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6 09:36

“현대중공업 독과점이 한국조선 생태계 붕괴”

기자재산업 고사·원하청 노동자 일자리 파괴 등 우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슈퍼 빅1’ 체제가 한국조선업의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시작점이 될 거란 주장이 나왔다. 양사의 합병이 독과점으로 이어져 국내 조선기자재산업이 고사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원·하청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안재원 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산업은행은 빅2 체제로의 조선업 재편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빅2가 아닌 슈퍼 빅1 중심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의 빅1 체제 성립은 애초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세계 1~2위 수주잔량을 보유한 조선소의 통합은 1+1=2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1+1=1.5 이하로 될 가능성이 크다”며 “즉, 통합 효과가 발휘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 통합보다는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중일 간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통합이 군계일학의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캐파(생산능력)를 줄이는데 치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될 경우 상당수의 하청업체가 경영난에 시달릴 거란 우려도 제기됐다. 2015년 대우조선의 하청업체는 1차 협력업체(밴더) 227곳을 포함해 총 598개사로 파악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에 중복 납품하는 공동 하청업체는 327곳으로, 이들을 제외한 전용 업체는 271곳에 달한다. 게다가 조선업은 사내하청, 물량팀의 사업 편중이 확대돼 있는 상황이다. 

 

안 원장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울산, 목포와 더불어 거제지역 등 조선업의 대부분을 포괄하게 된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자와 협력사들의 기성금과 임금에 대한 통제력을 무한히 확대할 거란 게 그의 설명이다. 

안 원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중심의 슈퍼 빅1 체제는 지금까지 이룩해 놓은 한국 조선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조선의 빅2 합병이 경남·부산지역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순환 대우조선해양 전 노조위원장은 토론을 통해 “대우조선에서 생계를 의존하던 모든 분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그 불안은 극렬한 저항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우조선의 물량이 현대중공업이나 삼호중공업으로 가버리면 일감 부족현상도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당연하다. 그러다보니 요즘 부산 경남 지역의 소비가 줄어 실물 경제 하락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글로벌 1위의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해 국제시장에서 출혈경쟁을 종식시키고 중국의 추격을 극복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낼 거란 큰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두 조선사의 결합이 정부의 헐값 매각 의혹, 기자재를 비롯한 주변 산업의 고사, 원하청 노동자의 일자리 파괴, 대우조선의 산업잠재력 파괴 등의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두 회사의 결합이 국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거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구조조정만 크게 촉진시키고 그 부담을 노동자와 하청기업에게만 전가시킬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며 “심한 경우는 기업결합이 오히려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정치경제연구소 정미경 소장은 ‘슈퍼 빅1 체제’의 독과점으로 한국 조선업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하청노동자, 협력사의 기성금과 임금, 더 나아가 한국 조선업에 대한 현대중공업그룹의 통제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가올 초호황기 대비해 韓조선 인력양성 시급

이날 토론회에선 지난 10년 간 한국 조선시장에서 인력유출 현상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인력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00년간 글로벌 조선시장에서는 총 4번의 초호황 사이클이 나타났다. 영국은 1921년 1945년에서 나타난 호황의 주역이었다. 세 번째인 1975년엔 일본이, 가장 최근인 2011년부터는 우리나라가 호황을 누리며 전 세계 조선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조상래 명예교수는 “4차산업혁명을 맞아 빅데이터 AI 등에 대응해야 5번째 호황에도 우리가 주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교수는 “조선업은 여전히 한국에게 매력적인 산업”이라며 “결국은 기술개발이고 이를 담당할 우수인력 양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 조선시장은 외국에 근무하던 중견 고급기술인력이 대거 귀국해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근무 중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인재 확보 정책, 이른바 ‘천인계획’을 통해 외국에 나가있는 핵심 인재를 국내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러한 인재들의 회귀 현상은 향후 중국 조선업의 혁신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교수는 “중국의 조선해양공학 대졸 전공자는 매년 3000명씩 배출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3배”라며 “외국에 취업했던 우수 인재들이 중국에 모이고 있다. 10~20년 지나면 우리하고 엄청난 차이가 나지 않을까 굉장히 두렵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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