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1 09:59:58.0

칼럼/ 남북경협과 경제적 기회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김광석 겸임교수

블랙 스완(black swan, 검은색 백조)이 나타났다. 원래 백조는 하얀색이다. 검은색 백조가 나타났다는 말은 흔히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가리킨다. 근래 블랙 스완이 종종 나타난 것 같다. 2016년에는 브렉시트(Brexit)가 결정되고, 트럼프가 당선되는 등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나타났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도 몇 년 전만해도 누구 예상했으랴?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블랙 스완이 등장했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판문점 선언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및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 트럼프 대통령간의 핵을 둘러싼 논쟁이 고조되며 전쟁 가능성까지 부각되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6월에 계획된 북미정상회담과 신경제지도 발표를 앞두고, 주요 경제적 현안들을 중심으로 미래를 그려보기로 한다.

한반도 미래전망

본고는 STEEP method를 이용하여 종전 이후의 한반도 내 주요 메가 트렌드를 도출했다. S는 Society(사회)를, T는 Technology(기술)를, E는 Environment(환경)를, E는 Economy(경제)를, P는 Politics(정치)를 각각 의미한다. 즉 STEEP method는 사회, 기술, 환경, 경제, 정치 각각의 측면에서 일어나는 메가 트렌드를 분석하는데 활용되는 정성적 분석방법론이다.

첫째, Society(사회)적 관점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분절된 상황 하에서는 차이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 없었으나, 교류가 빈번해 지면 그러한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남북의 관계를 떠나서, 국내 여느 지역 간의 갈등 뿐만 아니라 빈부, 세대, 성별에 따른 갈등이 팽배하지 않은가? 정치적 이념 및 문화 차이에 따른 갈등이 심화될 수 있고, 동시에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캠패인이나 공동체 문화 교육 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Technology(기술) 관점에서는 주요 인프라 관련 기술들에 관한 R&D가 집중될 전망이다. 북한의 인프라개발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활성화가 진전되고, 해당 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선진화된 기반 기술들이 확산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 지능형교통시스템)나 Smart Grid +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시스템), 5G 등 교통·에너지·통신 인프라 기술들에 관한 R&D가 더욱 집중되고, 산업 활성화가 기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Environment(환경)에 있어서는 관광특구 조성 및 핵처리 안전화, 환경이슈 제기 등의 다양한 현안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지 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 개성공단 등 관광특구를 조성하고, 국내외 관광객도 확대될 전망이다. 비핵화 추진의 과정에서 핵무기 및 핵폐기물 처리에 관한 논의가 진전되고, 강도 높은 개발로 야생동물 및 산림 보존이나 수자원 보호 등 다양한 환경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Economy(경제) 관점에서는 북한 경제특구 조성 등에 따른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남북경협이 재개됨에 따라,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고, 주요 기업들의 리쇼어링(reshoring)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절감이나, 규제 완화 지역 조성 등 다양한 리쇼어링 정책들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뿐만 아니라 북한의 노동력이 인력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활용됨으로써 생산성이 제고되고,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북한의 주요 저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상업용·주거용 건축이 활발히 이루어 지고, 다양한 인프라개발(교통, 통신, 물류, 에너지 등)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교육 시스템이나 의료서비스 공급이 확대되고, 육상물류(TKR+TSR) 확대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물류 효율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TKR(Trans Korea Railroad)은 한반도종단철도를, TSR(Trans Siberian Railroad)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의미한다. 주요 화물을 철도운송을 이용해 유럽에 수출하게 되니 물류비가 절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섯째, Politics(정치) 관점에서는 새로운 국제정치 기조가 형성되는 등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북-중-러를 중심으로 한 정치동맹과 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정치동맹 간의 대립구조가 허물어질 전망이다. 이는 아래 제시될 북한의 개방모델이나 북미 정상회담 추진 현황 등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통적 동맹관계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치 기조도 다양한 정책공약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평화와 사회통합을 강조하고,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지원하는 정치기조가 강화될 전망이다.


개성공단 재가동

개성공단은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간 「공업지구개발에 관한 합의서」가 채택되면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2004년 6월 15개 기업이 시범단지 입주 계약을 체결했고, 2015년 12월말 기준 125개 기업이 입주했다. 당시 북측 근로자는 55,000여명에 이르렀고, 2005년 3월부터 2015년 12월말까지 누적 생산액은 약 32.3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진행하고, 2월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개성공단 중단을 결정했다.

많은 대중들은 개성공단 철수에 관한 언론보도 내용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다시 개성공단에 재입점하기를 꺼려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96%가 재입주 의향을 밝혔다. 정부는 입주사들의 직접적 피해에 대해 지원금을 제공했고, 그 밖에 자금·세제·대체생산·고용 등 분야별 지원 대책을 시행해 왔다. 또한, 기업들이 두고 온 자산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렴한 인건비의 노동력을 활용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제조기업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개성공단 입주 및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영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보험, 자금마련 등의 금융서비스가 필요하다. 우리은행은 2004년 개성공업지구에 지점을 개점했으나, 현재 철수 후 임시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IBK기업은행도 개성공단에 입점하기 위해 전략을 강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개성공단 입점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도 있지만, 무엇보다 상징성이 매우 높고, 추후 남북경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에서 경제통합(Economic Integration)으로 발전하거나, 통일이 이루어질 때의 기대가치는 더욱 높다고 하겠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에 입점해 있는 CU도 영업 재개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편의시설로서 역할을 희망하고 있다.

6월의 북미 정상회담과 ‘신경제지도’ 발표를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나 성공적 개최여부 등을 놓고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북한의 개방과 남북경협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집 등을 통해 밝혀 왔던 신경제지도가 현 시점에 맞게 재설계 되어 6월중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합의가 담긴 신경제지도를 통해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 물류 및 에너지 인프라 조성 뿐만아니라 산업 지구 조성 등에 걸쳐 경제적 기회의 윤곽이 명확히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종전과 남북경협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은 주요한 남북경협주에 집중하거나, 파주 등의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자로도 연결되는 모습이 분주하다. 상당한 기대도 있지만 위험도 있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기업들은 개성공단 입주와 다양한 지원책들을 고려해야 하며, 가계는 기대만을 고려한 ‘투기’가 아닌 위험을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의 ‘투자’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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