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09 14:22

美정부, 서부항만사태 개입 수순 돌입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미국 서부항만 마비사태가 9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야기하고 있는 이번 사태를 강제로 종식시키기 위한 개입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 판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서부해안의 29개 항만에서 진행 중인 노사분쟁을 다룰 조사위원회의 설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는 지난 1947년 제정된 `태프트-하틀리법'의 규정에 따라 법원의 승인을 얻어 노동자들에게 직장 복귀 명령을 발동, 노사 양측이 80일간의 냉각기간을 갖도록 함으로써 항만 운영을 재개하기 위한 1단계 조치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3인 조사위원회에 단 하루의 보고 시한을 부여함으로써 이번 항만분쟁을 매우 중대한 사태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폴 오닐 재무장관은 이날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가진 재계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서부항만 폐쇄사태가 미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미치기 전에 부시 대통령이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쟁 중재자가 노사 양측을 이틀 내에 협상 테이블로 이끌지 못하면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재계의 압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내 유력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전화나 서신을 통해 행정부 고위 관료들과 접촉,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2개 무역단체와 보잉, 베스트 바이 등의 기업체 대표들은 지난 4일 백악관 부근의 한 빌딩에서 행정부 고위 관료들과 면담을 갖고 이번 항만폐쇄가 재계에 미치는 타격을 설명하면서 정부가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의 보좌진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이번 사태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입장을 취했으나 하루 만에 부시 대통령이 `태프트-하틀리법'을 발동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10월은 연중 수입량이 가장 많은 달인데다 이번 항만 폐쇄사태의 여파로 일시해고와 생산 중단 등 부작용이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프트-하틀리법'의 발동은 정치적 위험을 수반하는 사안인데다 과거 이를 통해 분쟁 해결에 성공한 사례도 많지 않다는 점에서 부시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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