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2 14:43

기획/ 정기선사들 여전히 배고프다

유럽·북미 만선운항 시황호조…삼성, ‘선복보장’ SOS
대형화주 대상 운임회복에 사활

●●●컨테이너선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선사들이 올해 들어 잇달아 진행 중인 운임인상(GRI)이 모두 성공적으로 시장에 착근하고 있다. 특히 북미항로의 경우 역대 최고치 운임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시장 관계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연초만 하더라도 지난해의 부진이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많은 전문가들이 운임회복을 진행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선사들이 공급과잉의 질곡을 넘어서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전망은 전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연초 정기선 시장의 부진을 전망했던 많은 시황보고서들이 무색하게 최근 정기선시장의 상황은 고무적이다. 강한 상승탄력이 시장 저변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적자에 울고 물류기업 웃었다

지난해 해운 시황 불황은 선사들에게만 큰 경영손실을 끼쳤다. 해운업이 대표적인 하드웨어 산업이다 보니 선사들은 운임하락에 더한 유가 상승으로 적자성적표라는 직격탄을 맞고 말았다. 반면 포워더나 물류기업들은 매출액은 하락했더라도 흑자 경영을 대부분 일군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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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정기선사들 중 홍콩 OOCL 한 곳만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코스코는 벌크선 부문을 포함한 순손실 폭이 14억달러에 달했다. 한화로 2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이다.

칠레 CSAV도 12억달러의 적자를 내 지난해 불황의 깊은 골을 체감케 했다. 프랑스 CMA CGM은 몰타컨테이너터미널 매각을 통해 벌어들인 2억9천만달러를 경영실적에 반영해 영업이익은 흑자를 일궜으나 순이익에선 적자를 피해가지 못했다.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달랐다. DHL이나 퀴네앤드나겔 판알피나 담코로지스틱스 등 세계 유수의 물류기업들은 지난해 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판알피나는 2010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는 호조를 보였다.

TNT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지난 2006년 말 설립한 세바로지스틱스가 이례적으로 지난해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세바도 영업이익에선 두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외국계 정기선사 한 관계자는 “해운시장 불황이라고 하지만 정작 어려웠던 건 선사들뿐이었고 화주나 포워더(물류기업)들은 큰 폭의 이익을 실현했다”며 “선사들이 지나친 경쟁으로 무덤을 스스로 판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선사들이 큰 폭의 적자를 낸 데엔 잘못된 시장 분석이 한몫하고 있다. 2010년 큰 폭의 흑자를 내자 선사들은 지난해에도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를 1년 만에 벗어난 데 대한 자신감으로 2010년 거둔 이익을 시장 점유율 확대에 투자했다.

세계 1위 정기선사인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선복량을 18% 늘렸다. 그 결과 전체 선복 대비 점유율은 1년 전의 14.5%에서 16%로 확대됐다. P&O 네들로이드를 인수해 시장점유율이 18.2%에 이르렀던 2005년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늘어난 선복량을 무기로 머스크라인은 데일리머스크를 유럽항로에 도입했다. 중국-북유럽 항로에서 매일운항 체제를 처음으로 선보인 머스크라인은 서비스 품질을 높여 시장 점유율도 늘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다른 경쟁선사들도 선복 확대에 열을 올리긴 마찬가지였다.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는 14%, 3위 프랑스 CMA CGM은 11%의 선복을 각각 늘렸다. 중국 차이나쉬핑(CSCL)은 지난해 잇달아 완공한 1만40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을 시장에 내놓으며 가장 높은 선복 증가율(21%)을 기록했다.

신장률 2위는 중국 코스코(COSCON)로 19% 늘어난 선복을 시장이 신고했다. 반면 유동성난이 심화된 칠레 CSAV나 CCNI 말레이시아 MISC 등은 선복량을 30% 안팎으로 줄여 대조를 보였다.

중국 그랜드차이나쉬핑이나 하이난PO, 대만 TS라인 등이 북미항로에 진출한 것도 시장 약세를 부채질했다. 이들 선사는 2010년의 활황을 경험하면서 원양항로 진출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선복 확대와 신흥선사 진입으로 운임은 급락했다. 북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40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쳤으며 미 서안항로 운임은 FEU당 1200달러까지 떨어졌다. 두 항로 운임 모두 2010년에 200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게다가 선사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국제 유가 문제가 해운업계를 강타했다. 유가 급등으로 선박연료유 가격도 1년 새 200달러가 인상됐다. 운임이 급격히 붕괴된 가운데 불거진 연료비 상승은 선사들을 유동성난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말았다.

2010년 8월 t당 450달러대였던 연료유 가격(IFO 380 기준)은 지난해 650달러대로 올랐으며 올해엔 75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2년 새 60% 이상 급등한 것이다.

해운업계 화두 ‘시장확대’서 ‘수익확보’로 전환

올해 들어 해운업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급속히 확산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무분별한 시장 확대 전략이 해운업계에 독이 된 까닭이다.

선사들은 올해 흑자전환에 목을 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회사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선사들은 연초부터 북미와 유럽항로에서 GRI를 도입한 뒤 2월을 제외하고 매달 운임회복을 실시하고 있다.

B 외국계 선사 관계자는 이를 두고 “지난해엔 시장의 화두가 점유율 확대였다면 올해엔 수익성 확보가 되고 있다”며 “올해에도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해운업계 전체가 동반 몰락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선사들이 실시한 GRI가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지난 3월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에서 대대적인 운임인상을 실시했다. 1월 초 진행됐던 GRI가 운임의 인상보다는 하락 방지에 목적이 있었다면 3월 실시됐던 GRI는 운임을 올리는데 주안점을 맞췄다.

특히 운임이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500달러대까지 하락했던 유럽항로는 700~800달러에 이르는 운임을 단번에 인상하는 강수를 뒀다. 400달러를 올린 4월 GRI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국발 유럽행 해상운임은 현재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1800~190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3배가량 높아졌다. 미국 서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1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저점에 비해 600~700달러의 상승효과를 본 셈이다.

중국발 운임은 상승 폭이 더 거세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4월6일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선 운임은 TEU당 177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9일 490달러에서 3.6배 인상됐다. 상하이발 유럽행 운임은 정기선 시장의 호황기로 평가되는 지난 2010년 9월 수준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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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운시장은 한국보다 운임의 부침이 심한 편이어서 시황이 강세를 이어준다면 한국발 운임 수준을 추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하이발 북미 운임의 경우 4월6일 기준 미서안 2031달러 미동안 3207달러를 찍었다. 저점을 기록했던 12월16일의 1418달러 2522달러에 비해 역시 600~700달러 정도 인상됐다.

선사들은 앞으로도 추가적인 운임회복에 들어간다. 선사들은 유럽항로에서 5월부터 TEU당 400~500달러를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북미항로에선 4월15일 FEU당 400달러의 GRI를 실시한 뒤 5월 운송계약(SC) 시즌을 맞아 항구 도착 기준 500달러, 내륙지역(IPI) 도착 기준 700달러를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

이럴 경우 미국 서안 항로는 FEU당 3000달러를 넘어서는 운임이 형성된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선사들은 향후 도입되는 GRI에 대해서도 전액 부과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미서안 항로의 역대 최고운임 기록은 실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물동량 뒷받침 시황 날개달았다

화주들은 이를 두고 선사들이 인위적으로 시장을 부양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선사들의 막대한 적자를 지켜봤던 화주들은 최근 실시되는 잇단 운임회복을 수용하는 입장이면서도 선사들이 담합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는 것이다.

한 화주 관계자는 “지금처럼 무차별적으로 운임인상이 진행된다면 연초 물류비 예산을 짜놨던 화주들은 한 해 계획이 다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며 “고객들과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선에서 운임을 올렸으면 한다”고 푸념했다.

하지만 화주들의 이 같은 지적에 선사들은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라고 맞선다. 선사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운임회복을 실시하고 있지만 해운수요도 상승세를 띠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월 말 이후 물동량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월 GRI를 앞두고 물동량이 크게 몰리면서 선사들 소석률은 만선 상태에 이르렀다.

4월 GRI를 앞두고도 이 같은 현상은 재연됐다. 현재 선사들은 선복이 포화상태 가까울 만큼 수급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답하고 있다. GRI를 우려한 화주들의 ‘밀어내기’때문인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시황개선 효과인지는 따져볼 일이지만 최근의 물동량 강세가 연이은 GRI 성공의 토양을 만들어 줬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전자가 각 선사들에게 선복보장(스페이스 개런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긍정적인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성수기에 빚어질 선복난을 우려해 자사와 계약한 선사들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의 선복을 보장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선사들의 선복 조절도 시황 회복에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G6가 3월 초 첫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공급 조절을 위해 북중국-북유럽 노선인 루프2 개설을 잠정 연기했으며, 머스크라인은 CMA CGM과 함께 진행하던 극동-지중해 노선(AE8)을 중단한 뒤 운항선박이던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을 계선시켰다.

게다가 머스크라인은 북유럽발 아시아행 노선에서 5월부터 2개월간 선적예약을 중단키로 해 한동안 선복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중국 춘절 기간 중 수요 약세를 전망해 유럽 동향항로에서 빈 컨테이너만을 실어나르는 ‘블랭크운항’을 실시한 데 따른 후유증이다.

머스크라인은 예상과 달리 갑자기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 같은 고육지책을 마련했다.

선사들 상반기까지 적지 이어갈 듯

잇단 운임회복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은 아직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화주(BCO)들은 선사들의 거센 운임인상 공습에서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까닭이다.

삼성이나 LG 현대기아차 등은 연초 유럽항로에서 운송계약을 체결할 당시 지난해 가장 낮았던 저점 운임을 기준으로 삼았다. TEU당 500달러가량이다. 일반화주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단기수송계약(스폿) 운임에 견줘 4분의 1 수준인 셈이다.

한 국적선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선사들의 고민”이라며 “현재 목표한 GRI가 성공하고 대형화주들의 운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나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대형화주들과의 재계약 시점에 맞춰 대폭적인 운임회복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5월부터 재계약에 들어가는 삼성이나 현대·기아차에 대해 FEU당 1500~2000달러의 운임을 인상할 계획이다.

7월부터 계약 갱신이 이뤄져 아직 시간이 있는 LG에 대해서도 운임인상을 벼르고 있다. 선사들은 대형화주들이 운임인상에 소극적일 경우 선복할당을 배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태세다. 

다만 최근 시황 호조로 운항을 멈췄던 선박들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점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3월26일 전 세계 컨테이너선 계선량은 전체 컨테이너선대의 5.3% 수준인 83만8천TEU로 집계됐다. 2주 전 91만3천TEU에 비해 5.8% 감소했다.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운임도 상승세를 띠면서 선사들이 ‘노는 선박’들을 다시 항로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연료비가 t당 750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선사들이 선박 속도를 줄여 연료 소모량을 낮추는 감속운항(슬로스티밍)을 확대하는 것도 계선 감소에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머스크라인은 운항속도를 최저점까지 낮추는 수퍼슬로스티밍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4월부터 아시아-유럽항로 서비스인 AE1 AE6 AE7 AE9 AE10의 동향노선에서 선박속도를 14노트까지 감속해 운항한다. 지금까지 선사들이 운영해온 슬로스티밍은 통상적으로 17~18노트 사이에서 선박을 운항하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국적선사 관계자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선사들이 쉽사리 선복 확대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물동량 수요에 맞춰 공급과잉이 빚어지지 않는 선에서 선복량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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