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30 11:22

KSG에세이/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 (30)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 (30)

하늘의 이치와 땅의 도리를 모르고 하늘천(天) 따지(地)만 외우러 들 듯, 언필칭 영업에도 왕도는 없다고는 했지만 어깨 너머로 보고 들으며 대충 알고 설 익힌 실력으로는 한해가 저물어 1998년과 99년을 결산해 보니 영업 성적이 크게향상되지는 않았다. 바짝 긴장해서 그리도 열심히 뛰었건만 결과는 신통치가 않았고 부푼 기대에도 크게 못 미쳤다.

필요시에 일당으로 동원하는 노무인원을 제외한 상근 정규 직원이래야 여나믄 명에 불과했다. 그래도 잦은 회식이나 연말 송년회를 군산횟집 같은 곳에서 갖고 난 뒤 계산에 신경쓰지 않고 나이트 클럽이나 단란주점에서 마이크를 잡고 흘러간 옛 노래나 올드 팝이라도 부를 수 있는 여건은 충분했다. 사는 방법과 질은 달라도 역시 여기에도 낮게 뚫린 삶의 길은 있구나 생각되어 참으로 만족스럽기도 했었다.

팔자에 없는 승진, K항업대표 명함들고 장돌뱅이 주유천하

99년, 한 세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해. K항업 장사 시작 두번째 해를 맞아서도 필자와 박정식 영업부장은 종횡무진으로 운항 선사와 국제 대리점의 문지방을 들락이며 일감을 찍으러 정신없이 쏘다니지 않았던가. 촌 닭이 관청 닭의 눈을 빼 먹고, 골 난 놈이 보리방아는 더 잘 찧는다고는 했으나 군산 명함이 서울에서 잘 먹혀 들지 않는다고 판단해서인지 C사장은 필자가 회사를 인수하여 직접 투자한 오너처럼 영업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해 왔다.

영업대상 얼굴들은 필자가 거의 다 알겠다 호소력이 더할테니 필자더러 사장 명함으로 바꾸래서 졸지에 1년만에 다시 특진(?)을 거듭하여 팔자에도 없는 대표역을 맡게 됐고 무늬만 해기사에서 난생 첨으로 색깔도 사장 행세를 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산비탈서 자라는 나무도 기둥감 따로 있고 섣가래 감 따로 있듯이 샐러리맨도 사장감 따로 있고 참모감이 따로 있으려니 죽었다 깨어나도 필자는 그릇 자체가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사장감은 아니고 종지 사이즈의 맞춤형 참모감이라는게 평소의 확고한 소신이었다.

‘모처럼 능참봉을 하니까 한달에 거동이 스물아홉번’이라 했겠다. 명함에 회사의 규모와 사세는 표시되지 않으니 전라북도가 거행하는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했다. 당시 정권의 황태자라 불렸던 면식있는 대학동기 Y지사가 참석하는 자리엔 기를 쓰고 가급적 옆자리로 바짝 가까이 다가가서 앉았다. 업무와는 관계도 없는 재학시절 얘기를 화두로 군산항에서의 K항업 입지 알리기에 몰두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오죽하면 그렇게까지 안달을 했어야 할까 하는 연민의 기억으로 재생된다.


1900년대 한 世紀 마감, 99년엔 IMF 딛고 黑字기록

허세로라도 행차는 잦았으나 ‘조밥에도 큰 덩이 작은 덩이가 있다’고 했듯이 물어다 나르는 일감은 크게 늘지 않았으며 돈벌이는 귀막고 방울 도둑질 하듯,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제자리 뛰기로 서전트 점프만을 일삼는 꼴이라 안타까웠다.

그래도 사람은 뭣을 하건 미래는 계획하고 과거는 추억하고 현재는 충실해야 하는 법이라고 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고 세상사나 세일즈에도 희비 쌍곡선은 교차하는 법. 공들여 찾아가서 알량한 자존심만 구기고 나올 때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지나치다 간판만 보고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필자를 알아보고 반가이 맞으며 즉석에서 간이 용역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주는 지인들도 있어 하늘을 나는 기분으로 하루 일과를 행복하게 끝맺는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한편 외항해운업계는 IMF 3년차 부채비율도 98년 710%에서 340% 수준으로 낮아졌고 자기자본 비율도 12.3%에서 22.8%로 크게 향상되어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됐다. 조양상선 2,540억원, 현대상선 1,429억원, SK해운 603억원, 범양상선 485억원에 한진해운도 368억원이란 이익을 내는 보기 드문 실적을 보였던 것이다.

연초에 선주상호보험조합법 제정(법률 제5804호, ’99.2.5일)으로 KP&I(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설립의 근간을 마련 후 그해 12월30일에는 창립총회를 열고 필자가 선협 부장시절부터 회원사 법무보험팀장들과 수년간 논의를 해오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되어 감개무량했던 기억이 새롭다.

초대 회장에는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이 추천됐고 해운공사와 한진해운 전무이사 경력의 산파역을 맡았던 윤민현전무(한국해대 20기)가 사무국 실무책임을 잇게 되고 현재는 초기에 함께 애썼던 범양상선 출신의 박범식전무(한국해대 28기)가 이를 맡아 올들어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거창하게 치를 때는 만감이 교차했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업계 숙원사업 KP&I 설립, 창명 대양 국양등 다수 船社 출범

4월16일에는 해운지원의 마지막 교두보 해운산업육성법(법률제5976호)이 폐지되고 3월에는 창명해운(대표 이경재)이 설립되고 8월엔 대양상선(대표 정유근), 9월엔 국양해운(대표 정태순), 11월엔 한성해운(대표 조풍남), 동춘항운(대표 백성호)과 무성페리(대표 이훈), 12월엔 대호상선(대표 박홍득) 등 신규선사가 연달아 등록을 했다.

3월 들어서는 LNG 운영선사 협의회가 본격 가동하는 한편 제5대 정상천 해양수산부장관이 취임했다. 4월엔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해운회담에 참가했으며 5월 들어선 제4회 바다의날 기념행사 개최, 금강산 항로에 풍악호를 투입하게 되고 6월에는 제8차 아시아선주포럼(ASF)을 도쿄에서 개최했고 7월에는 해수부가 항만하역요율을 자율화 함과 동시에 항만헌장을 선포하는 등 숱한 행사가 전개된다.

그 밖에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기록할 만한 얘깃거리로는 지방세법 개정에 따라 국제선박의 취득세와 소방공동시설세 면제, 남북 해군경비정 연평도 교전, 해상왕 장보고 기념사업회 발족, BIMCO 정기총회 서울 개최, 뉴질랜드에서의 APEC 정상회담 개최, 그리고 미국의 파나마운하 운영권의 파나마로의 이관과 마카오가 442년만에 중국에 귀속된 사례 등을 들 수 있겠다. 1999년 12월31일 자정께 카운트 다운, 2000년으로 넘던 순간은 참으로 가슴 벅찼다.

1900년대를 아듀 하면서 바다와 해운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아 늘 처절했던 심정을, 때마침 해운 관련 월간지 게재 기회가 생겨 평소 빅토르 위고의 작품 ‘노틀담의 꼽추(Notre -Dame de Paris)’를 영화화 한 ‘The Hunchback of Notre Dame’에서의 종지기 콰지모도(앤서니 퀸 분)에 필자를 비유하며 에스메랄다(지나로로 브리지다 분) 즉 해운에 매달렸던 필자의 심경을 몇 줄 글귀로 남겼던 서글픈 추억도 있다.


상 륙 전 야 (上 陸 前 夜 )

에스메랄다!
당신은 인고를 배우며 억겁을 출렁이는
험한 물결의 질곡 속에서도 힘써 버텨
양각으로 조각된 영원한 이념의 상징탑!

노틀담 사원의 종각 만큼이나 높은 브릿지에
젊은 깃발을 달고 야망의 불을 지펴
항구를 떠났다 되돌아온 지 갓 예순해
이제 우리는 이름없는 포구에 닻을 내린다.

기인 여정의 막장을 접고
망각의 저편 우유빛 물결속에
회한의 편린을 띄우니
전율의 몸짓으로 뿌리는 조각들이 고운 무리지고

회억과 상념의 프리즘에 반사되는 숱한 나날들이
적하목록처럼 빼곡히 굴절해 오는데
감격과 배신은 짙은 그림자로 교차하며
하선자의 흉금을 자맥질 한다.

에스메랄다!
당신은 우리의 짐배가
백만톤이 되던 날의 감회와 천만톤을 넘던 날의
벅찬 환희를 기억하는가?

그리고 황천의 어둡던 밤 죽을 힘으로
로프를 당기던 콰지모도와 부두의 침묵을
뱃길마다 숨어우는 새벽별의 흐느낌을!

전체가 부분의 집합보다 큰 인생 적화법
정의가 아니면 닿기를 거부하는 낡은 선원수첩
하얗게 세월이 묻어나는 흰머리 서릿발을
전설의 실타래처럼 풀며

뒤돌아 뵈는 밤바다에는 은빛 융단을 깔고
이제 등 굽은 항해사와 기관사는 손 저으며
내일이면 엔진을 끈다.

마지막 단 한번만의 출항마저 예측할 수 없는 우리는
숨을 고르며 뭍으로 오른다.
지난 삶을 엮어 높이 매단다
추억을 접어 곱게 쌓는다.
(바다와의 인연을 끊고 뭍에 오르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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