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1 14:45

기획/ ‘미운 오리’ 전락한 유럽항로···톱선사 실적 악화

유럽, 2만TEU급 컨선 소석률 80%
‘빨간불’ 북미, 운임은 사상최저 물동량은 ‘훨훨’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정기선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유럽과 미주 등 원양항로는 1분기에도 극심한 운임하락과 물동량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동서항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항로는 운임과 물동량 모두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작년 2분기 이후 지속된 운임하락세는 1년째 비슷한 모습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3월25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현물(spot)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전주 대비 20달러 감소한 247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6월 역대 최저치였던 TEU당 205달러를 찍은 후 다시 최저 운임에 근접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TEU당 248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동월 TEU당 700달러대, 900달러대에 머물던 북유럽과 지중해항로 운임은 1년 새 3분의1 수준으로 급락했다.

운임이 급전직하로 떨어지면서 선사들은 대형화주(BCO)와 NVOCC(무선박운송인) 간 계약운임과 시장운임 차이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분기별 시장운임을 반영하는 계약화주들의 1분기 계약운임이 현재의 시장운임보다 2배 가까이 차이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운임이 오를 경우 선복확보를 위해 참아왔던 계약화주들이 운임차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운임하락도 문제지만 물동량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북미를 제외하고는 전 항로에서 실어 나를 화물이 없어 중국 현지에선 아시아 역내 수출화물에 대해 선사가 화주에게 TEU당 50달러의 리펀드(refund)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운임을 회복하기 위해 수차례 선복감축에 나서는 한편 매달 운임인상(GRI)을 시행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GRI를 시장에 적용해도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유럽항로 취항 선사들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1월 90~95%에서 중국 춘절 이후 80~90% 수준까지 하락했다. 단순히 소석률로만 본다면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1만~2만TEU급 컨테이너선이 운항되는 항로에서 선박의 20%를 채우지 못 한 건 2천~4천TEU가량 화물이 빠졌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어서 선사들이 느끼는 시황 하락세는 큰 편이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으로 얼라이언스들이 선복 조절에 들어갔으며, 일시적인 결항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상승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며 “수요약세에 대비하기 위해 시행한 임시결항으로 정시도착율은 심각한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2월 亞-美 수출, 전년比 29.2% 증가

유럽항로가 운임과 물동량에서 모두 힘을 잃고 있을 때 북미항로는 선복을 가득 채웠다. 중국 춘절 이후 전월대비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1분기 전체를 놓고 보면 강세를 띠었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2월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해상 컨테이너물동량은 127만8천TEU로 전년동월대비 29.2% 증가했다. 중국 춘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2월 수출물량은 역대 동월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누적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24.8% 증가한 257만8천TEU를 기록해 지난해 미 서부항만 노사협상 지연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화물은 전년동월대비 28.5%, 한국발은 38.9% 증가했다. 한국발 수출물량은 자동차 관련 품목과 일반 전기 기기의 대폭적인 증가 등으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운임은 사상최저치를 매주 경신 중이다. 3월25일 기준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 기준으로 미 서안은 748달러, 미 동안은 1651달러를 기록하며 최저점까지 떨어졌다. 파나마 운하 확장을 앞두고 벌어진 선사 간의 집하 경쟁은 북미수출 항로의 운임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북미항로에서 선사들은 낮은 운임에도 불구하고 물동량을 가득 실어 질보다 양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동서항로의 극단적인 모습은 결국 선사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항로 비중이 큰 원양항로 선사들은 1분기 실적이 위태롭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반기 이후 큰 타격을 받으면서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상반기 호조를 배경으로 국적선사를 제외하고는 흑자 성적을 발표했다.

해상운임 하락에 매출 급감

선복량 기준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APL을 인수한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전년대비 실적이 뒷걸음질 쳤지만 이익은 확보했다.  

머스크라인은 전년대비 43% 급감한 14억3100만달러(약 1조71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3.2% 하락한 237억2900만달러(28조5198억원)를 기록했다. 머스크라인의 실적이 대폭 감소한 배경에는 해상운임의 하락이 컸다. 머스크라인의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FEU당 평균 2209달러로 전년대비 16% 하락한 반면, 물동량은 952만개로 전년대비 0.8% 증가에 불과해 운임하락을 상쇄하지 못했다.

CMA CGM은 전년대비 실적은 뒷걸음쳤지만 정기선시장의 급격한 운임하락과 과잉공급 환경에서 시장 평균을 상회하며 선방했다. CMA CGM은 지난해 영업이익 9억1100만달러(한화 약 1조1059억원), 매출액 157억달러(약 19조598억원)를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6.4% 감소했지만 물동량 성장으로 매출 급감을 막을 수 있었다. CMA CGM은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한 1300만TEU를 수송했다. 2015년 초 UASC와 차이나쉬핑이 함께 시작한 ‘오션3’ 얼라이언스와 더불어 성장을 예상했던 미주지역에서의 강력한 확장으로 물동량 성장을 이끌 수 있었다.

반면, 싱가포르 APL의 지난 1년간 매출액은 54억1000만달러로 전년 71억달러에서 2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1억3900만달러에서 -9800만달러로 적자폭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됐다. APL은 엄격한 비용관리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합리화를 통해 수익을 끌어올렸다. 작년 4분기에만 1억달러의 비용절감을 이뤘으며 연간 4억3500만달러의 비용을 줄였다.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해상운임 하락으로 매출액에서 모두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한진해운은 저유가 환경에 힘입어 해운 불황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영업이익을 일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69억원을 달성하며 2014년 대비 3.7% 성장했다. 매출액은 운임 하락으로 2014년 8조5169억원에서 지난해 7조7355억원으로 9.2% 뒷걸음질쳤다.

컨테이너 부문은 매출액은 8.6% 감소한 7조1491억원, 영업이익은 1266억원을 각각 거뒀다. 2014년부터 이어진 저원가 체제 구축과 적극적인 노선 합리화 정책을 통해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하반기에는 세계 경기 침체와 신흥국 경제 악화 등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영업손실은 2535억원으로 전년대비 손실 폭이 7.9% 늘어났다. 매출액은 5조7665억원을 기록해 1년 전의 6조5150억원 대비 11.5% 하락했다. 수년간의 적자로 자본잠식은 더욱 심화됐다.

OOCL, 비용절감으로 영업익 18% 성장

컨테이너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흑자 성적표를 받은 선사들도 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와 홍콩 OOCL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하파그로이드는 지난해 비용 절감 프로그램과 경쟁력 있는 선대 운영으로 3억6600만유로(약 47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년 전 -3억8300만유로에서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9% 증가한 88억4200만유로(11조 5139억원)를 기록했다.

하파그로이드가 지난해 수송한 컨테이너는 20피트컨테이너 740만개로 전년대비 25.3% 증가했다. 반면 평균 해상운임은 TEU당 1225달러를 기록해 전년대비 14.2% 감소했다. 하파그로이드는 전반적인 해상운임 하락에도 불구하고 CSAV 컨테이너 부문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로 매출과 물동량 증가를 꾀할 수 있었다.

OOCL은 물동량과 해상운임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성장을 일궜다. 지난해 OOCL은 매출액 52억1891만달러(한화 약 6조2700억원), 영업이익 2억9400만달러(약 3543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해상운임 하락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1% 감소한 실적을 거둔 반면 영업이익은 저유가와 비용절감으로 18% 성장했다. 컨테이너 수송량은 유럽항로의 시황 침체와 물동량 정체가 발목을 잡아 전년대비 0.2% 감소한 557만5874TEU에 그쳤다. 특히 컨테이너 물동량의 경우, 북미항로는 미국 경기 호황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한 131만8000TEU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항로는 초대형컨테이너선 투입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으로 전년대비 8.8% 감소한 89만4000TEU에 그쳐 동서항로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유럽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지난해 시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유가하락으로 컨테이너 운송비용을 전년대비 대폭 줄여 비용 상쇄를 꾀했고, 선대최적화를 운영비를 줄였다. 하지만 올해는 허리띠를 졸라매도 더 이상의 호재가 전무해 공급과잉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 한다면 선사들이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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