다. 몽골에서 광물자원인 형석 가공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한 업체의 소식이었다.

“현대제철에 형석을 공급하는 후성그룹이 2011년에 형석을 가공하는 공장을 몽골에 짓겠다고 했습니다. 연간 6만t에 달하는 형석을 가공한다는 계획이었죠. 문제는 물류였습니다. 몽골물류시장을 20년 넘게 파고들면서 느낀 게 양질의 자원을 집화하고 하역할 수 있는 물류기지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당시 가공 공장을 구축하던 아이락(AIRAG) 지역에는 물류인프라가 전혀 없었거든요. 몽골시장을 주력하던 청조가 맡기에 제격이었죠. 후성그룹 측의 물류운송사업 제안으로 2012년 아이락에서 물류기지를 착공해 2015년 말에 완공했습니다.”

중소물류기업으로서 해외진출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건 아니었다. 청조해운항공은 정부가 2011년에 추진한 ‘중소물류기업 해외진출 타당성조사 비용 지원사업’에 응모해 우수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부족한 자금력과 외국계 민간기업에 대한 현지 업체들의 텃새 그리고 불합리한 규제였다. 특히 물류기지를 구축하면서 몽골 정부가 외국계기업이라는 이유로 차별적으로 대하거나 인허가 지연을 일삼아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강 대표는 정부가 조사비용만 지원할 게 아니라 진출한 기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협조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의 한계를 채울 수 있는 ‘우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몽골의 관료들이 가끔씩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환경이나 소방법을 들면서 범칙금을 부과하면서 수입을 챙길 때가 있습니다. 사업이 잘 된다고 소문이 나면 힘 있는 현지 경쟁업체가 자국 공무원을 통해 제재를 가할 수도 있는 대목이죠. 그 점에서 우리나라 정부나 해외물류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던 기관, 항만공사 무역협회 등이 민간기업과 손을 잡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에서 민간기업 혼자 협상장에 나서는 것 보다, 국가 공기관이 함께 하면 훨씬 안정적이고 협상력이 우월해지니까요. 민관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가공된 상급의 형석광물이 포장용기인 톤백에 가득 적재돼 야적장에 장치돼 있다.

 
수출입‘컨’ 불균형, 자원물류가 해답

몽골물류시장의 문제점을 묻자 강 대표는 주저하지 않고 수출입 컨테이너의 극심한 불균형을 꼽았다. 광업이 국부의 80%를 차지하는 몽골은 연료 기계설비 전자제품 자동차 등 에너지와 자본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몽골 자민우드시 세관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몽골이 수입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로 7만3000박스였지만, 수출은 2000TEU에도 못 미쳤다. 비율로 따지면 수입컨테이너 37개가 수출컨테이너 1개와 맞먹을 정도로 복화율(화물수송 후 돌아올 때 싣고 오는 정도)이 낮은 셈이다. 최저수준의 복화율에 그가 내린 처방은 ‘자원물류’다. 최대 수입원인 광석을 전 세계로 수출해야 몽골이 컨테이너 수급불균형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컨테이너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몽골은 자원물류에 주력해야 합니다. 중앙아시아 컨테이너 시장은 화주소유 컨테이너(SOC)가 대부분이라서 공컨테이너를 현지에서 매각하거나, 장치장에 두거나, 다시 회수하는 편이죠. 몽골로선 컨테이너 이용료가 저렴한 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장된 톤백은 갠트리크레인으로 화차에 하역된다.


강 대표는 자원을 집화하고 하역할 수 있는 시설이 자리를 잡은 만큼, 국내 자원개발업체들이 몽골에서 형석 구리 몰리브덴 등 다양한 자원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했다.

“그동안 많은 자원개발업체들이 물류 인프라 개발 미비로 몽골시장을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청조는 아이락 물류기지에 50t과 25t을 병행할 수 있는 갠트리크레인을 국내 제작업체로부터 들여와 연간 50만t의 하역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화차 1량이 12m인데 200m를 수용범위로 본다면 최대 15량을 한 번에 작업할 수 있는 시설이죠. 1량의 적재하중은 60t으로 회당 900t을 하역할 수 있습니다. 또 상급의 형석을 걸러내는 스크린도 갖추고 있어 자원개발과 물류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류기지 건설로 자원물류를 실현하게 된 덕분입니다.”

강 대표는 지난해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자원수요 부족으로 물동량 회복이 더딘 점이 아쉬웠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몽골화폐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어 수출에는 더없이 좋은 최적기라고 말했다.

“1달러에 35루블이던 러시아 루블화가 최근 66루블까지 올랐습니다. 몽골도 1달러에 1300투그릭이던 게 2400투그릭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어요. 수입물동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무역수지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몽골 현지에서 태양광발전 외 인프라시설과 같은 대형 SOC사업에 대한 입찰이 늘어나고 있어 관련 물동량이 많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본력을 갖춘 대형 자원개발기업들로선 물류인프라가 구축된 몽골시장 진출을 노려볼 때입니다.”

남북통일시, 몽골서 동해까지 원스톱 수송 기대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점은 몽골물류시장의 잠재력을 한층 북돋우고 있다. 특히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노선이 구축되면 몽골과의 연결수송망이 강화될 전망이다. 북한과 대치국면인 지금은 몽골 중국을 거치는 몽골횡단철도(TMGR)이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전장길이가 4700km에 달하는 TSR(시베리아횡단철도)과 달리 TMGR은 1100km에 불과하고, 운임이 합리적이면서 수송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중국이 최근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면서 TMGR 수송이 까다로워졌습니다. 어쩌면 중국을 거쳐야만 하다 보니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며 몽골 에너지자원을 규제하는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 리스크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남북을 잇는 철도가 언젠가는 마련돼야 합니다. 남북철도가 설치되면 몽골-러시아-하산-나진-동해로 이어지는 철도수송이 가능해질 거로 봅니다.”

강현호 대표는 올해 하역인프라시설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올해는 자원수요가 크게 늘어나 몽골 아이락에 구축한 하역시설이 최대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부국으로 꼽히지만 우리나라가 몽골시장에 의존하는 건 0.2%에 불과합니다. 자원개발업체들이 몽골시장의 잠재력에 눈을 뜨길 희망합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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