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5 09:30

판례/ 잠수도 선원의 업무라고 할 수 있을까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대법원 판결
사건 2022다272169 보험금
원고 1.甲 2.乙 3.丙 4.丁 
피고(반소원고) OOO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외 1
판결 선고 2023년 2월2일
【원심판결】 
창원지법 2022년 8월19일 선고 2021나58407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00손해보험 주식회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000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000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000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관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000화재해상보험의 보험약관 제5조 ③항 및 ③항에서 정하는 면책약관은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데, 피고 000화재해상보험이 위 면책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인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에게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명시·설명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망인의 사망사고에 위 면책약관이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해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피고 000화재해상보험이 이를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 00손해보험 주식회사의 상고이유에 관해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 00손해보험은 2011년 12월22일 및 2012년 4월3일 망인과 각 보험계약을 체결했는데, 그중 상해사망 담보는 피보험자인 망인이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가입금액(2,000만 원 및 1,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을 보장 내용으로 하고 있다. 2) 위 각 보험계약의 보험약관 제17조 항은 ‘회사는 다른 약정이 없으면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직업, 직무 또는 동호회 활동목적으로 아래에 열거된 행위로 인해 15.(보험금의 종류 및 지급사유)의 상해 관련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해당 보험금을 드리지 아니한다. (중략) ③ 선박승무원, 어부, 사공, 그 밖에 선박에 탑승하는 것을 직무로 하는 사람(이하 이들을 통틀어 ‘선박승무원 등’이라고 한다)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위 약관 규정을 ‘이 사건 면책약관’이라고 한다). 3) 망인은 2019년 7월11일 18:40경 통영시 (항구명 생략)에서 (선박명 생략) 선단선 종선 제701호(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고 한다)에 기관장으로 승선해 조업차 출항했는데, 2019년 7월12일 01:00경 이 사건 선박의 스크루에 그물이 감기게 되자 선장 소외 2의 지시에 따라 잠수복 등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잠수해 그물을 제거하던 중 실종됐다. 4) 망인은 2019년 7월12일 10:11경 그물과 함께 스크루에 감겨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이하 이러한 망인의 사망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5) 원고들은 망인의 상속인들로 이 사건 소로써 피고 00손해보험에 대해 위 상해사망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했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이 이 사건 선박에서 벗어나 수중으로 잠수해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서 이러한 잠수행위가 선박에 탑승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수반되거나 탑승 전후에 걸쳐 불가분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피고 00손해보험의 이 사건 면책약관에 기한 면책주장을 배척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했다.
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면책약관은 선박의 경우 침몰·좌초 등 해상 고유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그 운행 과정에서의 사고발생 위험성이나 그로 인한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규정된 것으로, ‘선박승무원 등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을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 특정한 행위를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이 사건 면책약관의 문언이나 목적,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선박승무원 등이 선박에 탑승한 후 선박을 이탈했더라도 선박의 고장 수리 등과 같이 선박 운행을 위한 직무상 행위로 선박에서 일시적으로 이탈한 경우로서 그 이탈의 목적과 경위, 이탈 거리와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선박에 탑승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적용될 수 있다. 2) 이 사건 사고는 선원인 망인이 이 사건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선박의 고장 혹은 이상 작동을 점검·수리하기 위해 선장의 지시에 따라 일시적으로 선박에서 이탈해 선박 스크루 부분에서 작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망인이 직무상 이 사건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고에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 00손해보험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00손해보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 000화재해상보험의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000화재해상보험 사이에 생긴 부분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해,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노정희 이흥구(주심) 오석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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