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0-23 18:07

남북교역분쟁, 소송외분쟁해결제도인 중재로 다룰 듯

부산·경남지역 기업의 상사분쟁 예방과 해결을 위한 세미나가 지난 10월 1
9일 부산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대한상사중재원 서정구 부산지부장은 “중재법 개정 내용
과 중재제도 활용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교역상 발생되는 분쟁의
해결과 관련해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동 주제발표에 따르면 “6·15 남북
공동선언”에 따라 남북경협의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주 의제는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청산 결제 및 분쟁해결사항이며 특히 정부 당국
과 대한상사중재원은 분쟁해결에 관한 대비책을 이미 오래 전에 마련했다는
것이다. 남북교역에서 발생되는 분쟁의 해결은 법원에서 소송으로 다루는
방식이 아닌 소송외분쟁해결제도의 하나인 중재로 다루게 될 것으로 전망된
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중재법은 전문 18개 조문과 부칙으로 지난 1966년
에 제정, 공포돼 시행돼 오던 중 UN국제무역법위원회의 UNCITRAL 국제상사
중재표준법의 내용을 대폭적으로 수용해 전문 41개 조문과 부칙으로 1999년
12월 31일 개정·공포한 바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중재 합의가 있는 소송사건의 경우 법원이 동 사건을 각하
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외국 중재판정의 승인과 집행 근거를 새로이
명문화했을 뿐만 아니라 법원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이를 행할 관할법원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 중재법은 중재 분야에서 국제화를 이룩, 국내 기업들이 외
국기업과의 거래시, 분쟁예방과 해결을 위해 중재를 활용함에 있어 법적이나
제도적인 측면 등에서 아무런 불편이나 장애가 없게 됐다.
한편 북한은 중재법을 단일법으로 제정하지 않고 합영법, 합작법, 대외경제
계약법 등 각종 경제법에 1개 조문으로 중재규정을 반영해 오다가 1999년 8
월 전문 43개 조문의 대외경제중재법을 제정, 공포했다. 특히 위 중재법은
제 7조에서 북한은 중재관련 국제조약과 관례 준수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UNCITRAL 국제상사중재표준법의 주내용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영국을 위시한 세계 각국들의 기업들은 국내
외 상거래에서 발생되는 분쟁을 소송이 아닌 중재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한편 경남대 윤진기 교수는 “대 중국 교역분쟁의 예방과 해결”에 관해 주
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중간의 경제교류는 이미 기대이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중국의 교역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으로선 대 중국 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100년을 설계해야 하는 중
요한 전기를 맞고 있는 만큼 교역 분쟁의 예방과 해결에 대한 한층 과학적
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절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년반 동안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된 무역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에
접수된 전체 무역분쟁의 20.3%의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
중재 접수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전체 국제중재 신청건수 24건중
11건이 중국관련건이다. 중국 투자의 경우에도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
며 중국 투자 기업중 절반 가량의 기업들이 법적 분쟁을 경험하고 있다. 즉,
무역 분야이건 투자 분야이건 중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분쟁 발생 가능성
이 높다는 것이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투자시 한국 기업의 경우에는 극히 일부분만 법률 정보를 매우 중요시
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단순히 중요시하거나 중요시 하지 않았으나 대만 기
업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기업(78%)이 법률 정보를 매우 중요시 했으며 극히
일부기업만 단순히 중요시하거나 중요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투자 준비시 한국기업의 경우 단지 12%만이 고용변호사를 통해 법적
업무를 처리한 것에 반해 대만 기업은 61%에 달하는 기업이 고용변호사를
통해 법적인 업무를 처리했고 한국 기업의 69%가 일반사무자가 법적 업무를
담당한 것에 반해 대민기업은 단지 8%만이 일반사무자가 법적인 업무를 담
당했다.
한국의 1개 기업이 투자 기업 설립후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쓴 비용
이 1개 기업의 전체 투자 비용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인데 반해, 대만
기업의 경우에는 1%로 나타나 투자기업 설립후 실제로는 한국기업이 대만
기업보다 5배 더 법률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이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선 중국과의 교역에서 보다 법적
인 접근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관계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서 관
계와 법률을 조화시키는 인식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분쟁
이 발생한 경우 소송보다는 중재로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 경우 중국
의 중재제도는 여전히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보다 신중하게 중재에 접근해야 하며
대한상사중재원과 중국국제무역중재위원회간에 92년 12월 15일 체결한
한중 중재협정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외대 김상호 교수는 “부산·경남 지역 업체를 위한 상거래상의 분쟁
예방과 해결”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WTO출범이후 정보통신의 발달과 지구촌
의 글로벌화가 심화되면서 무역의 개방화가 더욱 촉진되고 국제통상 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는 거이다. 이러한 추세는 우리에게 수출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국내시장 개방에 따른 수입증가, 산업구조조정 부
담과 함께 후발개도국의 추격과 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무역, 투자 등 국제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인 클레임은 의견차이, 논쟁,
분쟁 및 손해 배상 청구로 이행하면서 당사자간에 갈등이 증폭된다. 도착
물품의 품질 불량을 이유로 하는 수백 달러의 소액 클레임에서 대규모 거래
에선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클레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해 거래의
당사자는 물론 국가간 통상마찰의 소지가 되기도 한 것이다.
대외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 대처와 관련해 많은 문제가 노출되지만 특
히 부산지역의 기업은 몇가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계약서 작성
과 관련된 문제이다. 부산지역의 기업이 많이 이용하는 무역계약서는 ‘매
매 계약서’이다. 또 최근 들어 기술도입계약, 합작투자계약, 대리점계약의
체결도 증가하고 있다. 부산지역은 구조적으로 중소기업이 많은데, 외국회
사와 계약 체결시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본 조건 삽입
시 불리한 내용으로 약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례로 FOB조건으로 수
출계약을 체결하면서 외국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보험료가 비싼 ICC(A)조건
으로 보험을 들어주는 경우이다. FOB조건에선 수입업자가 자기 계산으로 보
험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고 있다. 이는 무역의 기본 조건에
대한 무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계약협상 과정에서 쉽게 상대방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부산 기업들의 감정적 요소가 강한 측면도 많다.
둘째, 대금결제에서 불리하게 약정하는 경우이다. 예컨대 상대방에 대한 신
용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이 대금지급을 보증하지 않는 추심결제조
건인 D/A(인수도 조건)로 계약을 체결해 수출후 대금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부산지역의 기업은 분쟁발생에 대비한 클레임 조항이나 중재조
항의 중요성과 그 내용이 미치는 영향을 잘 인식하지 못해 분쟁 발생시 결
정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계약서상에 대한
상사중재원의 중재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중재조항을 삽입하면서도 중재지를
외국으로 하거나 계약서에 적용되는 준거법을 외국법으로 하는 경우도 있
었다. 실제 분쟁이 발생해 외국 회사가 계약 위반을 한 사실이 분명한 데도
중재지나 준거법을 위와 같이 불리하게 약정해 손해배상청구를 실행에 옮
기지 못하거나 엄두를 못내 권리 구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무역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는 무역 등 대외 상거래의 원활화가 경제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수출입의 규모가 커지면서 클레임의 발생도 증가하고 있어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의 관리 문제는 WTO시대의 무한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기업의 경영관리차원에서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외 계약 체결시 클레임의 예방과 해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지
혜를 터득하는 것은 앞으로 부산지역의 기업에 부과된 과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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