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명화/ 바이킹(The Vikings) 1958년작

‘바이킹(Viking)’이란 어원은 확실치 않으나 ‘작은 만(灣)’이나 ‘후미(後尾)’를 뜻하는 고대 노르드어에서 유래했다는 학설이 유력하다. 이들은 800년에서 1050년 사이 활약한 스칸디나비아 출신의 해양민족을 일컫는데 유럽과 북아메리카 북동쪽 해안 각지에 정착해 약탈과 무역 등 활발한 해상활동을 했다. 

흔히들 해적이나 전사로 알려져 있고 바이킹들이 활약하던 시대의 스칸디나비아인들을 통틀어 ‘바이킹’으로 부르기도 했지만 넓은 의미의 정확한 학술적 용어는 ‘노르드인(Norsemen)’이라고 한다.

그리고 최초의 바이킹 약탈 기록은 앵글로색슨 전기에 나오는 789년 포틀랜드(Portland) 습격과 793년 잉글랜드 동쪽 해안 린디스판(Lindisfarne) 수도원 약탈에서 그 효시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1958년에 제작된 영화 ‘바이킹(The Vikings)’은 미국 소설가 ‘에디슨 마샬(Edison Marshall)’의 원작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액션 어드벤처 작품이다. 로렌스 올리비에와 공연한 ‘스팔타커스(Spartacus)’와 실바나 망가노와 열연한 ‘율리시스(Ulysses)’ 등으로 너무나 걸출한, 헐리우드의 현역 스타 ‘마이클 더글라스’의 아버지 ‘커크 더글리스(Kirk Douglas)’와 마릴린 먼로와 함께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와 시드니 포이티에와 자웅을 겨뤄 ‘흑과 백 (The Defiant Ones)’에서 인기몰이를 한 ‘토니 커티스(Tony Curtis)’가 합세한 원초적 해양활극이다. 또 ‘마티(Marty)’에서 28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자니 기타(Johnny Guitar)’와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의 ‘어네스트 보그나인(Errnest Borgnine)’과 이 영화서 연인 배역으로 같이 출연한 토니 커티스의 부인, ‘알프레드 히치코크’의 영원한 화제작, ‘싸이코(Psycho)’에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았고 ‘스카라무슈(Scaramouche)’에서도 열연한 ‘자넷 리(Janet Leigh)’가 부부 연기 대결을 벌이는 등 4명의 호화 배역이 펼치는 스릴 넘치는 액션과 매력이 작품성과 흥행, 두 토끼를 모두 잡은 명작이기도 하다. 또 ‘도라 도라 도라(Tora! Tora! Tora!)’와 ‘해저 2만리(20,000 Leagues Under the Sea)’ 등 대작을 만들어 1948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리차드 플레이셔(Richard Fleische)’가 연출을 맡아 프랑스, 독일, 특히 노르웨이 작은 마을 ‘하르당에르피오르’서 현지 로케를 통해 바이킹 마을과 거대한 성곽, 대규모 인원이 투입된 전투장면과 모브 씬, 다양한 의상과 역사적 생활상 등 당시의 모습을 리얼하게 재현해 스펙타클한 현장감의 진면목을 보여준 고전 사극으로서도 ‘바이킹’ 은 단연 톱이다.

영화의 시작은 ‘래그나(어네스트 보그나인)’라는 수령이 이끄는 한 바이킹 부족이 영국 근해의 한 섬에 근거지를 두고 끊임없이 본토를 습격해 영국인들을 괴롭히던중 어느 날, 휴양차 바닷가에 나온 ‘노섬브리아’ 왕국의 ‘에드윈’ 왕이 래그나의 손에 목숨을 잃고, 왕비인 ‘이니드(맥신 오들리)’는 겁탈을 당해 해적 래그나의 아기를 잉태한다. 

에드윈 왕과 이니드 왕비 사이에는 자식이 없어 왕의 사촌, ‘아이엘라’에게 왕위가 승계된다. 왕비는 임신한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몰래 사내아이를 낳아 왕실의 보검인 ‘레퀴타’의 칼자루 끝에 달린 돌을 증표로 목에 건 후 배에 실어 몰래 이태리의 수도사에게 보낸다. 

그 후 20년이 흐른 뒤 이니드 왕비는 죽지만, 레퀴타의 돌을 목에 건 왕자에 대한 소문은 공공연한 비밀로, 아이엘라 왕의 귀에까지 들어가 왕을 불안하게 한다. 그러던 중, 래그나의 공격에 시달리던 웨일스의 왕은, 젊고 아름다운 딸 ‘모가나(자넷 리)’ 공주를 아이엘라에게 보내기로 정략 결혼을 계획한다. 아이엘라는 늘 자신에게 냉소적이던 사촌, ‘에그버트(제임스 도날드)’ 경을 반역자로 체포해서 지하 감옥에 가두지만 가까스로 감옥을 탈출, 해적 래그나와 합류해서 활동한다. 래그나에겐 거칠고 포악하지만 바이킹 투사로선 나무랄데 없는 아들 ‘아이나(커크 더글라스)’가 있었다. 

아이나는 아버지와 가까이 지내는 영국서 온 에그버트에게 자신의 용맹을 자랑하려 매사냥을 나갔다가 한 노예에게 사냥감을 뺏기자 화가 치밀어 그를 두들긴다. 그러나 노예의 반격으로 그가 기르는 매에게 왼쪽 눈을 잃고 실명한다. 

아이나는 앙갚음으로 노예를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일 방법을 궁리하지만 무녀 ‘키타라’가 그를 죽이는 자는 오딘(odin) 신의 저주를 받는다고 경고를 한다. 

아이나는 ‘에릭(토니 커티스)’이란 이름의 이 노예를 죽이는 대신 바닷물이 밀려드는 해변 돌기둥에 묶어 목에 물이 차기를 기다렸으나 물에 잠기려는 순간 풍향의 변화가 물길을 돌려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때 에그버트는 에릭의 목에 걸린 레퀴타의 돌을 보고 그가 이니드 왕비가 낳은 아들임을 직감, 노섬브리아의 왕위 계승권을 가진 왕자라는 것을 알자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에릭은 어릴때 배를 타고 가다가 바이킹에 붙잡혀 그 섬에 끌려와 노예 신분으로 살지만 실은 래그나의 아들이자 아이나의 배다른 동생이었으나 아버지도 형도 자신도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 

어느날 바이킹은, 아이엘라에게 몸값을 톡톡히 받아낼 요량으로 영국 배를 급습해 모가나 공주와 시녀를 납치한다. 그녀의 미모와 도도한 언행을 보고 첫눈에 반한 아이나는 술김에 겁탈을 하려들자 에릭이 나타나 아이나를 때려 눕히고 모가나 공주를 구해 배에 태우고 탈출을 한다. 모가나 공주를 처음 본 순간, 아이나와 에릭은 둘 다 공주에게 반해 사랑에 빠졌고 아이나가 공주를 차지하려고 안달이 나 있는 것을 알아차린 에릭은 공주를 데리고 영국 노섬브리아를 향해 항해를 한다. 

이 사실을 안 아이나는 래그나와 함께 에릭을 추격한다. 그러나 짙은 안개 속에서 나침반이 없는 래그나의 배는 침몰하고 래그나는 에릭에게 구조되어 영국으로 잡혀간다. 항해중에 모가나 공주는 에릭을 사랑하게 되지만, 아버지가 한 맹세를 어길 수 없어 아이엘라에게 돌아가겠다고 고집한다. 에릭은 도착해 환영을 받지만 래그나가 늑대굴에 던저져 죽음을 맞게 되자, 바이킹으로서 명예롭게 죽을 수 있도록 그에게 칼을 쥐어 준 벌로 아이엘라로 부터 왼손을 잘리고 배에 실려 쫓겨난다. 에릭은 바이킹들의 섬으로 돌아가, 자신이 영국으로 가는 뱃길을 안내 할 테니 모가나 공주를 되찾고 아이엘라의 성을 침공하자고 제안한다. 래그나의 비참한 최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아이나와 그 부하들은 분개해 그의 제안에 응한다. 모가나 공주를 사랑하며, 서로 다른 속셈을 가진 에릭과 아이나의 합동전술 덕에 아이엘라의 성은 맥없이 함락된다. 그러나 모가나를 차지하려고 혈안이 돼 있던 아이나는 그녀가 에릭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분개해 에릭을 죽이려 든다. 그러나 ‘가드윈(알렉산더 녹스)’ 신부로 부터 에릭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들은 모가나 공주는 아이나에게 에릭이 레그나의 아들이며, 아이나의 동생이라고 출생의 비밀을 알려준다.

동생이란 얘기를 들은 아이나는 에릭과 격렬한 결투를 벌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차마 동생을 찌르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되레 에릭의 칼에 찔려 죽고 만다. 

보그나인과 더글라스, 바이킹 부자와 커티스의 원초적이고 호쾌한 이 해양활극은 얼마전 필자가 우연히 심야 안방극장 TV에서도 흥미진진하게 다시 볼 수 있어 다행이었고 나이탓일까, 역시 추억어린 고전이라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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