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복 우선배정에 장기계약으로 화답’ 선화주 상생협력 첫발
선복 부족과 해상운임 급등으로 수출 물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국적선사가 나선다. 해양수산부 문성혁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 한국선주협회 정태순 회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김학도 이사장은 29일 오후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수출중소기업과 국적 해운선사간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국적선사는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선복을 우선 제공하고 중소기업은 국적선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장기운송계약을 확대하고 국적선 이용을 늘리는 데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해수부와 중기부는 국적선사와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고, 협약기관 간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협약을 계기로 대표적인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국적 대표 원양선사인 HMM 간 수출 물류 핫라인을 개설할 계획이다. 공단이 중소기업의 긴급한 수출화물 수요를 접수·취합해 HMM에 통보하면 선사는 우선적으로 선복을 배정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행사엔 HMM 배재훈 사장과 SM상선 박기훈 사장, 화장품 제조기업 팜스킨 곽태일 사장과 공기청정기 전문 제조기업 클레어 이우헌 대표가 각각 선사와 중소화주를 대표해 참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안정세를 유지하던 북미항로 시황은 하반기부터 미국의 소비재 수요 증가와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수요가 몰리면서 운임은 크게 오르고 선복은 부족 현상을 빚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3월까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500달러대였던 아시아-미서안 노선 평균운임은 6월 2500달러로 상승한 데 이어 9월엔 3800달러까지 치솟았다. HMM은 귀로항로 화물 확보가 어려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선화주 상생협력을 위해 이달 31일 4500∼5000TEU급 선박 2척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매월 1척 이상의 선박을 추가로 투입해 우리 기업의 수출 물류를 지원한다. IHS마킷에 따르면 8월 현재 북미항로의 국적선사 점유율은 7.9%, 한국-미주노선의 국적선사 점유율은 27.6%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이번 협약이 국내 화주의 국적선 이용률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018년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한 뒤 해양진흥공사 설립, 초대형선 발주와 같은 지원을 실시한 결과 HMM의 영업이익이 21분기만에 흑자 전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국적 해운기업들과 화주기업들 간 상생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 9월 19.6%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협약이 배가 없어 수출을 지속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한 많은 수출중소기업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부회장은 “중소기업과 해운선사 간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서로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선화주 상생발전의 틀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소화주는 물론 대형화주와의 상생협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