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1 09:08

기고/ 항만안전특별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변호사가 된 마도로스의 세상이야기(40)
법무법인 대륙아주 성우린 변호사(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고문변호사)


항만운송 종사자 등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항만안전특별법’이 작년 8월3일에 제정·공포되었고, 올해 8월4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항만안전특별법은 아래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되었다.

우선, 항만은 하역·줄잡이·고박 등 다양한 업종의 종사자가 여러 장비를 활용하여 작업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기존의 안전관리체계만으로는 작업별 특성에 맞춘 안전관리를 시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항만에서의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항만의 특수한 작업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았다.

그리고 지난 4월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사고로 숨진 고(故) 이선호씨 사례 등 최근 항만에서 항만운송사업 종사자 등이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항만근로자에 대한 안전장비 지급, 안전교육 실시 등의 조치가 성실히 이행되지 않았고, 실질적인 안전관리 점검이나 사고 조사, 통계 관리, 사업자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항만 안전 관리에 대하여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실정에 대한 조사 결과가 있었고, 위 사실이 해당 입법에 기초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회는 항만운송 참여자등(항만운송사업자 및 항만운송관련사업자)에게 항만에서의 안전관리에 관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고, 이에 대한 제재를 규정함으로써 항만운송 분야에서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항만안전특별법 제정에 이르게 되었다.

항만안전특별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①관리청이 관할 항만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 등에 필요한 사항을 협의하기 위하여 항만운송사업자 단체, 항만운송근로자 단체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와 함께 항만 안전에 관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법 제7조), ②항만운송 참여자로 하여금 ‘항만운송사업법’ 제27조의3에도 불구하고, 항만운송 근로자를 대상으로 작업내용과 안전규칙, 항만에서의 위험요소 등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토록 하였다(법 제8조), ③항만운송 참여자 중 항만하역사업을 등록한 자는 항만 내 종사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항만 내 출입통제, 시설 안전확보 및 안전장비 지급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자체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여 관리청의 승인을 받도록 하였다(법 제9조제1항), ④자체안전관리계획의 승인·이행 및 시정조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관리청에 항만안전감독관을 두고 항만안전감독관의 업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하여 항만안전감독요원을 지정·위촉하도록 하였다(법 제9조제5항 및 제6항), ⑤관리청이 안전교육 실시 결과와 자체안전관리계획의 승인·이행 및 시정 조치의 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항만 하역이나 선박 등의 안전 점검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자료 제출 등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법 제10조 및 제11조).

한편, 필자는 작년 2월 경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시점에 맞춰 해운물류조선업 및 유관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주들의 법 대응 필요성에 관하여, 본지에 기고(변호사가 된 마도로스의 세상이야기(30) ‘중대재해처벌법과 컴플라이언스’)한 바 있었는데, 실제로 올해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도 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에게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두 법률은 사실상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항만 내 근로자 등 인명사고가 발생할 시, 항만안전특별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는 항만운송 참여자 등은 기존 체결된 계약들의 전면적인 검토와 함께 각 법률에서 요구하는 환경을 다시 조성하는 등 각 법률에 따른 의무들을 이행할 수 있는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 

일각에서는 항만안전특별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모두 안전사고가 발생한 이후 국회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의 입법을 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고, 법조인인 필자가 보더라도 사업주 등의 범위를 넓히고 모호한 기준으로 이들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어, 실제로 각 법률에 따라 과연 소기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 

그러나 양 법률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이 산업재해 예방체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항만운송 분야를 포함한 우리 해운조선물류업의 각 산업현장을 보면, 안전사고가 발생해야 그제야 특별감독에 나서는 등 기존의 실정을 완전히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업주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사전에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산업현장에 대한 안전 및 보건 확보지도를 정례화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현장의 분위기를 새로이 바꿀 필요가 있다. 이에 근로자들도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현장에서 일하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 경험을 쌓았다. 배에서 내린 뒤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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