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7 14:34

[생활물류] 한반도 통합물류의 시작과 방향

[생활 속 재미있는 물류 이야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성우 본부장

섬처럼 고립되어 있던 우리나라는 4.27 판문점 선언을 시작으로 남북의 평화무드 아래 유라시아 대륙과 물류 통합의 꿈을 꾸고 있다. 북한의 개방을 전제로 기존의 해상물류 뿐만 아니라 철도로 대표되는 육상물류가 연결되면 한반도의 남쪽도 북한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이 연일 언급하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으로의 진출을 위한 철길에 대한 이야기로 국민들의 마음이 뜨거워 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궁극적으로는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현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제대로 알아야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으로 통합될 수 있는 물류체계를 만들어 갈 수 있지 그렇지 않을 경우 많은 실기와 함께 그냥 꿈으로 끝나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난 2015년 본인은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운송 준비를 위해 전문가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나진하산프로젝트의 수익모델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동북 2성(길림성, 흑룡강성)에서 나진항을 경유해서 우리나라 혹은 제3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화물의 운송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방문했다. 첫날 마주친 북한 관료들은 대부분 평양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인사말로 오시는데 고생 많으셨다. 오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렸느냐 등의 질문이 오고갔는데 믿기지 않은 답변을 들었다. 오는데 버스를 타고 자그마치 26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의 교통물류인프라 현실을 정확히 모르는 나는 기차로 오시면 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기차 타고 오면 1박 2일 아니 2박 3일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게 북한 교통물류인프라의 현실인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화국의 교통물류시설이 불비하여 오시기 힘드실 거라고 이야기 한 그 말이 이것을 뜻하는 것이다. 한달전 다시 북한의 나진을 방문했다. 이번에도 역시 평양에서 우리를 맞이하기 위한 북측인사가 여러명 왔는데 인사말로 오시는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또 오시는데 26시간 걸리셨나요 라고 물으니 손사래를 치면서 “아니 동무! 이번에는 오다가 하루밤 자고 왔습네다!”라고 하면서 지난번 보다 더 걸렸다고 했다. 이것이 북한의 교통물류인프라 현실이다.

북한 물류인프라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남북의 물류통합과 함께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되는 통합물류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북한은 1970년대 이후 물류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평양과 금강산간 고속도로, 원산 갈마공항 건설 그리고 광물자원 수출을 위한 단천항 현대화 이외에는 50년전 모습 그대로 가지고 있다. 특히 주철종도(柱鐵從道) 정책에 입각한 북한의 국토 물류관리체계는 국방중심 경제체제와 대북제재로 인해 지속적인 악화 경로를 겪으면서 철도 중심이라는 물류체계에 철도를 중심으로 붕괴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중국과 평양을 연결하는 경의선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철도의 속도는 시속 15~30km 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 정상적인 운영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북한의 철도는 일제 강점기에 깔려있어 주간선은 표준궤도이나 지선들은 대부분 협궤도 철도들로 모두 역에서 환승이나 환적을 해야 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북한의 철도는 대부분 새로 깔아야 하는 상황이고 그 공사비가 70~150조원이 소요된다는 과거 정부의 특별위원회들의 추정치가 일정 부분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물류는 일반적으로 단거리는 도로, 중거리는 철도, 장거리는 해로를 이용하고 고가상품은 항공, 중가는 철송 그리고 저가는 해송을 이용한다. 그리고 마지막 소비자 혹은 화주한테 화물이 가는 과정은 트럭을 통한 운송이 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우리나라 화물이 북한을 경유해서 러시아나 유럽으로 가고자 할 경우 가능한 수단은 기차, 선박, 항공기 정도이고, 이들 역시 화물의 특성에 따라 선택되거나 복합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현재 이용되고 있는 해운과 항공운송을 배제하고 새롭게 열리는 철송에 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을 해 봐야 한반도 통합물류의 미래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철도는 일반적으로 중장기로 운송에 적합한 물류수단이다. 그래서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국토가 넓은 국가에서는 그 활용도가 높다. 반대로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작은 국가에서는 여객을 중심으로 이용하지 화물을 이용하는 데는 그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는 우리나라 철도화물 사업이 서울과 부산 구간만 거의 명맥을 유지하고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철도화물은 500~2,000km 정도 거리에서 적합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철도화차 1량의 비용이 1.5억 정도하는데 화차 100량이 기관차 1대 혹은 2대에 연결되어 이동을 하게 되면 최소 150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되고 이 화물이 멀리가면 갈수록 돌아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돌아오는 길에 화물을 싣고 오지 못할 경우 철도운영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철도운송기업이 기차 1회 발차시 100량의 화차를 보내고 하루에 10회를 운영할 경우 최소 1,500억원의 투자비가 들게 되고 회전율을 고려할 경우 운송거리가 길어질 경우 운영비용이 높아지고 수익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형태로 가게 된다. 현재 TSR을 이용하는데 화차 확보가 어려워 이용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결국 이러한 화차 회전율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러시아 철도회사의 궁여지책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철도화차의 운영을 고려할 경우 철도화물이 2,000km를 넘어서 간다는 것은 엄청난 초기 비용과 함께 운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철도의 기관차는 디젤이나 전기를 통해서 움직인다. 최근 철도는 대부분 전철화를 통해서 전기가 주 운송연료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철도가 사용하는 전기는 국가마다 사용하는 전력, 전압, 송전방식 그리고 통신방식까지 모두 달라서 국경을 넘어 설 경우 기관차 변경이 필요하다. 익히 알려진 궤도의 차이로 인해서 화차를 바꾸는 대차과정 말고도 기관차 변경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궤도가 같더라도 전력구조가 같은 나라가 아닐 경우 기관차 교차가 필요하고 당연히 기관차를 운전하는 기관사 역시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즉 국경을 통과할 때마다 기관차, 화차의 교체가 필요하고 기관사 변경이 진행되어야 하니 시간소요가 많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언론을 통해서 인지하고 있는 기차를 통해서 며칠 만에 모스크바를 간다, 베를린을 간다라는 이야기는 이론상 가능할 뿐이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도물류의 현실은 일반인들이 잘 모른다. 또한 해당 정책을 결정하는 관료들조차 모르거나 정치논리에 정부 정책이 휩쓸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국가 전체가 잘못된 환상을 가지게 되고 이는 결국 한반도 통합물류 정책을 수립하는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도를 통해서 남북이 물류를 넘어서 경제적으로 통합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필수불가결하다. 그리고 철도는 수익성을 담보하는 자본재가 아니라 공공재 성격을 가지는 인프라이다. 세계적으로 항공과 항만은 민간자본에게 시장을 개방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 부산신항만의 경우 90% 이상이 외국자본이 항만을 운영하고 있다. 왜냐하면 수익창출이 가능한 물류인프라이기 때문에 좋은 입지에 제대로 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도는 다르다. 수익이 나는 구간도 있을 수 있으나 수익이 나지 않는 지역까지 국토의 균형발전, 지역민들의 복지 등을 위해 공공재 성격으로 지원을 하는 대상이다. 현재 우리나라 철도구간에서 수익성이 나는 구간은 서울과 부산을 오고가는 KTX 구간 등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수익성이 확보되는 구간이니 경쟁사인 SRT가 참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철도 구간은 대부분 적자이며 이를 위해 국민들의 세금이나 일부 이익구간의 수익을 통해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래서 철도는 수익성보다 공익성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는 물류인프라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철도시설에 대한 우리들의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남북물류의 통합은 철도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이 아니라 민족의 통합과 열악한 북한의 경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철도 연결을 통한 남북물류가 흘러야 지역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철도 인프라 개발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규모 세금이 들어간다면 아마도 엄청난 남남갈등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냥 뜨거운 마음으로 같은 민족이니 지원하자는 논리는 수용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독일의 사례처럼 부유한 서독이 덜 부유한 동독을 지원하는 정도가 아니라 중진국 수준의 경제를 가진 우리나라가 극빈국인 북한을 지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우선 우리나라가 제대로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형태의 물류통합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언급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 지도’와 같은 개념은 미래 장기구상이며, 당장 필요한 ‘한반도 통합물류 단계별 지도’라는 개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림-1>처럼 현재 남북의 물류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가장 쉽고 저렴하게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1차적인 대안은 해륙복합물류네트워크이다. 북한 당국이 추구하는 ‘모기장식’ 특구개발 정책(<그림-2> 참조)과 연계하여 항만을 중심으로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북한의 경제특구를 우리나라 항만들과 연결을 통해서 상호 무역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나진항과 신의주항은 해상물류와 배후의 육상물류를 연결하는 복합물류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남북 교역을 통해 <그림-3>에서 표시되어 있는 북한의 경제특구들과 연결하고 특구내 항만을 중심으로 배후 철도와 도로를 이용해 북한 내륙, 중국, 러시아 그리고 유라시아 대륙의 다른 국가로 화물을 오고가게 하는 것이다. 이 단계를 거치면서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경제특구가 성장하게 되면 북한 당국의 부가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북한의 육상인프라에 투자가 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남북 국경은 우리나라가, 북중 국경은 중국이, 북러 국경은 러시아가 동북아 공존과 평화의 지속성을 위한 책임과 의무 관점에서 선도적인 투자를 하게 된다면 북한의 육상물류인프라는 생각보다 빠른 정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 2단계를 거친 한반도 물류체계는 육상, 해상 그리고 복합물류라는 다양한 형태의 물류수단을 기반으로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빠르면 10년 길게는 2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는 지난한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만 안정적인 한반도 통합물류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나라가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필요하지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물류인프라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도 부산항과 인천항을 중심으로 경부고속도로를 만들면서 경제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북한 역시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경제성장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단지,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북한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을 주도한다는 점이고 이는 개성, 신의주(황금평), 나선, 원산(금강산)특구와 같이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을 희망한다는 점이다. 항상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되는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한반도 남단의 섬이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되는 통합물류의 수혜자 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하고 있는 생각을 숙지하고 이를 지원하면서 우리가 이익을 같이 추구할 수 있는 Win-win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의 생각은 체제유지와 경제성장에 있으며 그 결과물이 북한의 경제특구이다. 그 경제특구의 중심에 있는 항만들을 기반으로 한반도 통합물류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조기에 효율적인 물류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정부의 정확한 인식과 합리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처나 특정 분야의 이기주의가 아니라 대승적인 차원에서 남북의 통합발전을 위해 고민이 필요하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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