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3 14:04

기획/ 국제물류업계 2자 물류 잠식에 ‘한숨만’

미 서부항만 적체···포워더 타격 ‘커’

올해 원양항로에서 선사들은 잇따른 운임인상에 성공을 거뒀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29일자 상하이발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미 서안항로 1930달러 미 동안항로 4085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유럽항로는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822달러를 기록했다. 9월까지 미주 구주항로에서 각각 2천달러, 1천달러가 넘는 운임수준을 유지하다 최근 다소 운임이 하락폭을 보였지만 올해 해상운임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은 선사의 운임인상에 한 방 먹었다. 시황이 침체되고 선사 운임이 올라도 곳간을 채우는 기업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운임이 오르면 대부분의 포워더는 고생이다.

특히 미주 항로를 주력으로 운송하는 포워더들은 전시상황을 방불케 할 만큼 힘든 때를 보내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된 미 서부항만의 노사 협상 지연으로 인해 화물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6월말 타결 예정이던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과 태평양해사협회(PMA)의 노사간 협상은 서로 입장차를 보이다 구두협약만 했을 뿐 정식 계약이 채결되지 않아 항만 체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LA항 적체로 트럭킹 운송 ‘발목’

여기에 7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미주향 수출물량이 항만에 쌓이면서 화물을 하선해 반출하는 데에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2주일 이상이 걸리는 등 터미널 혼잡은 극심한 상황이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같은 배에 실렸던 LA향 화물을 두고도 어떤 화물은 6일 만에 반출되고 다른 하나는 14일 만에 반출되기도 했다”며 “터미널에서 컨테이너 한 대당 반출 속도가 3배 가까이 느려져 트럭운송 수배에도 2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A 항만적체는 트럭킹 문제로 이어졌다. 보통 터미널에서 하루 3~4번 셔틀 운송이 가능하지만 항만 적체로 처리가 늦어지면서 트럭수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럭운송기사들이 2배 이상의 운임을 요구해도 포워더들은 그 비용을 떠안고 화주들의 화물을 맡길 수밖에 없다. 컨테이너야적장(CY)에 무료장치기간(프리타임)동안 화물을 맡길 수 있지만 체화로 반출 시간이 길어지면서 선사에 체화료(demurrage charge : CY에서 주어진 기간을 초과하면 내는 비용)를 내야하는 문제도 안고 있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선사에 비싼 체화료를 대느니 트럭운전사에게 2배의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터미널에서 화물을 빼 가는 게 오히려 더 나은 상황”이라며 “선사들이 전략적으로 안고 가는 화주와 대형 화주에게 프리타임을 30일 이상 제공하고 창고처럼 쓰게 하면서 섀시가 부족해 중소 포워더들은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선사들은 주요 화주와 대형 화주의 경우 무료장치기간을 30일 이상 길게 제공하고 있지만 FOB(본선인도조건) 형식이나 뜨내기 화주의 화물에 대해서는 얄짤없이 체화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대형 화주들이 무료장치기간을 길게 받으면서 중소포워더들이 컨테이너를 내릴 섀시가 부족해 수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다. 중소 화주들의 물량이 체화료를 내지 않기 위해 속속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반면 대형 화주들이 CY에 화물을 오래 쌓아두면서 섀시 로테이션이 늦어져 중소 포워더들은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다른 포워더 관계자는 “지금 LA항은 전쟁터로 7~9월 미주항로에서 최악을 맛봤다”며 “하루에 3천~4천달러씩 비용을 떠안으니 미주에서 수익을 낸 포워더는 아무데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성수기에 운임인상으로 여유가 생겼지만 비수기를 앞두고는 다시 긴장하고 있다. 10월 초 중국 국경절 이후 물동량이 줄어들면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사들이 3분기 운임인상에 유럽, 미주 항로에서 적극적으로 운임인상에 성공하면서 대형 화주에 밀렸던 중견 포워더들은 4분기를 노리고 있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물량이 아무리 많아도 선사들이 대기업을 우대하고 중소포워더는 찬밥신세”라며 “연간 계약을 맺고도 선복이 차면 가차 없이 내치는 선사들이 비수기 들어 아쉬운 소리를 하며 찾아오지만 운임을 최대한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2자 물류업체 시장잠식 ‘눈 덩이’

여기에 국제물류주선업체들은 2자 물류기업의 시장잠식에 한숨을 뱉는다. 2자 물류기업들이 물량파워를 앞세워 선사에 운임할인을 받고 운임경쟁력을 무기로 3자 물류 시장까지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 시작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2자 물류기업이 해결해야할 가장 큰 문제로 조명됐다. 이로 인해 글로비스는 일감몰아주기 비판을 피하려 내부거래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8년 1월~2010년 3월 중고차 해외운송 대행업체 F사와 계약을 체결한 뒤 실제 운송관련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149차례에 걸쳐 100억원 상당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매출 증대 효과와 물류 다변화라는 명분을 얻으려다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화주와 거래를 해오던 운송업체들 사이에 2자 물류기업이 들어와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빙산의 일각만 알려졌을 뿐 2자 물류기업들의 시장잠식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2자 물류업체들은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선사운임을 확보해 3자 물류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명 ‘캡장사(화물 몰아주기)’식 영업으로 전문 물류기업들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캡장사’란 화물을 대량으로 확보한 포워더가 선사와 낮은 운임으로 운송계약(SC)을 체결한 뒤 그 운임으로 다른 포워더의 화물을 재 집화하는 운송방식을 말한다. 경쟁력 있는 운임을 내세워 화주뿐 아니라 경쟁관계에 있는 포워더의 물량까지도 끌어 모으는 식이다.

예를 들어 선사와 컨테이너당 1000달러에 SC를 맺은 (가) 포워더와 선사에게 1300달러에 계약하고 있는 (나) 포워더가 있다고 치자. (가) 포워더가 (나) 포워더에게 1200달러에 화물을 실어 주겠다고 오퍼하고 (나) 포워더는 선사와 직접 거래하지 않지만 더 싼 운임에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는 장점을 들어 (가) 포워더의 제안을 수락하면 ‘캡 거래’가 성립하게 된다. (가) 포워더는 200달러의 차액을 수익으로 챙길 수 있고, (나) 포워더는 100달러만큼의 물류비를 아낄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셈이다. 대신 선사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업계에서도 포워더들 간에 각 지역마다 운임 강세를 보이는 포워더에게 ‘캡’을 씌워 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주, 구주 등 지역에 특화된 포워더에 화물을 맡겼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2자 물류업체들이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2자 물류업체들은 계열사 물량으로 경쟁력 있는 운임을 받은 캡장사로 국제물류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몇 년 전 2자 물류업체들이 포워더의 물량을 싣기 시작할 때 만해도 업계에서는 전통 포워더의 설자리가 좁아진다며 반대의 목소리가 높였다. 하지만 점차 낮은 운임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 중소포워더 관계자는 “2자 물류기업을 욕하는 사람들이 결국은 그 밑으로 들어간 곳이 많다”며 “선사에 아무리 잘해도 협상해도 2자 물류기업의 운임을 따라 갈 수가 없으니 불평하면서도 편의에 의해 손을 잡은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 먹기’ 로 2자 물류기업에 넘어간 업체들도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화주의 물량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자진해서 2자 물류기업에 화물을 넘긴 업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자 물류기업의 제안을 거절했다가 화주를 빼앗긴 곳이 많은 만큼 당장 면피를 한 업체들이 많았다.

2자 물류 기업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던 포워더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안 한다고 했지만, 화주를 뺏길 수 있는 위험도 있었다”며 “그나마 지금은 덜해진 편이지만 2자 물류기업들이 매출을 올리려고 기를 쓰던 3~4년 전만해도 압박이 심했다”고 말했다.

중소 포워더 뭉쳐 “운임 경쟁 나서”

반면, 2자 물류기업들도 손을 뻗치지 못한 곳도 있다. 바로 북방물류다. 이 지역에는 특화된 전문기업들이 터를 잡고 있는 만큼 끼어들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중앙아시아와 몽골 러시아 등은 정치와 경제가 분리 되지 않은 국가도 많고, 블랙머니가 유통되면서 거래가 클린하지 않은 점은 2자 물류기업들이 발을 못 붙이게 만든다.

북방물류 업체 한 관계자는 “북방물류 전문 포워더들의 경우 오래전부터 이 지역 운송을 맡아오면서 투명하지 않은 회계 관리에 대해서 바로바로 대응을 하지만 2자 물류기업들은 1불이라도 회계처리 증빙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발을 들여 놓질 못 한다”며 “이 나라들의 특성이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2자 물류기업들이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2자 물류 운임 경쟁에 맞서기 위해 물량이 많은 3자 물류 포워더들이 모여 선사에 운임 협상을 하는 곳도 있다. 선사들이 2자 물류기업에 낮은 운임을 내주자 모여 운임경쟁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물류업체 관계자는 “미주는 SC계약 위주의 업체들로 운임이 형성돼 직격탄을 받고 있지만 2자 물류기업이 아닌 몇몇 중소포워더와 물량을 주고받으면서 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2자 물류기업의 3자 물류 확대를 통한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한다고 하지만, 정작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2자 물류기업끼리의 물량 맞교환이 3자 물류에 해당되기도 하고 모기업 물량을 바탕으로 한 캡 장사가 3자 물류로 확대되면서 오히려 시장은 더욱 탁해진 상황이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2자 물류기업들은 어떤 방법을 쓰던 2자 물류 비율을 줄이면 되기 때문에 서로 물량을 주고받으며 허울만 3자 물류를 늘렸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 며 현재 2자 물류기업의 3자 물류 비중 확대에 대한 정부 규제의 맹점을 꼬집었다.

2자 물류기업의 국제물류주선업계 시장 잠식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기 돼 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임시방편 격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여러 가지 편법을 낳을 뿐이고, 2자 물류기업에 대한 중소포워더의 원성은 곪은 상처마냥 지속적으로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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