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3 09:12

‘23.5兆 투입’ HMM, 2030년까지 컨선단 155만TEU 확보

HMM, 중장기전략 설명회…벌크사업 매출비중 15%→22% 확대
프리미어얼라이언스 새출발…서비스 항로 30개로 늘어
▲왼쪽부터 HMM 한순구 전략재무본부장, 정준 벌크사업본부장, 김경배 대표, 박진기 부사장, 이정엽 컨테이너사업부문장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로 내년 2월부터 새로운 항해에 나서는 HMM이 2030년까지 12조7000억원을 들여 올해 93만TEU인 컨테이너선단을 155만TEU로 늘린다. 

또 벌크선사업에 5조6000억원을 투하해 매출 비중을 22%까지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HMM은 이 같은 내용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총 2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2030 중장기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프리미어얼라이언스·MSC 협력 유럽노선 11개 vs 오션 9개·제미니 7개

HMM은 최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가진 중장기 전략간담회에서 기존 디얼라이언스(TA) 소속 선사인 일본 ONE, 대만 양밍해운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신규 협력 체제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협력 기간은 내년 2월부터 5년간이다. 

이와 동시에 스위스 선사인 MSC와 아시아-북유럽·지중해항로에서 선복교환 방식으로 협력한다. MSC와 함께 선복을 교환하는 서비스는 총 9개이며,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4년간이다.

HMM은 이 같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협력 체제를 구축해 원양항로 네트워크 증대, 기항 항만·국가 확대, 운용 선복량 증가 등 타 해운동맹 대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경배 HMM 사장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결성과 MSC와의 선복 교환은 HMM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됐다. 글로벌 얼라이언스 중에서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지 않았나. 우리나라 화주들에게도 더 좋은 기회를 드려 물류대란이 발생하지 않는 좋은 길을 만들어 놨다“고 자평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신규 항로는 기존 디얼라이언스에서 26개를 운영했다면 MSC와 협력 체계를 가동하는 내년 2월부터는 30개로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북미 서안 12개, 북미 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다. 이중 북유럽과 지중해를 포함한 유럽항로는 MSC와의 협력을 계기로 기존 8개에서 11개로 3개가 늘어난다.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대만 에버그린으로 구성된 오션 10개,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의 제미니코오퍼레이션 7개와 비교하면 더 많다. 

이정엽 컨테이너사업부문장(전무)은 “하파크로이트의 점유율이 북미에서는 미미해 3개 선사가 서비스를 유지한다면 문제가 없었던 반면, 북유럽과 지중해에선 그렇지 않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MSC와의 협력으로 유럽항로에서 다른 얼라이언스보다 규모가 큰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HMM은 항로 노선을 다변화해 수익성 극대화에도 만전을 가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단독 운항 중인 인도-지중해 노선을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남미동안 노선 등을 신설해 물류 네트워크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적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항로 참여까지 고려하는 등 글로벌 선사로서의 위상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이 전무는 “2016년 철수했던 대서양노선의 참여도 타 선사와 협의 중”이라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비수기에 수익을 최대한 방어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해 기항 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주요 거점 항만 확대, 신규 직기항 서비스 등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북유럽항로는 오션과 제미니에서 제공하지 않는 부산·일본·베트남 직기항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한다. 

지중해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시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을 대상으로 한 기항 횟수를 최대한 확보하고, 터키 등의 신규 직항로를 열 예정이다. 

이처럼 HMM은 아시아-유럽항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함에 따라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아시아-북미항로와 함께 동서항로에서 더욱 강력하고 안정적인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국내 해운물류 경쟁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MSC와 유럽항로에서 협력함으로써 기존 2M이 부산항에서 환적하던 물량 상당수가 유지될 전망이다. 또 한국발 직기항 서비스를 유치함으로써 국내 항만의 경쟁력 강화와 국내 화주에 대한 안정적인 물류 네트워크 지원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2030년 매출액 15兆 달성 목표

HMM은 2030년까지 매출액 15조원, 자산 규모 43조원의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도 이날 제시했다. 

HMM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고자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총 투자금 23조5000억원 중 60% 이상인 14조4000억원을 친환경 설비에 투입한다.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중심으로 벌크사업 및 통합 물류사업 영역을 확장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선진적인 ESG(환경·사회·투명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한순구 전략재무본부장(상무)은 “오늘 발표한 2030년 중장기전략을 토대로 2030년 매출액 15조540억원, 자산 43조2000억원 규모의 대한민국 대표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덧붙였다. 목표 매출액과 자산은 2023년 말 8조2300억원 25조7134억원 대비 각각 82.9% 68% 늘어난 규모다.

중장기전략의 일환으로 HMM은 11조원을 투자해 컨테이너선단을 올해 91만TEU에서 2030년까지 155만TEU까지 70%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또한 늘어나는 선복량 확장에 맞춰 컨테이너 박스 확보에도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친환경 운송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2030년까지 저탄소·무탄소 선박 약 70척을 확보하고, 2045년까지 전 운송구간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벌크사업에선 현재 634만DWT(36척·재화중량톤수)의 선대를 2030년까지 1256만DWT(110척)까지 확장하는데 5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탱크선, 벌크선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친환경에너지 수송사업에 적극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조기 확보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순구 상무는 “벌크선사업의 지난해 매출액 비중이 15%였는데 2030년까지 22%까지 확대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걸맞은 신규 터미널 및 시설 투자에는 4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 2045년 탄소중립 목표 조기 달성을 위해 선박 개조, 친환경연료 공급망 확보 등에 9000억원을, 디지털 기반 조직 체계 구축에 1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HMM 이정엽 컨테이너사업부문장이 ‘2030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獨 하파크로이트 탈퇴 영향 거의 없어”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선 하파크로이트의 탈퇴가 디얼라이언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파크로이트가 해운동맹에 투입한 선박 대부분이 대서양항로에 투입된 데다 북미항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하파크로이트의 탈퇴로 지장을 받는 유럽 노선은 1개에 불과했다는 게 HMM 측 설명이다. 

이정엽 전무는 “하파크로이트가 탈퇴할 경우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와 MSC와 협력했을 때 아시아-북유럽 노선 선복량이 300만TEU로, 오션 250만TEU, 제미니 190만TEU 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진기 부사장은 “하파크로이트의 상당 부분 선복량이 대서양에 투입됐다. 하파크로이트가 탈퇴함으로써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사실상 영향이 거의 없었다. 탈퇴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았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신조 가격이 급등한 탓에 최근 선단 투자를 보류했다고 전하는 한편, 비용 경쟁력을 따져 건조 조선소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1만3000TEU급과 2만4000TEU급 등의 컨테이너선을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소에서 지었지만 비용이 높다면 중국 일본도 발주처가 될 수 있을 거란 얘기다. 

김경배 사장은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선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힘들다. 장기적으로 비용이 낮은 조선소를 선택할 예정이다. 꼭 국내 조선사를 이용해야겠다는 원칙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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