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4 16:09

더 세월(68)

저자 성용경 / 그림 하현
60. 선체조사위 종합보고


세월호 침몰 원인을 조사해온 선체조사위원회가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 내용을 확정하여 8월 6일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로써 1년여간의 선조위 활동은 모두 마무리됐다. 종합보고서에는 선체 결함과 외력 가능성 두 가지 의견이 담겼다.

35억 원을 들여 참사 원인을 1년 넘게 조사했음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선체조사위원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위원장(김창준)과 부위원장(김영모) 그리고 위원 한 명 등 3명은 선체 자체 결함, 제1소위원장(권영빈)과 두 위원 등 3명은 외부 충격 가능성을 열어두는 의견을 냈다. 

선조위는 침몰 원인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서 절반의 성과를 내는 데 그쳤다. 모형시험에서 외부 힘을 가해도 사고 항적이 나오지 않았고, 급변침은 외부 충격이 아니더라도 설명할 수 있다고 한 선체결함파의 의견은 반쪽짜리 결론이 되고 말았다. 

외력충격파도 물러서지 않았다. 배의 속도 같은 실험 조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데다 외력을 가하면 선회하는 정도가 늘어나는 게 확인됐다며 외부 충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외부 충돌이 없었을 거라고 본 네덜란드 마린 보고서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정답이 아니며 발주처에서 분석한 용역 데이터에 자신의 입장을 가미해 결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외력충격파의 입장이 완강하자 선체결함파는 화가 났다.

“그럼 소위원회가 GM이나 횡경사 모멘트를 계산해 본 적이 있나요? 구체적인 데이터가 뒷받침되어야죠. 그동안 시간도 있었는데 결론 없이 일거리만 남겨 놓고 활동을 종료하게 됐네요. 휴!”

지난해 선체 구조를 다 조사했는데도 이제 와서 방송사 기자를 불러다가 손상 부분을 처음 발견한 것처럼 인터뷰하는 근거가 뭐냐고 따졌다. 마린 보고서에도 외력이 일어날 수 없다고 기술했는데 딴소리 하느냐는 불만이었다. 급기야 “처음엔 핀 안정기(fin stabilizer)의 손상을 문제 삼더니 이젠 선체를 괴물체가 받았다고 하는 거냐?”고 언성을 높였다. 

외력충격파는 선체 좌현에 생긴 충격 흔적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외부 충돌 가능성을 정밀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철재 빔에 가려 안 보이다가 최근 발견된 손상부분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에 알린 게 문제가 된다면 그 비난은 감수하겠습니다.”

외력충격파는 격한 말을 이어갔다.

“잠수함이 부딪힌 증거를 내놓으라는데, 이건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닙니다. 손상부분이 뭔가에 부딪혀 찢어진 게 확실하잖아요. 지금 결론을 못 내려도 추후 조사를 부탁하는 게 우리 역할 아닌가요.”

그동안 외부 충돌 가능성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무시당했던 유가족으로선 이런 논쟁이 기분 좋았다. 소위원장이 뒤늦게나마 외력설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웠다.

해군은 외력설이 힘을 얻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맹골 수로는 전체적으로 해저 굴곡이 심하고 수심 40미터 미만의 해역이라 잠수함의 안전을 고려해 잠항 항해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일반선과 어선의 이동이 빈번하고 조류가 빠르다는 점도 기동성이 떨어지는 잠수함 항행을 부인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선체 결함과 외부 충격으로 엇갈린 의견은 결국 두 종류의 보고서를 작성하게 만들었고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는 임무는 제2기 특조위로 넘어가게 됐다. 이를 두고 선조위가 예산만 낭비한 채 활동을 마무리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서정민은 이런 어정쩡한 결론은 외부 충돌설을 주장하는 시중의 소문을 의식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진영 논리를 반영해야 하는 한국 정치 환경이 작용한 거라면 씁쓸한 뒷맛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2018년 여름, 40도를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방송에선 111년 만에 찾아온 불볕더위라고 떠들어댔다. 사람들은 열사가 뜨거운 기운을 뿜어대는 바다보다는 계곡을 찾았다. 비교적 한가한 사람은 백화점이나 공항에서 피서를 즐겼다.

서정민은 8월 초순의 더위를 피하여 태종대 유람선에 올랐다. 서울을 벗어나 부산에 내려왔지만 더위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는 단지 바닷바람을 쐬고 싶었다.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맞긴 한 겁니까?”

유람선에 동승한 해기연수원 선배 교수에게 세월호 조타기 고장에 대해 물었다. 배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의문이 들었다.

“배를 만든 일본 조선소는 고착이 아니라고 하는데 한국 조사관들이 그렇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선배는 그 의견에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사실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과 침몰 원인의 상관관계는 규명되지 않았다. 입출항할 때 사용되는 두 대의 타기 펌프가 병풍도를 지날 때도 사용되었는지 명확지 않기 때문이다. 초기 좌현 10도였던 타가 침몰할 때 30도, 최대 35도를 가리킨 점도 설명하기 어려웠다.

“증개축을 무리하게 하고 과적까지 해서 복원성이 크게 떨어진 건 확실한 사실이잖아요. 그 상태에서 조타장치가 고장나서 화물이 급격히 쓰러지면서 침몰한 거라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틀린 걸까요? 왜 선조위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죠?”

독립 전문가의 의견은 어떠한지 서정민은 궁금했다.

“외력 충돌설이 자꾸 제기되니까 무시할 수 없었겠지. 가능성을 열어 놓는 건 때때로 임무를 연장하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하니까.”

태종대 등대와 이야기하듯 선배는 시선을 멀리 둔 채 말했다. 조사 결과가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다.

“선조위원 3명은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과 같은 내부 결함뿐 아니라 외력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고 추후 특별조사위원회 등에서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고서에 담았다지요?”

“아마도 선미 프로펠러와 선체 외형 손상을 보고 외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거 같아.” 

선조위 해산을 앞두고 네덜란드 마린 보고서 유출 공방도 벌어졌다. 한 언론에서 마린 보고서를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고 보도하자 외력충격파는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보고서를 어떤 의도를 갖고 유출한 것 아니냐고 선체결함파를 비판했다.

선조위 사무처장은 비밀유지를 전제로 외부 집필진에 보고서를 공유했다고 해명했다.

보고서를 공개해 연구결과를 왜곡시켰다며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대두됐으나, 위원장은 “마린이 발주자의 의견을 수용해서 최종 보고서를 낸 것은 어떠한 문제도 없다”며 사태를 원만히 수습했다.

침몰 원인 조사가 이렇게 끝을 맺자 세월호를 어떻게 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 전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왔다.

거치장소로 목포, 안산 대부도, 진도 서망항 등 3곳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거치장소 선정 요소로 일곱 가지가 꼽혔다. 상징성, 거치기술, 무게 감당, 주위 활용, 지역 연계, 지자체 관심, 거치비용 등이었다.

선조위는 선체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것이 교육·기억·기록 등의 의미가 있는 데다 추모·치유 기능과 교육관으로서 종합 재난 예방 기능을 수행할 거라고 기대했다.

가칭 ‘세월호 생명기억관’으로 ‘416재단’에 위탁해 관리하자는 방안도 검토됐다. 하지만 세월호 보존 방식과 장소 선정 문제도 유족의 의견과 비용 등이 맞물려 역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세월호 사고의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물이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기업 지명 등은 실제와 관련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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