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4 10:08

논단/ 액상화물질 해상운송에 관한 중재판정사례 소개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법학박사
<4.4자에 이어>

(3) 관련법규가 강행규정인지의 여부

신청인은 BC코드에서 정하는 것은 해상에서의 인명과 선박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조건으로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이에 가입함으로써 국제조약으로서 이미 확립되어있는 SOLAS의 하위규정이고, 대한민국에서도 선박안전법 및 특수화물선박운송규칙에 따라 한국법에 편입된 것일 뿐만 아니라 해상운송에서의 인명과 선박의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강행규정이어서 해상운송을 하려는 자는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대한민국이 SOLAS에 가입하고 이에 따라 선박안전법 및 특수화물선박운송규칙을 제정한 것은 해상운송에 있어서의 인명과 선박의 안전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특수화물선박운송규칙에 의하더라도 BC코드에서 정하는 TML의 산정 및 수분함량의 측정방법에 관하여는 이를 도입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BC코드 자체에서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 시료의 채취와 측정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SOLAS 협약에 따라 IMO가 제정한 BC코드는 비록 SOLAS 제6장 및 제7장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체약국 정부들로 하여금 이를 국내법으로 입법하도록 하기 위한 바탕으로 삼도록 권고(recommend)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아직 우리나라에서 구체적인 규정이 제정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적항의 상황에 따라 BC코드의 규정과는 다른 규율이 허용되기도 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강행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겠다.

그러나 이 규정이 해상에서의 인명과 선박의 안전을 위하여 과거 수백년 간의 경험과 과학적 검증을 거쳐 만들어진 최선의 대책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해당 화물의 특성이나 선적국 나름의 사정 등 특수한 요인이 있어 당사자간에서의 합의에 의하여 이를 합리적으로 변형시키거나 무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준수되어야 할 것임은 당연한 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용선계약 해지의 요건에 관해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2009년 6월17일 용선계약의 해지를 통보함에 앞서 피신청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최고하지 않았으므로 해지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앞에서 본 바에 의하면 신청인은 이미 2009년 5월 24일부터 화물의 공동검정을 수차례 제안하여 오다가 피신청인이 불응함에 따라 2009년 6월11일 최후의 통고를 하면서 2009년 6월16일 17:00까지의 기한을 정하였고 피신청인이 이에 불응하자 2009년 6월17일자 이 사건 용선계약을 해지 통보하였으므로 이는 상당한 기간을 둔 최고라고 볼 수 있다.

다.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에 관해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화물의 수분함량을 공동으로 검정하자는 신청인의 제안을 상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서 화물의 건조작업 조차도 해태하였고, 신청인측이 선임한 전문가들이 BC코드에 따라 감정한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화물의 수분치가 TML을 초과함이 분명하므로 신청인의 용선계약해지는 적법하다할 것이어서 피신청인은 선적, 운송에 적합한 수분함량 이내의 화물을 제공할 의무에 위반함으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라. 운임상당액의 손해와 과실상계에 관해

피신청인이 이 사건 화물의 수분치를 BC코드가 정하는 바에 적합하게 제공할 수 있었더라면 신청인은 이를 운송하여 운임으로 미화 443,722.28(미화 21.25 달러 X 33.300MT = 707,625 달러이지만 신청인이 구하는 범위 내로 한정한다) 달러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신청인의 이 부분 청구원인이 당초부터 외화지급을 전제로 약정하지 않은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더라도 신청인과 선박소유주간의 원용선계약이 섭외적 법률행위인데다가 이 사건 용선계약상 운임산정의 단위가 화물 MT당 미화 6,500달러로 책정되어 있는 이상 피신청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손해액을 계산함에 있어서는 미화로 하는 것이 선박운송업계의 실정에 타당하다고 보아 원화로 환산하지 않는다)인데 피신청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부득이 용선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이를 상실하였다 할 것이며, 달리 신청인이 본선을 실제로 운항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절약할 수 있게 된 비용에 따르는 주장, 입증이 없는 이상 손익상계의 원리에 따라 공제할 것이 없어 위 기대운임 전액을 신청인의 손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 니켈광석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거의 예외 없이 지붕과 벽이 없는 야적장에 적치되는 상황이므로 이를 선적과 운송에 적합하도록 하기 위하여서는 이를 개인날 야적장에 펴서 말리고, 말린 후에는 원추형으로 쌓아 놓았다가 우천시에는 방수포를 덮는 등의 방식으로 수분을 제거하며 선적하는 방법이 불가피함이 업계의 상식인 이상, 신청인으로서는 용선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이 사건 화물 나름의 특수성이 있는지의 여부 등을 검토하고 이에 따라 피신청인과 긴밀히 협조하여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젖은 상태의 이 사건 화물을 건조시키는 작업에 종사하도록 촉구하였더라면 비록 체선료는 발생할지언정 충분히 TML이하의 수분값을 가지는 화물을 선적하여 운송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화물이 선적에 적합한지, 적합하지 않다면 어떻게 대쳐해야 할지 등에 관하여 아무런 건설적 대안도 내놓지 못한채로 본선 선장의 경직된 주장을 중간에서 피신청인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정도에 그침으로써 전문운송인다운 처신을 하지 못한 사정이 충분히 인정되며, 그렇다면 이와 같은 사정은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충분히 참착할만하므로 신청인의 운임상당액의 손해는 이를 50% 감액하여 미화 221,861.14불로 한정한다(이 과실상계 부분에 관하여는 중재인들 중 반대의견이 있었음).

마. 체선료에 관해

피신청인이 BC코드에 적합한 선적을 거부함에 따라 정박기간 개시일인 2009년 5월24일 00:01부터 허용정박기간 5.1231일(=33,300MT/6,500MT)과 우천기간(2009년 5월24일 18:00~2009년 5월24일 19:35)을 감안하면 체선기간이 2009년 5월29일 04:33부터 기산하여 본선이 출항한 2009년 6월19일 10:40까지 21.2555일이 됨에 대하여는 피신청인이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므로 여기에 체선료로서 일당 미화 5,000달러를 적용하면 106,277.72달러가 된다.
피신청인은 체선료에 대하여도 과실상계를 구하나, 체선료는 체선기간중 운송인이 입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법정의 특별보수로서 운송인의 과실을 참작하여 감액하거나 과실상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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