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다사다난했던 호랑이띠 해가 가고 흑토끼 해인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2년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구가했던 해운 시장이 하락세로 꺾이는 해였다면 2023년은 본격적으로 불황에 대응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한 해 세계 해운 시장은 유례없는 격동기를 겪었습니다. 지난해 1월 1500만원을 오르내리던 미국 동안행 컨테이너 운송료가 연말 들어 300만원대로 떨어진 건 해운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시황이 하반기에 급전직하의 침체를 보여줬지만 해운기업 실적은 컨테이너선 벌크선을 망라해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이 3분기에 일찌감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성적을 신고했습니다.
새해 시장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조사기관은 새해 세계 경제가 지난해보다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입니다.
해운 시장은 심각한 공급 과잉 우려가 대두되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더 가혹한 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특히 컨테이너선 시장엔 향후 3년간 700만TEU에 이르는 신조선 폭탄이 예고된 상황입니다.
새해부터 발효되는 온실가스 규제도 해운 환경을 뒤흔들 주요 변수입니다. 우리나라 선대의 80% 이상이 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막대한 금리 인상도 선사들의 경영 환경을 옥죌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6차례의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선박금융 조달 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선사들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대출금리마저 10%에 육박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지난해 일부 벌크선사들의 순이익 증가율이 영업이익의 대폭적인 증가에도 둔화되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유입니다.
희소식보다 안 좋은 뉴스가 많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해운기업들이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격언을 뼈 속 깊이 아로새긴 건 큰 자산입니다.
호황기 때 비축한 막대한 실탄을 무기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경쟁력 제고와 전략 수립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국해운의 명운이 걸린 탈탄소 대책 마련에 정부와 민간이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창립 52주년을 맞는 코리아쉬핑가제트는 2023년 새해에도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이 흔들리지 않고 안전 항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부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울러 화주와 해운사가 어려울 땐 서로 돕고 호경기일 땐 함께 과실을 나누는 상생 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토끼는 예로부터 꾀가 많고 지혜로운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운물류업계가 토끼의 장점을 본받아 다가올 불황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아울러 본지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들의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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