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18 17:40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15년째를 맞고 있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이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중국과 WTO는 지난해말까지 전체 11개 주요 쟁점 가운데 투명성과 사법적 심사
등 일반조항을 포함해 3개 쟁점을 사실상 매듭짓고 나머지 8개 쟁점에 관한 절충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성과없이 올들어 처음으로 열린 협상을 끝냈다.
양측은 지난 10일부터 재개된 제15차 가입작업반 회의가 지지부진 상태에 빠지
자 16일 유럽연합(EU)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농업협정상 국내
보조금 지급문제에 관한 막후절충에 나섰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중국은 9억명에 달하는 농업인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WTO 농업협정상 전체 국
내 농산물 생산가의 10%까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개도국 지위를 반
드시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미국과 18개 농산물 수출국으로 구성된 케언즈그룹은 중국 경제규모 등을
고려할때 개도국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국내농업보조금이 2% 수준에 불과하지만 WTO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의 여파로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농업기반이 상실될 경우 국내 정치.사회적
불안요인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TO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다른 분야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전술.전략적인
고려에서 국내 농업보조금 문제를 완강히 고집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며 "미국
이 양보하지 않는한 쉽게 풀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가입작업반은 나머지 8개 쟁점중 반덤핑, 과도기간 세이프가드, 과도기간
무역정책검토 등을 제외한 농업, 산업정책 보조금, 무역권, 제품기준, 서비스 등 5
개 핵심분야에 관한 일괄타결을 시도하자는 EU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 제안은 사실상 `WTO 외부의' 정치적 절충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을 받을만 하지만 그만큼 실질적인 현안에 있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EU가 중국의 가입협상에 신축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미국의 부시행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따라 가입시기
가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한편 WTO 차원의 가입협상과는 별개로 멕시코와의 양자협상도 미타결 상
태로 남겨두고 있는데 중국의 WTO 가입후 국내외 시장의 잠식을 우려한 멕시코가 가
급적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끝까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2월말이나 3월초에 열기로 잠정 합의된 제16차 중국가입작업반 회의는 부시 행
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뉴라운드 협상과 더불어 세계 최대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가입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게 WTO 주변
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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