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0 10:25

논단/ 도선사(Pilot)의 지위와 책임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법학박사)
도선사는 상법상의 선박사용인으로서의 주의의무와 책임을 부담하고 선박소유자는 도선사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부담함
<4.10자에 이어>

나. 도선약관상의 책임제한

도선약관에는 도선료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도선사는 자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사고 이외의 사고에 대해 선박소유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도선사의 면책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이러한 면책약관이 유효한 것으로 해석되는 한 도선사의 선박소유자에 대한 책임은 그 범위에서 제한된다 할 것이다.

참고로 마산항, 평택항 도선구 등의 도선사회 도선약관 제16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6조 (면책)

① 선장 또는 선박소유자는 도선사에게 도선을 시켰을 경우에 도선사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당해 선박, 선장, 선원 또는 제삼자에게 입힌 손해에 대해는 도선사에게 책임을 묻지 아니한다. 이 경우에 도선사는 당해 선박으로부터 지불받아야 할 도선료 및 도선선료의 전액을 선장 또는 선박소유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

② 선장 또는 선박소유자는 도선사의 업무상 과실에 기인한 책임에 대해 제삼자가 직접 도선사에 대해 제기한 소송 기타 청구의 결과 발생한 도선사의 제삼자에 대한 채무 중 당해 선박에 관해 도선사에게 지불되거나 또는 지불돼야 할 도선료의 전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는 도선사에게 이를 보상한다.

단, 선장 또는 선박소유자는 스스로 제삼자에게 배상해야 할 경우에 법령에 의해 선박소유자의 제삼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제한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보상금의 액을 그 제한의 범위내(선장 또는 선박소유자가 직접 제삼자에게 배상으로서 지불한 금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을 공제한 액의 범위내) 로 할 수 있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은 도선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인한 책임에 대해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2. 도선사의 제3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

도선사가 직무 수행 중 고의나 과실로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일반 불법행위 법리에 따라 제3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3. 선박소유자의 사용자책임 문제

도선사가 그 직무집행에 관한 위법한 행위로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 선박소유자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도선사는 상법상의 선박사용인에 해당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므로 선박소유자도 사용자책임에 관한 민법 규정에 따라 선박사용인의 사용자로서 선박사용인의 선임이나 직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해도 손해가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3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민법 제756조 제1항).

그러나 선박소유자가 도선사의 선임 및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했거나 상당한 주의를 했어도 손해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경우 도선사에 대해서 손해배상이 청구된 때에는 도선사도 선박소유자와 마찬가지로 책임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상법 제774조 제1항 제3호).

이와 관련해, 임의도선이 아니라 선박소유자가 법에 의해 강제적으로 도선사를 선임하는 강제도선의 경우에도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지에 관해 논란이 있다. 그러나 강제도선의 경우에도 도선사는 여전히 선장의 보조자로서 선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임의도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법원 2004년 4월9일 선고 2001다66314 판결은 이러한 선박소유자(선사)의 사용자책임을 전제로 선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이 사건 선박의 접안예정위치의 중앙부는 이 사건 부두 1번 선석의 중앙부이었음을 알 수 있고, 원심 인정 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크레인은 이 사건 선박의 길이가 219m인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선박 접안예정위치의 중앙부보다는 선수부에 훨씬 가까이 계류돼 있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사고가 비록 도선사의 과실에 의해 이 사건 선박이 선미교각 40°정도의 교각을 이루면서 선수를 진입해 부두 안벽을 충돌함으로써 발생한 사고로서, 부두 앞에서 선체의 진행을 완전히 멈춘 다음 예인선을 이용해 부두와 선체가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선체를 부두쪽으로 밀어붙이는 통상의 접안과정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발생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크레인이 이 사건 선박 접안예정위치의 선수부가 아니라 중앙부에 좀더 가까이 계류돼 있었다면 이 사건 선박의 선수부와의 충돌은 피할 수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원고의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크레인이 선수가 진입해야 할 지점인 1번 선석의 중앙보다 우측에 위치했다면 몰라도 선석의 중앙 부근이나 또는 중앙보다 오히려 좌측 지점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점이 충돌사고의 발생에 기여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해 이 사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원고의 과실이 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해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한 상대방의 과실을 참작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바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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