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4 14:08

특집Ⅰ/국제물류주선업계를 진단한다

칠흑 같은 어둠에도 희망의 빛은 보인다
경기불황으로 물동량 반토막, 공개입찰 확산 부정적
콘솔업계 운임안정화에 힘모아, 신항 물류센터 신성장동력

●●● 올 한해 국제물류주선업계는 세계적인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해운물류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국제물류주선 시장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 리 만무했다. 올 연초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들은 급격한 물동량 감소에 속수무책이었다. 해상화물과 항공화물이 나란히 반토막 시황을 연출했다.

포워더들은 올해 들어 사업계획을 한동안 세우지 못했다. 화주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외국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을 받지 못하자 덩달아 이들 물류를 책임지는 포워더들까지도 향후 계획이 불투명해졌던 것이다. 당시 한 대형 포워더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해왔던 중국과의 수출입 물량이 40% 가량 줄었다”며 “연말이나 신년 특수 물동량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제물류업계는 올해 성수기를 잃어버렸다. 연초 폭락했던 물동량이 하반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내심 기대했지만 전통적인 성수기로 분류되는 10월 이후에도 물량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한 중견 포워더 대표는 “하반기 들어서도 시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수익이 없다보니 비용 줄이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소량화물(LCL화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화물혼재(콘솔리데이션) 회사들의 경우 선사들의 해상운임과 비교해 낮은 취급수수료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상반기까지 선사들의 해상운임이 바닥까지 내려가자 포워더들의 운임도 동반 하락했다.

다만 선사 운임에 비해 LCL화물 운임의 하락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후행구조로 움직이는 LCL화물 운임의 특성이 덫이 됐다. 선사들이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 성적표를 만회하고자 대대적인 운임회복에 나섰지만 포워더들은 이를 화주측에 전가시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기에 바빴다. 결국 한 달에 몇 백달러씩 인상되는 선사들의 운임회복 러시에 치여 마이너스실적에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환율하락이 수익악화 부채질”

환율하락과 화주들의 공개입찰 전환은 국제물류업계에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환율 하락이 수출물동량의 감소와 재무적인 수익악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공개입찰 확산은 운임하락으로 이어져 곤혹스럽다.

연초 1500원대 후반까지 올라갔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00원대로 떨어졌다. 그만큼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대금결제가 달러화로 이뤄지는 국제물류업계의 특성상 포워더들은 원·달러 환율하락이 곧 원화 기준 수익하락으로 이어져 어려움이 크다.

한 포워딩업체 관계자는 “100만달러의 거래를 했을 경우 연초에 비해 앉은 자리에서 5억원 가량을 손해 보는 것”이라며 “수익규모가 크지 않은 포워더들에게 환율하락 기조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한숨 지었다.

게다가 내년 운송계약을 앞두고 대형화주들이 공개입찰로 돌아서면서 포워더들은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나 LG, 코오롱, 두산 등 내로라 하는 대형화주들이 공개입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개입찰은 곧 운임하락이란 등식이 성립한다. 입찰의 첫 번째 기준이 바로 ‘가격’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회사규모’. 공개입찰이 늘어날수록 가격경쟁력을 갖춘 대형물류기업들이 물량을 독점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입찰을 따낸 물류기업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공개입찰로 진행한 물류거래는 낮은 단가로 인해 회사 수익개선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한 화주기업은 공개입찰 조건으로 ▲6개월간 운임변동 불가 ▲입찰이행보증보험 가입 ▲화물운송이행보증 등을 요구해 물류업계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회사를 유지는 한다지만 회사를 키울 만큼의 투자여력이 없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관련업체 한 임원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공개입찰로 진행된 대형화주들의 계약단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경부간 육상운송료가 시장운임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창고료 상한제로 환급금 병폐 개선

이런 가운데 긍정적인 움직임도 포착된다. 우선 LCL수입화물에 대한 창고보관료 상한선제 도입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는 창고료 문제는 중국과의 환급금 거래와 연결돼 대표적인 개선 사례로 지적돼 왔다.

보세창고료는 지난 1999년 자율화된 이후 중국간 LCL화물 수송을 포워더가 주도하고, 수입화주의 창고배정 권한이 없어지면서 10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고업자는 포워더에 보관료의 약 50%를 환급금 형태로 지불하고 이를 소형 화주로부터 보전 받다보니 중국 포워더들의 환급금 인상 요구가 거세질수록 한국 수입화주들이 내야 하는 창고료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수입화주의 불만은 커져갔고, 창고료가 환급금 문제로 이어지면서 국제물류주선업계는 각종 불법행위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부산항의 수출입화물 통관을 담당하는 경남 양산세관에서 첫 상한선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2월엔 인천세관이 보세창고보관료 가이드라인 제도에 합류했다. 인천세관은 창고료 상한선을 통상적으로 청구되던 보관료보다 약 50% 낮은 수준으로 정했다.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평균 수입LCL 창고요금은 1CBM(㎥)당 5만3200원에서 2만5620원으로 반토막났다. 인하된 요율임에도 만재화물(FCL) 보관요율에 비해선 여전히 20% 가량 높은 수준이란 지적이다.

양산세관은 지난 5월 상한선을 종전보다 17% 더 낮췄다. 인천항과 비교해 상한선 수준이 높아 적정창고료라고 하기에는 정책적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였다. 새로운 보관료 상한선은 종량률 기준으로 1CBM당 종전 1만1천원에서 8천원으로 낮아졌으며 1일 할증료는 9500원에서 4천원으로 절반 이상 감액됐다.

가이드라인 도입 이후 이들 지역에서의 창고료 수준이 크게 낮아진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던 환급금의 규모도 크게 줄어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으로 보내는 환급금 폭이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전해져 우려스럽다. 경기 악화로 물동량 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국내 물류기업들이 예전 물물교환(Give & Take)식의 운송거래에서 벗어나 중국 포워더에 환급금 형태로 인센티브를 직접 주고 있는 것이다. 상한선제가 도입되기 이전엔 창고료를 높게 받아 환급금을 주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그야말말로 포워더가 자신의 수익 일부를 중국 기업에 떼어주는 식이다.

과도한 덤핑영업은 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황에선 해당업체 뿐 아니라 업계 전체를 심각한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관계자들은 걱정스런 눈빛이다. 실제로 아무개 물류기업의 경우 경영악화로 중국측 파트너에 줘야할 환급금을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준다고 물량을 유치했다가 형편이 안돼 이를 떼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물론 1달러에 등을 돌리는 중국 포워더들도 문제긴 하지만 이런 사례가 늘어날수록 한국 포워더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CL화물 서류발급비 내년 1월 도입

콘솔업계가 수익성 개선에 팔을 걷어 부친 점은 수익안정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콘솔업계는 지난 2일 국제물류협회에서 모임을 갖고 내년 1월1일부터 LCL화물에 서류발급비(Documentation fee)를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입 폭은 선하증권(B/L) 1건당 1만9천원. 관련 업계는 서류발급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그동안 덤핑운임으로 멍이 들었던 포워딩업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콘솔회사 영업팀장은“서류발급비 도입은 LCL화물 운임 정상화를 위한 간접적인 방법”이라며 “여러 업체들이 이탈없이 동참한다면 콘솔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한해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도 기회를 엿보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부산 신항 배후단지에 대형 물류센터를 마련한 모락스와 맥스피드, 은산해운항공, 골드웨이가 그들이다. 최근 들어 부산항의 물동량이 매달 꾸준히 100만TEU를 넘어서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터미널마저 가동을 시작할 경우 신항으로의 물동량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가장 먼저 발을 뗀 곳은 은산해운항공. 자회사인 은산컨테이너터미널은 지난해 4월 신항 인근의 녹산국가산업단지 2만3천㎡ 부지에 최대 2만5천CBM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물류센터를 개장했다. 신항의 본격적인 가동에 앞서 개장했다는 점에서 시장 선점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7월 부산경남본부세관으로부터 런던금속거래소(LME) 보세창고로 지정받아 화물유치에 힘을 보탰다.

모락스는 내년 2월께 2만8천㎡ 규모의 MS디스트리파크를 개장할 예정이다. 부산 신항 배후단지에서 3번째 규모로, 최대수용능력이 8만CBM에 이른다. 맥스피드는 내년 4월부터 1만4천㎡ 규모의 물류센터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첫해 2만TEU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물동량처리량을 3만TEU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골드웨이도 내년 3월 말부터 1만8천㎡ 규모의 신항 물류센터 개장을 목표하고 있다. 골드웨이는 신항 물류센터 개장을 기반으로 국내 수출입 포워더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3국간 환적화물 유치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청신호들은 오히려 향후 포워딩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산 신항 물류센터 개장을 비롯해 서류발급비 도입 등의 이슈들이 대부분 대형 포워더들만의 잔치로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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