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2 15:39

기획/ 해운사·화주, 운임공표제 힘겨루기 본격화

국적선사, 공표제 시행으로 수익개선 ‘안간힘’
포워더·실화주, 운임인상 반발 확산

연일 지속되는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해운물류업계에서 시행되는 운임공표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은 선사들이 담합을 통해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운임인상분을 고객인 화주에게 적용하지 못한 포워더에게 운임공표제 시행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선사들 역시 먹고살기 위한 자구책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공표제를 추진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이너스 운임' 한중항로 시행은 인정하겠는데…

지난 6월 한중·한일항로를 시작으로, 7월부터 동남아항로에 운임공표제가 시행됐다. 정부는 고사 직전에 내몰린 선사들의 숨통을 틔우는 한편, 건전한 산업 발전을 꾀한다는 명목 아래 운임공표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운임공표제란 선사들이 신고한 것과 다른 운임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과징금 부과 등을 통해 시장의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운임공표제의 첫 시작은 성공적이었다. 한중항로에서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50~60달러의 운임인상 효과를 봤다. 그동안 한중항로에서는 마이너스(-)와 제로운임(0)이 횡행하며 선사들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떠올랐다. 붕괴된 운임구조로 선사들은 골머리를 앓아왔다. 마이너스 운임을 없애야한다는 분위기가 선사들 사이에서 팽배해지며 운임은 상승곡선을 그려나갔다. 한일항로 역시 일본 지방항에서 운임이 크게 상승하며 선사들의 수익개선에 도움을 줬다.

정부의 운임공표제 시행에 포워더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제물류업계는 비정상적인 운임이 난무한 한중항로의 운임공표제 도입에 공감했다. 선사들이 제 운임을 받아야 포워더들도 화주로부터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이너스 운임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시행된 제도이기 때문에 한중항로의 공표제 실시에 큰 이견을 보이는 포워더는 없었다.

하지만 운임공표제는 누군가에게는 약이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독이었다. 공표제 시행으로 인해 포워더들의 수익성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을 주력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이 그렇다. 포워더들은 영업력이 악화되는 것을 만회하고, 화주에 신뢰를 얻고자 운임 인상분을 스스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분을 화주에게 적용하지 못해 공표제 시행 후 몇 만달러의 손해를 떠안은 포워더가 한 둘이 아니었다.

선사로부터 운임인상분을 바로 적용할 수밖에 없지만, 화물을 쥐고 있는 화주와의 계약변경이 어렵다보니 포워더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화주들은 물류비 증액이 어렵다는 이유로 포워더들의 운임인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포워더 관계자는 “혹시라도 거래가 끊길 수 있을까봐 화주에게 인상분을 청구하지 못해, 공표제 시행 이후 아주 죽을 맛”이라며 토로했다.

대형포워더의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현재 대형포워더의 경우 선사와 장기로 계약을 맺고 있어 즉각적으로 운임인상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계약기간 중 계약을 갱신하거나 장기계약이 끝나고 신규 계약을 맺게 되는 시점에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포워더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동남아항로에서의 운임공표제 시행이다. 한중·한일항로에 이어 동남아항로에서도 운임이 오르면 화주에게 인상분을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포워더들은 운임덤핑 방지에 공감하면서도, 물량 유치에 혈안인 판국에 제도 시행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울분을 토했다. 포워더 관계자는 “한중항로에 이어 바로 동남아까지 공표제가 시행하면서 최근 화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좋을 텐데, 너무 일방적으로 제도가 시행되는 것 같다”라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포워더들의 영업력 상실도 우려된다. 해양수산부는 국내외 선사들이 해상운임을 지정된 온라인사이트(www.sis.go.kr)에 의무적으로 올리도록 공지했다. 이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선사들이 올린 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선사들의 운임 공표로 포워딩 업계의 마진이 공개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고된 운임보다 높은 수익을 챙겨야하는 포워더들에게 운임 공개는 화주와의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포워더 관계자는 “운임이 공표되면 포워더와 화주와의 신뢰관계가 깨지는 것은 물론 영업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 4000여개에 달하는 포워더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라며 공표제 시행에 반발했다.

일감 돌리는 화주들

운임공표제 시행을 보다 못한 화주들은 최근 한국무역협회 산하기관인 한국화주협의회에 불편을 호소하고 나섰다. 화주업계에서는 운임공표제 시행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입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컨테이너 총중량 검증제와 최근 동남아항로로 확대된 운임공표제로 인해 ‘엎친데 덮친격’으로 물류비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화주들은 해운업계의 시황이 안 좋다는 이유로 정부가 선사들에게 지나치게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며 토로했다. 화주협의회 관계자는 “운임이 바닥 수준인 중국, 일본 등 인접국가 항로에 대한 인상이 두드러지며, 국내 선사들의 경우 선사간 공표운임 및 계약운임의 단가가 동일해 담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기존 국적선사에게 화물을 맡겼던 대형화주들은 상대적으로 운임이 낮은 외국적선사에 일감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제품(레진)과 케미컬 등의 화물을 동남아시아로 수출하는 화주들이 그렇다. 화물을 대량으로 쥐고 있는 화주들의 경우 다른 선사와 거래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중소화주들에게 거래처를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거래처를 함부로 바꿨다가 나중에 득이 될 게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사들 “비정상적인 해운시장 바로잡자”

선사들은 운임공표제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도다. 중국과 일본에서의 운임회복을 발판삼아 동남아 해운시장에서도 저운임 악재를 털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의 국적선사들은 방콕(태국), 호찌민 하이퐁(베트남), 자카르타(인도네시아)항로 등을 중심으로 운임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국 베트남에서는 TEU당 약 80~100달러의 운임이, 인도네시아에서는 150달러의 운임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지역의 해상운임은 2년 전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서비스 개설을 잇따라 진행한 선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을 벌인 탓에 비정상적인 운임으로 거래가 진행됐다. 한 때 TEU당 약 400~500달러대에 달했던 베트남항로는 100~150달러로 떨어졌으며, 태국항로의 해상운임 역시 곤두박질 쳤다. 올해는 파나마 운하 확장개통으로 캐스케이딩(선박전환배치)이 불가피해 선사들의 수익성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선사들이 운임인상에 더욱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출혈경쟁에 시달려온 선사들은 기존 고객과의 거래가 끊겨도 이번만큼은 운임 ‘제 값 받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선사 관계자는 “50달러로 떨어진 운임을 약 100~150달러로 올리는 것이지, 제 값인 400~500달러로 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정상적인 해운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운임공표제 시행에 선사들이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화주협의회 “대정부 건의 불사”

해운물류업계는 현재 외국적선사들이 운임인상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 않아 향후 추이를 조금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운임인상에 적극 동참하지 않은 선사들의 향방에 동남아항로에서의 운임공표제 성공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수부에 화주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화주협의회는 운임공표제 시행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화주협의회는 화주와 포워더를 통한 제도 이행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한 뒤, 대정부 건의 여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대의를 위한 차원에서 한중항로에서 운임을 올리는 건 인정하겠지만, 마이너스가 나지 않은 동남아시장에서 운임공표제가 계속 시행된다면, 화주들이 거래처(선사)를 옮기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포워더들 역시 앞으로 운임공표제 시행이 지속될 경우 일부 선사들과 거래를 이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포워더 업계는 동남아에서 시행되고 있는 운임공표제를 내년으로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선사들이 화물 이탈을 막으려면 운임공표제 시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물량에 운임공표제 실시로 최악의 한해를 맞이하고 있다는 게 국제물류업계의 전언이다.

선사들은 자구책 마련을 위해서라도 운임공표제 시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타 선사로 화물이탈이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평소 물동량 점유율이 낮았던 선사들에게 화물을 안겨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남아항로 취항선사들은 국적 외국적 가릴 것 없이 플레이어가 워낙 많은 탓에 화물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 한 개라도 경쟁 상대에게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한일은 관리항로이고, 화물이 이탈해도 선사들이 많지 않아 통제가 가능하지만, 동남아의 경우 타 선사에게 화물을 뺏길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내부적으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운임을 적정수준으로만 올리자는 것이다. 운임이 어느 정도 형성돼야 포워더도 마진을 챙길 수 있어 해운물류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운임공표제 성패 여부를 놓고 해운물류업계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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