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0 14:07

2020년 재정정책

기고/김광석 교수



2019년 12월 10일, 국회를 통과한 확정된 2020년 예산안이 발표됐다. 매년 발표하는 예산안은 이듬해의 나라 살림살이를 알 수 있는 ‘나라 가계부’다. 정부는 예산안 발표를 통해, 차년도에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재정정책의 방향성을 공포하는 것이다. 

2020년 슈퍼 예산안의 편성 

2020년 예산은 약 512.3조원에 달한다. 2019년 예산과 비교하면 42.7조원이 증액됐다. 재정지출 규모의 증감률을 계산해 보면, 2020년 9.1%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2019년 예산도 전년대비 9.5%로 증가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2년 연속 9%대의 예산을 매우 확장적으로 편성하고 있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20년 예산안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확장적 기조로 편성했다.

정부가 단기적인 재정수지 악화를 감내하되 중기적으로는 적극재정이 경제성장과 세수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계획을 ‘확장적 재정지출’이라고 한다. 확장적 재정지출은 나라가 경제적 위기 상황 하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가하는 정책수단 중 하나다.

특히, 통화정책도 2019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된 상황 하에서, 가동할 만한 모든 정책들이 경기부양적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2019년 하반기의 경제상황과 2020년 경제를 감안 했을 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경기부양적으로 집중돼야 할 필요성을 반영한 계획이라고 평가된다.
 
예산 규모보다 ‘어떻게 쓰여 지느냐’가 더 중요해

예산안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예산이 ‘잘 쓰여 지는 가’도 매우 중요하다. 자녀에게 용돈을 준다고 가정했을 때, 그 돈으로 책을 살 수도 있는 것이고 게임을 하는데 지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떻게 쓰여 지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2020년 정부 예산안의 분야별 증감률을 보면, 현 정부가 경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음이 명확히 들어난다. 무엇보다, ‘6.산업·중기·에너지’ 부문의 2020년 예산 증가율이 27.1%로 단연 높다. 사실, 2019년에도 이 분야에 대한 예산을 가장 높게 증가시켰던 바 있다.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두드러진다. ‘5.R&D’ 예산은 핵심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17.6% 증가시킬 계획이고, ‘4.환경’과 ‘7.SOC’ 예산도 중점적으로 확대해 건설투자를 회복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 밖에 눈길이 가는 영역이 ‘1.보건.복지.고용’ 분야다. 재원 배분 현황을 보면,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이 전체 예산안에서 약 35.4%에 달하는 가장 큰 예산 분야임에도, 증가폭도 상당히 크다. 특히, 일자리 예산은 사상 최대인 25.8조원이 편성됐다. 일자리 분야에 재정투자의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4대 중점 투자 분야

첫째, 소재·부품·장비 핵심 기술 개발 분야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조기 공급안정을 지원하고, 수입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산업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해 민간투자를 유인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미 소재 양산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설비투자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둘째, ‘DNA + BIG 3'에 집중 투자해 AI 사회로의 전환을 이끌고자 한다. 핵심 인프라(Data-Network(5G)-AI) 집중투자로 4차 산업혁명 기반을 구축하고, 3대 핵심산업(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한다. 2020년 혁신성장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분야로 기대하고 있다. 

셋째,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핵심인재를 양성하고, 주요 선도사업에 투자를 진작할 계획이다. 미래 유망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대학의 혁신을 추진하고, 산학협력의 모델 하에 실용적 교육과 연구가 수행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초중등 교육 단계에서도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학습공간을 다양화 하거나 소프트웨어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예산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마트산단을 조성하고 스마트공장 및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보급하는 등 선도사업에 예산을 확대 편성했다.

넷째, 창업·벤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계획했다. 공공데이터를 개방해 혁신 창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강화하고, 창업기업이 성장 단계별(창업초기-성장-도약·재창업)로 맞춤화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창업 생태계를 확충할 것이다. 또한, 연구기관이나 대학 실험실에서 보유한 기술들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R&D 성과물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모태펀드 출자도 확대하고, 융자자금도 확충해 유망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보유한 사람이 창업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기업은 정부의 예산안과 재정운용계획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산안에 담긴 R&D 집중 분야, 산업단지 조성 지역, 플랫폼 구축 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을 상세히 살피고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검토하는 제조기업이라면 스마트공장 확대 및 고도화를 위한 지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공공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산업에 투자 및 진출하거나 플랫폼을 확충하는 노력들도 정부의 지원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인재양성과 일자리 창출 분야 그리고 유망 투자 분야 등을 고민할 때 정부 예산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나 재직자 및 실업자의 미래인재 역량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들도 검토할 수 있겠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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