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7 10:26

"해운업계에 참신한 봉우리가 되고 싶습니다"

현장사람들/ 케이투로직스 영업부 이유신 차장

●●●2010년에 설립된 케이투로직스는 아시아·유럽 등 전 세계 등지에 수출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젊은 포워딩(국제물류주선)업체다.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고 쓰러지는 포워딩 업계의 열악한 현실 속에서도 젊고 패기있는 정훈채 사장을 필두로 알차고 내실 있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번 주 현장사람들의 주인공인 이유신 차장은 지난 해 11년간 몸담았던 동신선박을 떠나 케이투로직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주변 사람들은 신생회사로 옮기려는 그를 만류했지만, 선사에서 배웠던 다양한 실무 경험을 살려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하고 싶은 욕심에 이직을 결심했다.

“포워딩 영업은 모든 바운드를 컨트롤하면서 직접 처리해야하는, 말 그대로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일입니다. 선사에 있을 때보다 업무 부담감은 늘었지만 제가 직접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 일하는 기쁨은 더욱 큽니다.”

2010년 함부르크수드와의 인연으로 중남미 시장에 첫 발을 들인 이 차장은 지금은 업계에서 ‘중남미 전문가’로 통한다. 업계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자신의 노하우를 ‘정보력’으로 꼽았다.

“해운시장에서 남들보다 빨리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신문과 해운관련 소식지를 꾸준히 읽으며 시장의 흐름을 읽고 운임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 영업의 키포인트죠. 운임을 앞서 예측하고 화주에게 과감히 좋은 운임을 제시하는 것이 저만의 영업 전략입니다.”

이 차장은 ‘사람이 재산이다’를 메신저 대화명으로 삼고 있다. 유독 변화가 잦은 물류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진심 어리게 대하는 태도라는 것. 그는 거래처를 만든다는 생각보다는 인생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형, 동생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에는 골프를 치러 함께 필드에 나가자는 업계 친구들이 많아져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그는 포워딩이라는 업무가 골프와 닮은 구석이 있다고 말한다.

“화주가 요구하는 목적지에 인도할 때까지 적절한 운송수단을 선택해 화물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운송해 성공적으로 일을 마쳤을 때의 쾌감과, 작은 골프공을 넣기 위해 전략을 짜고 지형이나 그 날의 바람 상태까지 고려해 공을 넣었을 때의 쾌감이 묘하게 닮지 않았습니까?”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 술자리가 잦지만, 그는 11년간 단 한 번도 회사에 지각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하다.

“한 번은 설날 연휴에도 집에서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화물을 환적하는 과정에서 업무 협조를 해주지 않아 문제가 생겼는데, 제가 중국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결했죠. 화물을 처리하는 업무까지는 제 담당이 아니었지만 화주를 실망시킬 수 없었습니다.” 장시간 해외 통화로 전화비가 10만원이나 청구됐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뿌듯했다며 그는 웃었다.

이 차장의 현재 목표는 새로운 분야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자신 또한 주변의 훌륭한 물류인들을 벤치마킹하며 성장해왔기에, 후배들을 위한 모범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속내를 밝혔다.

케이투로직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 K2에서 이름을 따왔다.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꼭 정복하고 싶지만 결코 쉽지 않은 어려운 산으로 유명하다. 그의 바람은 회사이름을 등산복 업체와 혼동하는 사람들에게 해운업계에 우뚝 솟은 봉우리로 각인될 수 있도록 이바지하는 것이다.

머지않아, 그가 업계에서 홀인원(Hole-in-one)하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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