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8 10:15

목숨 걸고 일하는 ‘극한의 물류현장’

현장취재/ 인천훈증
1급 유독물질 사용한 ‘훈증’ 작업 현장
 
EBS <극한직업>은 극한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을 밀착 촬영해 숭고한 의지와 잃어가고 있는 직업정신의 가치를 전한다는 취지로 매주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물류업계에도 ‘극한직업’은 있기 마련이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지난달 중순 인천에 위치한 인천훈증을 찾았다. 인천훈증은 수출입 식물검역(원목, 곡물, 농산물), 컨테이너, 파렛트, 문화재, 박물관, 한옥소나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훈증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업체다.
 
훈증이란 유독 가스로 살충·살균하는 작업을 뜻한다. 훈증 작업에는 위험물질로 분류되는 ‘메틸브로마이드’가 사용된다. 메틸브로마이드는 유독성의 기체로 무색, 무취다. 만약 사람이 흡입하면 두통, 구토, 복통, 정신적 혼란, 혼수, 호흡·순환계 장애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주로 선박, 창고, 곡류, 생과실의 해충구로 세계적으로 널리 쓰인다. 사용량과 훈증시간은 훈증시설, 훈증대상, 화물이 차지하는 용적률, 계절에 따라 규정이 각각 다르다.
 
최근 잇따른 폭설과 한파로 인해 훈증 작업이 진행되는 장면을 직접 포착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인천훈증 홍재희 대표와 작업이 끝난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자세한 사항을 들을 수 있었다.
 
“제가 이 업계에서 일한지 30년이 넘었어요. 그동안 업계에서 일하면서 가스 중독사고, 낙사사고, 사망사고 등 너무 많이 봤어요. 일이 워낙에 위험하다보니까 조심해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을 채용해도 오전에 와서 잠깐 일하고 도망가더라고요. 인력구하기가 참 힘들어요.”
 

작업은 보통 4~5명이 한조를 이뤄서 진행이 된다. 이날 방문한 작업장은 파푸아뉴기니에서 수입된 원목을 훈증했다. 작업장의 규모는 생각보다 방대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승합차 두 배가 넘는 높이로 적재된 곳에서 작업이 진행되다보니 낙사사고의 위험도 크다.
 
작업이 진행되는 순서는 먼저, 크레인이 원목 위에 천막을 올려놓으면 현장 인력들이 수십 미터 높이의 나무위에 올라가 천막을 펼친다. 작업장의 규모가 워낙에 넓다보니 투입되는 천막만 하더라도 3~4장에 달한다.
 
직원들은 각 천막의 이음새에 테이프를 붙여 빈틈이 없도록 막는다. 천막의 아랫부분도 모래주머니로 누르거나 흙으로 덮어 빈틈이 없도록 꼼꼼하게 밀폐시킨다. 원목이 밀폐되면 본격적으로 메틸브로마이드를 투입한다. 액체상태의 메틸브로마이드는 밀폐된 공간으로 기화되면서 회충을 사멸한다. 메틸브로마이드의 양은 나무의 면적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날 작업한 면적은 1000㎡ 규모로 4~5명이 함께 조를 이뤄 진행했는데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비용은 1㎡을 작업하는데 평균 2000원 수준이다. 이날 작업한 비용은 약 200만원 가량 된다. 인천훈증은 한 달 평균 5~6만㎡ 규모의 훈증 작업을 진행하는데, 금액으로 계산하면 약 1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훈증 작업에 사용되는 메틸브로마이드의 가격이 워낙에 고가이기 때문에 약품 값과 인건비를 제외하고 나면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남진 않았다.
 
작업이 끝나고 24시간이 지나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잔류약품 검사를 실시한다. 이 때 평균 잔류약품이 15%를 유지해야 검사를 통과한다. 훈증은 곡류나 생과실의 해충구제로 널리 사용되는데, 잔류약품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반가운 소식은 메틸브로마이드를 대체할 새로운 약품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메틸브로마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 제품은 환경을 파괴하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어 논란을 불러왔다. 최근 국내 업체가 ‘EDN(Ethanedinitrile)’이라는 품목을 개발하고 있는데, 약효 시험 결과 살충·살균 등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유독물질이 없어 안전하다. 하지만 이 약품이 상용화가 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물류업계 곳곳에서 고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이들이 있다. 인천훈증 또한 한겨울 추위와 맞서며 ‘훈증’이라는 다소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숨은 노고가 없다면, 원활한 수출입도 불가능하다. 사회적인 관심을 통해 이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조금씩 개선돼 나가길 기대해본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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