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2 09:51

여울목/ 한반도종단철도 공염불 돼선 안된다

올해는 분단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남과 북은 지난 1945년 광복과 함께 38선 이남은 미군이, 이북은 소련군이 주둔하면서 분단의 길로 접어들었다. 분단은 됐지만 교통망이 다 끊긴 건 아니었다. 남북 철도는 분단 이후에도 한동안 운행을 계속 이어가며 남과 북을 연결해왔다. 그러다 6.25 전쟁의 발발과 함께 1951년 문산-개성 구간이 운행을 멈추면서 기나긴 휴업에 들어갔다.

분단으로 섬이나 다를 바 없는 우리나라는 해상운송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국내 수출입화물의 99.7%를 해운이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출입물류에 철도가 전혀 쓰이지 않는 건 아니다. 물류기업들은 러시아 보스토치니나 중국 롄윈강 단둥까지 해상으로 운송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이용해 유럽 또는 중앙아시아로 연결하는 복합운송망을 구축하고 있다. 철도를 통한 국제물류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륙철도망 구축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에선 남북경제협력의 일환으로 남북 철도를 일부 복원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도 했다. 남측의 문산역과 북측의 판문역을 잇는 개성공단 전용 화물열차가 그것이다. 이 철도는 2007년 12월11일 정기운행을 시작했다. 1951년 6월12일 서울-개성간 철도운행이 중단된 이후 56년 만의 일이었다. 화물열차는 남과 북의 16.5km 구간을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1회씩 왕복으로 운행하며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남북교류협력은 크게 위축되고 만다. 이명박정부 출범 후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철도는 운행 1년 만인 2008년 11월28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중단됐다. 또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5.24 조치로 맞대응에 나선 결과 바닷길마저도 끊겼다.

이런 까닭에 현 정부의 대북 관계 개선 노력은 물류업계로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통일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반도종단철도(TKR) 및 대륙 철도 시범 운행을 북측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남북을 X자로 종단한 뒤 신의주와 나진을 거쳐 TCR TSR로 연결되는 철도 시범 운행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부산을 출발해 서울-평양-신의주에서 TCR로 이어지는 노선과 목포를 출발해 서울-원산-나진을 거쳐 TSR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정부의 계획이 성사될 경우 7년 만에 다시 우리나라는 북방 대륙을 관통하는 대륙 철도망 구축의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번 발표가 우리만의 일방적인 구호에 머물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북한과의 대화 재개다. 북한은 5.24 조치 해제 등 남북 대화의 선결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에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 남북이 철도 시범 운행에 합의하더라도 실체적인 TKR 구축을 위해선 낙후된 북한의 철도 인프라 개보수는 해결 과제다. 전문가들은 북한 철도시설 현대화에 수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철도 개량 사업에 24억달러(약 2조6천억원)가 소요된다는 십여년 전 러시아 조사 결과도 있다.

남북 관계 개선은 경제적으로 얻는 것이 훨씬 많다. 특히 물류 측면에선 더욱 그렇다. 물류업계가 남북 관계 개선을 바라는 이유다. 대북정책은 정략적인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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