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4 09:04

‘한국형 카길’ 꿈꾸는 팬오션, 종합물류역량 확보 필요하다

곡물수송선 필수선대 지정으로 식량안보 강화해야


하림그룹 편입 이후 곡물 사업에 진출한 팬오션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국내 공급망 안정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을 지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기병 순천향대 국제통상학과 박사(제1저자)와 노태우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교신저자)는 ‘한국형 카길을 꿈꾸다: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 사례’란 제목의 논문에서 “팬오션은 카길로 대변되는 소수 글로벌 기업이 장악한 세계 곡물 시장에 참여하고 해운업계 최초로 해외 곡물 터미널 사업에 진출해 안정적인 물류 활동과 공급망 연계로 곡물 보국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1966년 5월 범용전용선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팬오션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해운기업이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자동차선 LNG운반선 등 해운 전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두 번의 회생절차(법정관리)를 거쳐 지난 2015년 육가공 전문 업체인 하림에 인수된 뒤 견고한 영업 실적과 양호한 수익 창출 능력을 과시하며 모회사를 대기업 반열에 올려놨다.

매출액이 2015년 1조8193억원에서 2021년 4조6161억원으로 2.5배(153%) 급증하고 연간 물동량도 같은 기간 7839만t에서 1억1214만t으로 43%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전략적으로 진출한 곡물사업은 154억원에서 4981억원으로 32배 급증하면서 새로운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림 계열사에서 벌어들인 화물 수입도 증가 추세를 보여 주고 있다. 그룹 편입 첫 해인 2015년 274억원이던 내부 거래 매출액은 2017년 913억원, 2018년 857억원, 2020년 617억원을 기록했다.

STX그룹 시절 무리한 용선으로 회사가 부실해진 사례를 경험한 이 선사는 사선 중심의 안정적인 선단 운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체 선대 규모를 2016년 195척에서 2021년 301척으로 54% 늘리면서 사선 규모도 78척에서 109척으로 40% 확장했다.

 


해운 본질에 부합한 팬오션 경영이 성공 요인

이기병 박사는 논문에서 하림이 배당과 단기 성과에 집중하지 않고 경기 사이클이 명확한 해운산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신중하게 인수합병(M&A)에 접근한 게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가치 사슬의 관점에서 본업인 닭고기·사료 사업의 원활한 수출입을 위해선 해운이 필수라 여겨 팬오션 인수를 단행했고 역설적으로 해운업은 그룹의 주력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기업 인수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하고 동시에 핵심 역량을 획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저성장 기조의 기업 경영 환경에서 M&A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시사점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팬오션의 사업 방향 설정을 두고 “벌크사업 전문성을 넘어 중국 일본에 있는 해외 물류 자회사를 활용해 육상·항공·물류를 아우르는 글로벌 물류업체로 변신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선사들 중 덴마크 머스크나 일본 NYK 등 글로벌 해운사가 선박 차량 비행기로 고객 공급망을 아웃소싱하는 제4자물류(4PL)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또 벌크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친환경 선단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운임 시대가 도래하고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수(CII) 등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벌크선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국제 해운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팬오션의 벌크선대는 전체 보유 선단의 87%인 262척에 이른다.

이 박사는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해법으로 실패의 경험을 자산화하는 경영을 제시했다. 팬오션은 과거 범양상선 시절 창업주와 전문 경영진 간 내분으로 경영난에 휘말렸다. 

STX그룹 시절엔 내부 거래가 부실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국내 대표 벌크선사는 STX건설이 보유한 저축은행 지분을 인수하고 계열 조선소에 고가로 선박을 발주하는 실책을 범했다.

논문은 “과거의 사례를 명확히 인식해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며 “친환경 선단 확보를 목표로 재무 여력을 확충하고 본업의 목적에 맞는 자금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곡물사업에도 종합심사낙찰제 도입 긴요

이 박사는 정책 당국엔 곡물 수송 선박을 필수 선대로 지정해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가 필수 선박은 전시 사변이나 비상시에 국가 경제에 꼭 필요한 군수물자와 물품 등을 운송하는 상선대를 말한다. 논문에 따르면 국가필수선대 88척 중 곡물운반선은 29척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나라 곡물 운송의 60% 이상을 장악한 카길 번기(Bunge) 같은 다국적 기업의 의존도를 낮추려면 국가 필수 선박 제도를 통해 곡물 운반 선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곡물 엘리베이터나 수송 선박 확보 등 투자 비용이 큰 곡물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인센티브나 금융 등의 효과적인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가격을 우선시해 고령선 증가, 운임 하락, 운송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최저가 낙찰제를 지양하고 적정 가격과 수송 능력을 평가해 운송 안전성을 우선하는 종합심사 낙찰제를 확대하는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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