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1 09:07:00.0

강력한 대응력 기반 포스트 코로나 공급체인

기고/이헌수 (사)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이제 많은 기업들이 나름대로의 생존 및 대응전략을 기반으로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물류산업은 이러한 재난의 가장 우선적인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또한 대부분 산업에 있어서 성장 발전의 기반이 되는 기간산업 및 전략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글로벌 공급체인의 대폭적인 변화 추진

600명의 글로벌 조달 및 공급체인 책임자에 대한 조사(Procurious, 2020.6)에 의하면, 97%의 기업들에 있어서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공급체인 장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73% 이상이 글로벌 공급체인에 있어서의 대폭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38%의 조사대상 기업이  조달기반의 확대, 34%가 글로벌화의 축소, 21%가 재고의 증가와 관련한, 대폭적인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우선 다양한 조달대안의 확보를 포함한 공급업체 기반 확대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글로벌 공급체인의 지역적 범위의 축소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는 국가 혹은 지역적 봉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코로나 통로(corona corridors)와 같은 비상대책 적용이 가능할 수 있는, 항만 혹은 공항 배후지 산단에 입지한 공급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쟁우위의 핵심으로서의 글로벌 공급체인

1,839개의 글로벌 제조업체 중 65%가 공급체인을 그들의 차별적 경쟁우위의 핵심근원으로 판단하고 있다(IDC, 2020.5). 특히 t오늘날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강력한 대응능력을 가진 공급체인(Resilient Supply Chain)을 핵심 우위요인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따라서 아직까지도 많은 제조기업들이, 그들의 다양한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기능 정도로 인식하던 공급체인이,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으로서의 인식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물류산업을 위한 중요한 기회의 창이 되고 있다.

많은 제조 및 유통기업들이 그들의 공급체인을 재편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나, 이는 물류기업의 주도적인 역할 및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많은 공급체인 장애가 2차 협력업체 이후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50개의 글로벌 제조 및 유통기업 중 모든 2차 협력업체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는 기업은 36%에 불과했으며(BCI, 2020. 7), 향후 리쇼어링(reshoring), 니어쇼어링(nearshoring) 추세가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물류기업이 글로벌 공급체인을 통합관리하는 체계가 없이는,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화주기업들이 글로벌 경영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속해나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강력한 불확실성 대응능력, 신속성(agility),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신시장 진출 대응능력을 갖춘 글로벌 공급체인 확보가, 모든 조사대상 기업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급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향후 3~4년간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IDC, 2020.5). 이러한 공급체인 확립을 위해서는, 기존 프로세스의 대폭적인 디지털 변환이 전제가 되며, 경쟁력 있는 공급체인을 보유한 기업 중 76%가 AI 기반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공급체인에 있어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 기술, 인적자원에 있어서의 대응능력 강화가 핵심전제가 된다.


프로세스 대응능력 강화

코로나19가 초래한 공급망 단절이, 물류기업이 공급업체 관리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화주기업의 공급업체 믹스(mix)를 재평가해야 하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공급 가능한 대안과의 연결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화주기업의 공급체인관리를 담당하는 물류기업이, 각 조달-생산-판매 단계별 협력업체 간의 동조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합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조달망 장애로 인한 재고부족 발생시, 가용 재고를 적절히 할당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공급체인 단계, 전략적 중요도 등에 따른 유형화가 필요하다. 재고가, 대부분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상황은 재고를 크게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므로, 재고회전율이 낮은 간헐성 수요에 대한 재고관리, 재고부족 관리, 재고불균형 관리 등 재고관리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의 코로나19 위기상황 속에서 문제가 됐던 취약 프로세스를 파악해 우선적으로 보완하고, 공급체인 붕괴시 얼마남지 않은 조달망을 경쟁기업 보다 먼저 찾아내고 선점할 수 있는 비상조달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재고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뿐 아니라, 중앙집중식 거점 물류센터  보관에서 소비지 인근의 배송센터로 분산되는 추세가 예상되고 있고, 이번 위기 상황이 초래한 트라우마가 채찍효과를 극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고확대 효과를 최소화하는 가운데, 고객들의 훨씬 더 다양화되고 불확실해진 수요를 충족해주는 능력이, 많은 기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핵심요인이 되고 있다. 즉 B-B, B-C 전자상거래 같은 경우에도, 빅데이터분석 등에 기반을 둔 수요예측 시스템을 활용한, 공급업체 직납 재고, 집화 및 통합관리 재고, 필드 풀필먼트센터 재고 등으로 차별화된 효율적인 관리가 없이는, 재고관련 비용을 통제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짧아지고 있는 고객들의 리드타임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기술 대응능력 강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공급체인은 결국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시스템으로 지속적으로 대체해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569개 글로벌 기업의 리더를 대상으로 한 조사(Twilio, 2020.6)에서, 97%가 디지털변환 추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며, 1/3이상의 기업들이 추가로 챗봇(chatbot), 대화형 음성 응답(IVR)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의 위기 대응기간 동안, 수년 간에 걸쳐서 진행되던 변환 과정이 수일, 수주 내로 압축돼 이루어지는 많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 속에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수요예측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수요예측 기간도 분기 단위에서 주 단위로 축소하는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예측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수요는 기존의 패턴과 큰 차이를 보이며, 세분시장에 따라 매우 다양한 패턴을 보일 수 있으므로, 기존의 예측시스템이나 적용되는 가정이 무의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위기상황에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실시간 정보수집 능력과 아울러, 이를 공급업체별, 고객별, 제품별, 세분시장별로 분류분석하고 우선순위를 확립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특히 상황에 따라 적절한 공급 대안을 신속히 찾아야 하므로, 공급업체들의 실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공급가능 시간, 주문충족율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각 대안 운송루트의 처리능력, 수익성 등을 모니터링하고, 최적화, 통합 및 아웃소싱 대안 선택을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분석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특히 글로벌 공급체인 상의 각 참여업체 및 시설로부터의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의사결정을 지원해줄 수 있는, IoT-빅데이터분석 기반의 대시보드, 의사결정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인적자원 대응능력 강화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 위에, 프로세스 및 기술차원의 대응능력을 강화하겠지만, 첨단기술을 활용한 정교한 시스템도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개입해,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문제해결 및 프로세스 처리를 할 수 있는 인적자원 확보가 중요하다.

또한 첨단 시스템이 제공하는 데이터들을 해석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관련 구성원들간의 긴밀한 협업을 끌어내는 것은, 담당 실무자의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향후 위기상황이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고 전제할 때, 후(reactive) 대응은 아무리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한계가 클 수 밖에 없으므로, 지속적으로 사전대책이 강구되는 체계가 필요하며, 모든 구성원들이 이러한(proactive) 기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특히 위기상황 속에서 고객들의 필요 및 애로 사항을 사전적으로 파악 및 예측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창의적인 대안을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위기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서비스 및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도 있고, 대체 상품이나 서비스를 촉진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맺는 말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재난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위기상황에 특별히 취약한 분야와 아울러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도 파악 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각사의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재편하는 작업이 시작돼야 한다.

우리기업 뿐 아니라, 협력업체, 경쟁업체들도 다양한 위기상황 속에서의 강점, 약점, 실력들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공급체인관리 전략적 파트너 팀의 재편, 공급체인 대안 확충, 경쟁전략 재정립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기업들에 있어서 부러진 곳도 있을 것이고, 심각히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들도 드러났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 기업들이 어딘가는 고장이 났을텐데, 이를 수리만 잘 하고 넘어갈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할 뿐 아니라,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까지 활용할 수 있을 지는 기업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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