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9 17:50:01.0

코로나19의 충격과 리세일 비즈니스의 부상

기고/ 한국경제산업연구실장


 


코로나19는 환경 보존의 가능성을 알렸다. 모든 것이 멈추자 맑은 하늘이 돌아왔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시뿌연 하늘 아래 살아가던 우리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셧다운(shut down)이 이행되고, 주요국들은 이동마저 제한하는 ‘대봉쇄(The great lock down)’의 경제였다. 공장가동이 멈추고, 해운 물동량이 줄고, 항공운행과 도로교통량이 급감하면서 화석연료 사용과 오염물질 배출이 줄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World Energy Outlook 2020’을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세계 에너지 소비가 6% 감소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상반기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m3당 21μg로 지난 3년 동기 평균(28μg)과 비교해 25% 감소했다. 성장만을 향해 화석연료에 의존해 달려왔던 경제주체들은 환경이라는 주변을 돌아볼 계기를 갖게 되었고, 노력하면 환경을 보존할 수 있다는 희망도 품게 되었다. 

한편, 코로나19는 환경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아이러니하지만 맑은 하늘에도 마스크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매월 전 세계 약 1,290억개에 달하는 마스크가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비닐 및 스티로폼 포장 수요가 급증하고, 각종 일회용품 사용이 크게 늘었다. 미세플라스틱으로 구성된 마스크와 각종 일회용품들이 다시 쓰레기가 되어 지구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버려진 용품들이 바다에까지 흘러가 생물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리세일 비즈니스의 부상

코로나19의 충격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 소비자들은 ‘친환경’에서 ‘필환경’으로의 의식 변화가 일고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이를 더욱 가속화 시킨 것이다. ‘지키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소비 행동이 된 것이다. 필환경 트렌드는 다양한 산업의 변화를 야기했는데, 특히 리세일 비즈니스(resale business)가 크게 부상하게 된 것이다. 특히, 패션산업에서는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의류를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고 하는데, 중고의류를 재사용 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의식이 커지면서 리세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소비자의 비대면 거래 선호현상과 패션업계의 불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대응이 맞물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리세일 비즈니스가 부상하고 있다. 리세일은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도 맞아떨어진다. MZ세대는 ‘소유’ 보다 ‘경험’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비용을 절감해 다양한 패션을 경험하고자 하는 소비성향이 리세일 플랫폼과 만난 것이다. 더욱이 MZ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주력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러한 경향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BCG는 2018년 럭셔리 제품의 리세일 참여의사를 조사했는데, 전체 소비자의 약 45%가 참여 의사를 나타내고 있고, MZ세대는 더욱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내고 있음을 밝혔다. MZ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판매와 구매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갖고 있고, 현재보다 미래 리세일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근거가 된다.

 


세계 최대 리세일 웹사이트 스레드업(thredUP)은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 리세일이 패스트패션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세일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약 240억달러로, 패스트패션 시장(약 350억달러)보다 작지만, 향후 가파르게 성장해 2028년에는 약 6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온라인 리세일 시장이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전체 패션 소매판매액은 2020년 ⓗ23% 감소했고 2021년에도 회복되지 못할 것이며, 오프라인 리세일 매장도 회복세가 미진할 것이지만, 온라인 리세일 플랫폼 매출은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리세일 비즈니스 무브먼트

갭 그룹은 2020년 4월부터 리세일 플랫폼 스레드업(thredUP)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레드업 백을 통해 우송되어오는 리세일 상품에 적정한 가격의 크레딧을 주고 그 크레딧으로 다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버버리(Burberry)가 미국의 럭셔리 리세일 플랫폼 더리얼리얼(The RealReal)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베스띠에르 역시 산드로, 조셉 등과 제휴를 맺었다.
 



럭셔리 슈 클럽(Luxury Shoe Club)은 신발 전문 리세일 플랫폼으로, 멤버십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익의 일부를 불우한 여성들을 돕기 위해 기부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스니커즈 재판매 플랫폼인 스톡엑스(StockX)은 투자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기도 했다. 스톡엑스는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스니커즈 시세 그래프를 표기해 주고 있다. 국내에도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 온라인 패션 편집숍으로 꼽히는 무신사는 한정판 운동화 리세일 플랫폼 ‘솔드아웃’을 론칭했다. 서울옥션블루의 ‘엑스엑스블루’,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의 ‘크림’ 등과 같은 한정판 거래 플랫폼들이 론칭되고 있다. 리세일 플랫폼은 기존의 개인간 거래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진품 여부와 품질을 보증하고,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플랫폼 이용자들의 거래 가격이 공개되고, 데이터가 쌓여 적정거래가격을 투명하게 인지하게 해준다.
 



정책적 시사점

온라인 리세일 시장이 부상함에 따라, 내수 및 통상 정책상의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먼저, 리세일 플랫폼 사업자를 육성해야 한다. 해외 주요 리세일 플랫폼들보다 경쟁력을 갖춘 리세일 사업자를 양성하고, 이들이 세계 소비자들을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어 있으면 안된다. 전 산업에 걸쳐 리세일 플랫폼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통상정책 관점에서도 국내 리세일 참여의사가 있는 기업과 판매자들에게 수출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활용해야 하겠다. 해외 주요 리세일 플랫폼을 활용해 수출로 연결하거나, 국내 리세일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리세일 플랫폼을 활용한 수출의 경우 관세 부과, 제품 검증, 부정거래 방지 등에 관한 시스템적 지원도 고려되어야 하겠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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