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4 09:00

컨선사들 수에즈운하 복귀 본격화…유럽항로 운임 하락일로

올들어 8개월간 수에즈운하 통과 컨선 순톤수 전년比 54%↑


컨테이너선사들이 잇따라 수에즈운하 통항을 재개하면서 유럽항로 운임 하락세가 표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HMM,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으로 구성된 프리미어얼라이언스,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결성한 제미니, 그리고 스위스 MSC 등이 통항 재개를 선언한 선사들이다. 

다만, 중동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여전히 불안한 만큼 선사들은 안보와 운항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서비스를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어, FE1·IOX 서비스 수에즈운하 경유

프리미어얼라이언스는 FE1과 IOX 서비스를 수에즈운하 통항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FE1은 11월19일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입항 예정인 선박부터 변경된 스케줄을 소화한다. 기항지는 램차방-까이멥-싱가포르-수에즈운하-로테르담-함부르크-르아브르-수에즈운하-싱가포르-램차방 순이다. 

IOX는 10월19일 파키스탄 카라치에 입항 예정인 ONE의 8000TEU급 컨테이너선 <원릴라이어빌러티>(ONE RELIABILITY)부터 변경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기항지는 카라치-하지라-문드라-나바셰바-콜롬보-수에즈운하-사우샘프턴-로테르담-함부르크-앤트워프(안트베르펜)-수에즈운하-카라치 순이다. 

선사 측은 “남아프리카 희망봉에서 수에즈운하로 복귀하면서 아시아-유럽 간 수송 일수가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정세를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복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프리미어는 MSC와 선복교환으로 서비스 중인 MD4에서 수에즈운하를 통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MD4는 닝보-상하이-옌톈-싱가포르-제노바-라스페치아를 순회하는 노선이다. 

HMM은 “홍해 지역 전역의 현재 운영 및 보안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MSC와 특정 노선에서 수에즈운하 통과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9월7일 닝보에서 출항한 MSC의 <엠에스씨우버티8>(MSC UBERTY VIII)호부터 변경된 일정이 시작됐다. 10월3일 싱가포르를 출항한 해당 선박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뒤 10월22일 제노바에 입항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MSC와 선복교환을 통해 진행 중인 서비스라 실제 수에즈운하 통과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계 선사들의 수에즈운하 복귀도 표면화하고 있다. 

제미니 소속 선사인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는 AE5·AE11·AE12·ME2 4개 서비스의 운항 경로를 수에즈운하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들 서비스는 9월 중순부터 기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대신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게 된다.

AE5의 새로운 행선지는 칭다오-닝보-탄중펠레파스-수에즈운하-런던-브레머하펜-함부르크-로테르담-알헤시라스-수에즈운하-탄중펠레파스 순이며, 9월21일 탄중펠레파스에서 출항한 <메르헨머스크>(MARCHEN MAERSK)호부터 바뀐 일정이 적용됐다.

AE11의 변경된 노선표는 상하이-옌톈-탄중펠레파스-수에즈운하-탕헤르-발렌시아-바르셀로나-라스페치아-제노바-바도리구레(이탈리아)-수에즈운하-싱가포르 순이며, 9월19일 탄중펠레파스에서 출항한 <안토니아머스크>(ANTONIA MAERSK)호부터 변경된 일정을 소화한다.

AE5 AE11을 각각 운항하는 <메르헨머스크> <안토니아머스크>는 이달 3일 수에즈운하를 통과했다.

이 밖에 AE12는 닝보-상하이-탄중펠레파스-수에즈운하-알헤시라스-코페르-리예카-알헤시라스-수에즈운하-싱가포르를, ME2는 엔노어(인도)-콜롬보-수에즈운하-알헤시라스-로테르담-런던-함부르크-탕헤르-수에즈운하-콜롬보를 각각 순회한다. 

MSC도 인도 파키스탄과 미국, 멕시코를 연결하는 인두사 서비스에서 수에즈운하 통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9월23일 콜롬보에서 출항한 <엠에스씨돔나엑스>(MSC DOMNA X)부터 적용했다. 

이 밖에 홍콩 선사 OOCL은 홍해 사태 이후 처음으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수에즈운하청(SCA)은 지난 9월16일 홍콩 선사 OOCL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오오씨엘포르투갈>호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오오씨엘포르투갈>호는 길이 약 400m, 폭 61.3m에 달하는 컨테이너선으로, 아시아와 북유럽을 연결하는 오션얼라이언스의 NEU2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다. SCA는 “이번 항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홍해 사태 이후 중국 코스코그룹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의 정세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선사의 수에즈운하 복귀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머스크 관계자는 “중동·홍해 지역의 정세를 계속 주시하고 선원이나 선박, 고객 화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급증가에 유럽행 운임 13주 연속 하락

선사들의 잇따른 복귀로 올해 수에즈운하 통항량은 전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에즈운하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운하를 통과한 컨테이너선은 순톤수(NT) 7210만t으로, 전년 4670만t 대비 54% 늘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은 희망봉 경유로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재고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화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중동 불안이 여전한데도 수에즈운하 통항 재개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아시아-유럽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중 홍해 및 수에즈운하를 경유한 선박 비율은 27%를 기록했다. 이는 8월 20%에서 7%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해사물류통계 ‘홍해 경유 아시아-유럽항로 선박 비율’ 참고)

시인텔리전스는 “선사들은 2023년 12월 이후 홍해 정세 악화를 이유로 희망봉 우회를 계속해 왔지만 최근 유럽발 아시아행 노선을 중심으로 수에즈항로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항로 운임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사들이 남아프리카 희망봉에서 거리가 짧은 수에즈운하로 경유지를 전환하면서 공급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9월30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199달러로, 전주 2313달러 대비 5% 하락하며 13주 연속 떨어졌다. 9월 5주 평균 운임은 2425달러를 기록, 8월 평균인 2867달러와 비교해 15% 급락했다. 평균 운임이 3000달러를 웃돌았던 6~7월과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같은 기간 지중해행 운임은 TEU당 2996달러로 전주 3065달러와 비교해 2% 내리며 5개월 만에 3000달러를 밑돌았다. 9월 평균 운임은 3185달러로, 8월 3825달러 대비 17% 떨어졌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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