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7 14:22

2020 경제전망

기고/김광석 교수


‘위기다 위기다’ 말한다. 필자의 지인들이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물어본다. “2020년에 위기 온다는데 언제와?” 2020년 세계경제 위기가 온다는 이야기는 대체 어디서 시작된 걸까? IMF, OECD, World Bank 등의 세계 주요 경제기구들은 2019년 저점을 뒤로하고, 2020년에는 반등한다고 이야기 한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들도 한국경제가 매우 미미하지만 2020년에 회복국면에 놓여 있다고 이야기 한다. 경제 기사, 경제 강의, 경제 방송, 경제 책들이 넘쳐나는데, 어떤 것이 가짜 정보고 어떤 것이 진짜 정보인지 구분하기는 어렵기만 하다. “정치색 없이, 이권 단체의 입장 없이, 객관적으로 2020년 경제를 먼저 들여다보고 싶다.” 경제 주체들의 마음은 한없이 목마르다. 객관적으로 2020년 경제를 먼저 들여다보자. 저자가 발간한 『한 권으로 먼저 보는 2020년 경제전망』을 요약적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2020년 세계 경제 주요 이슈

2020년 경제는 ‘대전환점(point of a great transition)’이다. 2020년은 2010년대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경제구조로 전환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세계경제는 2019년을 저점으로 해 반등한다.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던 긴축의 시대가 종결되고, 완화의 시대로 전환된다. 세계적으로 경기부양에 초점을 두고, 2019년에 고조됐던 긴장감이 2020년 들어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한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이 됐던 미중 무역분쟁은 2020년에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2019년에 비해 격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위축됐던 교역과 투자가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반등하는 신흥국(rebounding emerging)들이 2020년 세계경제의 회복을 견인하기 시작한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들의 반등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이탈하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신흥국들로 생산기지를 이동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해외직접투자(FDI)도 아시아 신흥국에 집중되는 양상이 지속된다. 2019년 상반기까지 미국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해 옴에 따라, 신흥국들과의 통화가치가 크게 벌어지고 해외 투자자금이 신흥국들로부터 이탈해 왔다. 2019년 하반기부터는 미국도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신흥국들도 금리를 인하해 나갈 여력이 생겼고, 이에 경기회복 국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편, 유럽에서 논의 돼온 ‘디지털세’는 2020년의 새로운 무역전쟁을 암시하고 있다. 2019년 7월 프랑스 상원은 글로벌 IT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최종적으로 통과시켰으며, 마크롱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했다. 프랑스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IT 대기업에 디지털세 부과를 법제화한 것이다. 디지털세는 연간 전 세계 매출 7억5,000만 유로 이상, 프랑스 매출 2,500만 유로를 초과한 IT 기업에 대해 영업매출의 3%를 과세하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중개 수수료, 타깃광고 및 데이터 판매에 따른 수익이 과세대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고, 이는 미국이 프랑스에 대해 보복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 등을 취하기 위해 명분을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가 우리의 위대한 IT기업들에게 디지털세를 부과했다.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해 우리는 조만간 대규모 보복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른바 ‘와인세’로 보복을 준비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디지털세 도입에 대해서는 사실 EU차원에서 유럽 주요국들이 공론화 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미-유럽 무역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2020년 한국 경제 주요 이슈

2020년 한국경제에도 거대한 전환점이 시작된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이라는 분배정책에서 투자진작이라는 성장정책으로의 방향성 전환이 시작된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중심이 됐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8년, 2019년 두 자리 수를 유지하다가 2020년 큰 폭으로 하락한 2.9%로 결정했다. 반면, 한국경제는 제조업 위기를 맞은 상황이지만, 한일 무역전쟁을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최우선 정책기조로 두고 전환점을 맞이한다. 소위 ‘소주성(소득주도 성장정책)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으로의 전환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고,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2020년 예산안에서도 나타났듯 ‘산업·중소·에너지’ 부분의 예산을 이례적인 규모로 계획하고 있고, 민간자본이 마중물 역할을 하며 2019년 설비투자 규모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고, 수소경제를 육성하며, 5G 기반의 스마트 산업을 선도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시도 하는 등 신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진흥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샌드박스와 규제 자유특구를 중심으로 한 규제완화도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는데 한 몫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9년까지 ‘콘셉트’에 머물렀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2020년에 ‘엑션’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산업적으로도 수소경제의 현실화, 소재부품산업의 집중적 투자, 신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 등과 같은 탈바꿈된 트렌드들이 즐비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경제 전망

2020년 세계경제는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2020년 경제성장률이 완만하게 반등할 뿐 2019년의 저점에서 벗어나는 정도이고, 2017년과 2018년 수준에는 못 미치는 정도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브렉시트 등 정치적 리스크가 2020년 경제전망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무역전쟁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취약한 제조업이 침체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경제의 두드러진 특징들 중 하나는 신흥국과 선진국간이 상반된 양상에 놓일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같은 주요 선진국 경제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신흥국들은 2019년 저점을 기록한 이후 상당한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흥국들은 2018~2019년 동안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국면이지만, 선진국들은 보호무역조치들과 브렉시트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2020년 한국경제 전망

2019년 한국경제는 하강국면이 명확한 ‘결정점(deciding point)’으로 비유됐다. 기회요인 보다 위협요인이 절대적으로 많은 해였다. 대외적으로도 대내적으로도 불확실성이 가득했다. 사실 2018년부터 시작된 하강국면은 2019년에 더욱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가 격화되면서 무역분쟁으로 확대되듯이 말이다. 2018년 한국경제가 ‘나름의 선방’이라는 2.7%를 기록한 이유는 수출 때문이었다. 내수경제가 급속히 안 좋아 졌지만, 수출이 3.3% 증가하면서 경제를 지탱해 주었다. 2019년에는 대내경제가 안 좋은데 수출마저 크게 둔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했던 것이다. 2019년 경제성장률 2.1%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유럽 발 재정위기의 충격이 있었던 2012년(2.4%)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020년 한국경제는 수많은 변화에 직면하는 ‘대전환점(point of great transition)’에 놓여 있다. 2020년 한국경제는 2019년 저점에서는 반등하지만, 회복세를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의 2.2%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의 많은 채널에서 위기감을 조성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2020년은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그런 위기의 상황이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기조 속에서, 2019년 저점을 뒤로하고 소폭의 반등이 있는 시점이다. 회복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위기라고 정의될 수는 없다.

2020년 대전환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2020년 대외 경제에는 무역전쟁 등의 불안요소들이 상당하다. 주요 수출대상국들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시장을 대상으로 진출 전략을 강구하고 현지 시장에 특화된 상품 및 마케팅 기획을 수립해 나갈 때다. 한편, 대외 경제가 불확실 할 때는 상대적으로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주요 산업들의 공급라인을 국산화 하는데 정책적 지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바, 지원을 활용해 기류에 편승하는 노력도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와 국가 간의 무역갈등이 확산돼 가는 과정 속에 기업들의 생산기지 및 주요 원자재 및 부품 공급처를 전략적으로 이전시키는 방안에 대한 실직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들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초저금리를 유지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을 육성하고, 자영업 경영여건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경기부양책들을 이행해 나갈 것이다.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턴(U-tern) 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고, 유망산업에 대한 투자를 진흥하기 위해 산업보조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정부의 지원정책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경기부양책들을 활용하는 사업전략들을 강구해야 한다.

2020년 정부의 예산안과 재정운용계획을 검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예산안 편성을 기초로 정책지원이 집중될 분야를 확인하고, 공적자금을 활용한 투자계획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예산안은 R&D 자금을 활용해 소재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빅데이터, 5G 통신인프라,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스마트 산업을 지원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산업 정책 기조는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을 선정할 때 고려돼야 할 영역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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