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한진그룹 품으로 들어간다

한진해운이 독자화의 꿈을 접고 한진그룹으로 다시 들어간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보유 지분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과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신설법인과 기존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뒤 한진해운을 대한항공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적 분할 방식은 이렇다. 신설 법인이 한진해운과 상표권 사용수익 등의 자산을 가져가고 기존 법인은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 물류IT 자회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 부문인 한진SM, 제3자물류사업(3PL) 부문 등을 갖게 된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과 조 회장은 분할되는 두 법인의 지분을 맞교환해 각각 기존 법인과 신설 법인의 지분만을 보유할 예정이다. 현재 한진해운홀딩스는 최대주주인 최은영 회장이 지분 50.67%를, 한진그룹이 27.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또 신설 법인을 자회사인 한진해운과 다시 합병한 뒤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한진그룹을 참여시켜 합병되는 법인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해 보이는 인적 분할과 합병의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지주회사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한진해운홀딩스의 지분을 직접 넘겨받을 경우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종손회사가 되는 한진해운의 지분을 손자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가 100% 보유해야 한다. 반면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을 합병할 경우 이 같은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련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경우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의 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며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관련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싸이버로지텍과 한진SM 등을 포함하는 기존 법인만을 운영하게 된다.

이로써 조수호 회장 타계 후 경영 전면에 나선 최 회장이 추진한 한진해운의 계열분리 시도도 종언을 고하게 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