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4 09:09:00.0

푸드톡앤톡/여름 사냥

비스트로 도마 우정호 셰프



아메리카, 유럽을 넘어 아시아까지 어느 인종을 막론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편의상 아이스크림을 가장 큰 범주라고 정의하겠다!)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종류를 크게 나누면 하드 아이스크림과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있지만 좀 더 디테일하게 나열하자면 유제품을 전혀 더하지 않고 과육, 물, 설탕으로만 만든 아이스크림을 소르베(sorbet)라 하는데 베지테리언의 최고봉인 ‘비건’까지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다.

셔벗(Sherbet)은 소르베보다 유제품 함량이 약간 들어간 가벼운 아이스크림으로 수분 전체의 50%이하의 유제품을 넣고 만든다. 80~90년대 유행했던 파르페(Parfait)는 우리가 알고 있던 얇고 긴 유리잔에 콘플레이크, 주스, 생크림, 계절과일, 시럽 그리고 주인공인 아이스크림을 얹고 위에 베리종류의 퓨레를 올린 후 빨대를 꽂은 걸로 기억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미국식 ‘프라페’이고 원조인 파르페는 프랑스어로 ‘완벽한’이라는 뜻의 단어로 살짝 익힌 계란노른자와 설탕 또는 이탈리안 머랭, 거품올린 크림 그리고 종류에 따라 과일이나 초코렛등의 향료를 넣고 단단하게 얼린 것을 말한다.

프랑스에서는 아이스크림을 글라세(glace)로 부르고 계란 노른자와 설탕, 우유, 바닐라빈을 이용해 ‘크림 앙글레이즈(Cr?e Anglaise)’라는 소스를 만들어 아이스크림의 베이스로 사용한다. 이 크림소스는 아이스크림 뿐 만 아니라 푸딩, 클래식한 디저트인 크림 브륄레(Cr?e Brulee), 플로팅 아일랜드 등 다양하게 쓰이므로 꼭 알아두자! 또한 공기함량(Overrun)에 따라서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녹진한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아이스크림 만들 때 회전 속도를 빨리하면 공기가 많이 들어가 그만큼 부드러워지는데 보통 1리터의 아이스크림 베이스 기준으로 2리터의 부피정도가 나온다. (공기함량 비율 100%) 반대로 회전 속도를 느리게 하면 공기 주입이 덜 일어나게 되어 밀도가 높은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냉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젤라또(Gelato)는 공기함량의 비율이 30%정도로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질감이 더 단단하고 진하다.

유지방 함량도 6%이내로 미국에서 말하는 아이스크림의 정의 10%이상 기준에 못 미친다. 정확히 미국에서는 젤라또가 아이스크림의 범주에 못 들어오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진다. 물론 역사는 기원전부터 시작한 젤라또가 훨씬 더 오래됐지만… 필자의 인생 아이스크림은 대학교 재학 당시 유럽배낭여행 때 갔던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 옆 골목 예스러운 구시가지 자갈로 깔린 골목을 걷다 보면 뜨거운 장작 화덕을 장착한 피자집들이 즐비한 모퉁이에 작은 가게에서 먹은 레몬 젤라또이다.

남자들은 보통 디저트(사치라는 생각?)보다 음식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 역시 돈이 많지 않은 대학생 남자 배낭족이었으니까 디저트보다는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음식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 중간을 가로질러 줄을 길게 선 젤라또 집의 유리 진열장 너머로 색색가지의 명품 먹거리를 지나칠 수 없었다. 물론 그 당시 젤라또 경험이 없었던 터라 더 맛있게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정말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완벽했다.

너무 맛있어서 밥 대신 젤라또로 식사를 대신하는 배낭족이 있을 정도 였으니까! 앞에서 언급했던 아이스크림의 베이스인 크림 앙글레이즈 만드는 법을 살펴보자. 비율암기와 계란노른자만 익히지 않는다면 맛있는 크림을 얻을 수 있다. 우선 냄비에 우유 500ml  60g, 속을 긁어낸 바닐라빈을 약불에서 데운다. (팔팔 끓지 않도록) 다른 볼에 계란노른자 6개와 설탕 60g를 세게 휘저어 엷은 아이보리색이 날때까지 저어준다.

우유가 살짝 끓어오르면 1/3정도의 양을 노른자 믹스에 천천히 넣으면서 빠르게 휘저어 주는데 노른자가 익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노른자와 설탕은 소스의 농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노른자와 우유가 잘 섞였으면 반대로 이 mixture를 냄비에 한번에 붓고 잘 저어준 후 다시 약불에 올려서 30초간 소스를 익혀준다.

조리시간은 우유량을 기준으로 1리터당 1분으로 기억하면 된다. 약불 이라도 노른자가 일부 익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소스를 고운체에 걸러주고 얼음을 받치고 식힌 뒤 냉장고에서 바닐라 빈의 향이 잘 배도록 꼭 하루 정도 숙성시킨 후 사용한다. 그렇다면 이 크림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지만 조건이 꽤 까다롭다.

그라니타의 경우 2시간마다 포크로 긁어주면 텍스쳐가 나오지만 공기를 넣지는 못하므로 얼린 무스에 가깝고 아이스크림의 경우는 아이스크림메이커가 필요하다. 요즘은 가정용으로 5만원 정도면 살 수 있으므로 아이스크림 매니아라면 하나 정도 사서 집에서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에 도전해 보자! 단점이라고 한다면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전 냉매통을 꽝꽝 얼려 준비해야만 한다는 것과 사 먹는 아이스크림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는 거!! 하지만 훨씬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고 시중에 파는아이스크림중에 좋은 재료로 만들어 진 것들이 파악된다.

필자의 매장인 판교 ‘비스트로도마’에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과일, 우유, 설탕, 크림, 물의 5가지 재료만으로 과일 본연의 순수한 맛을 살려 레서피를 짰는데 아이스크림 공부를 하다 보니 공기함량과 유지방함량 등이 젤라또 기준에 충족되어 후식으로 커피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보관이나 재고관리가 용이하고 선호도가 높은 식품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 받는 디저트로 더 발전해 나갈 것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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